전체 글 966

느린 미식가 : MUOKI

아, 너무 오랜만이다. 실수로 저번주 예약을 취소해버려서 예상보다 조금 더 늦게 리뷰를 쓰게 됐다. MUOKI는 뒤에 따로 한줄평을 하겠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과 함께 가고 싶은 곳이었다. 위치는 바로 이와 같다. 강남구청역에서 골목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온다! 자, 그럼 메뉴판을 보자. 디너 코스는 이와 같으며 나는 Burrata Cheese와 4 Glass Pairing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혼자 갔기 때문에 주방 바로 앞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하였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Glass Pairing은 필수이다. 와인들이 너무 적절하고 좋았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페어링과 함께 식사를 즐길 생각이다. 알맞는 술과 함께하는 식사는 정말이지 최고인 것 같다. 다만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선 술..

믿음

이번엔 저번에 이어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런데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라 사람과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 과연 누군가를 정말로 믿을 수 있을까? 나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가 어려웠거나 현재도 어려운 사람들은 모두 다 가지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좋지만 사람이 무섭지. 가까이하고 싶어하지만 가까이했다가 상처 입을까 두렵다. 그렇다. 나는 정말 두렵다. 나는 사람을 좋아해서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이전에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처럼 누군가가 또 내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인간관계를 많이 줄였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했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느샌가 스스로를 가두는 꼴이 되어버렸고 어느샌가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되었다. 나..

뜻밖의 즐거움이 있는 곳, 독일 -1 (도르트문트)

이 사람을 아는가?그렇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다. 위 사람은 바로현 리버풀 감독이자전 도르트문트 감독인위르겐 클롭 감독이다. 2013년 군 입대 전의 유럽 여행나는 정말로가고 싶은 데만 갔다. 첫 유럽 배낭 여행을비행기 타고 돌아다닌 사람은진짜 얼마 없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나다. 2012-2013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전에서말도 안 되는 경기력으로레알을 잡고 결승으로 올라갔던도르트문트.그 후에 뮌헨에 져서 아쉽게도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나는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경기를정말 감명 깊게 봤고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도르트문트를 방문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방문을 했다.아마 도르트문트에 도착한 첫날지그날 이두나 파크 경기장을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이다. 그..

신앙

오늘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다녀왔다. 원래 종교가 있던 건 아니었다. 참고로 지금도 없다. 최근 어머니께서 성당을 다니고 싶다고 하셨고 지난주부터 다니기 시작하셔서 나도 호기심이 돌아서 어머니와 함께 성당에 다녀왔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 조금 부럽다. 믿음이 있는 것 자체도 그렇고 기댈 곳이 있다는 것도 나는 좋은 것 같다. 물론 내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느낀 바만 적당히 얘기하려고. 나는 뭐랄까 어딘가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교리나 말씀도 그렇고 믿음이 있는 사람들도 나랑은 다른 것 같아서 위화감이 느껴져 어느 포인트에서 받아들이질 못한다. 얘기를 듣다 보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어쩌면 받아들이기 이전에 내가 가진 생각들을 ..

고백

시작을 하기도 전에 끝을 생각함은 분명 시작을 더디게 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그대여 시작을 주저한 것은 그대 탓이 아닙니다. 그대 향한 내 사랑이 작은 탓도 아닙니다. 그저 나란 사람이 그 끝을 책임질 만큼 강하지 못한 탓입니다. 그러니 그대여 오해하지 말아요. 슬퍼하지 말아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9n5KJlnxb2/?utm_source=ig_web_copy_link

겨울잠

매서운 계절에 추위를 타 포근한 땅 한 칸 찾는다. 새하얀 햇볕 쬔 눈밭 아래 촉촉한 흙 덕지덕지 붙은 나무 밑동 호적한 그 아래 땅 짐승 세 놓은 그 자리에 눈치 없이 비집고 들어가 엉덩이 붙여 자리 잡는다. 낡은 몸뚱이 한껏 웅크린다. 한 줌 마음 옆에 가지런히 땅에 귀 대고 잠을 청한다. 이 겨울 동안 아무 일 없길. from : https://www.instagram.com/p/CLDnUF8ndxs/?utm_source=ig_web_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