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수필

믿음

neulvo 2021. 5. 10. 14:34

이번엔 저번에 이어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런데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라

사람과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

 

과연 누군가를 정말로 믿을 수 있을까?

 

나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가 어려웠거나

현재도 어려운 사람들은 모두 다

가지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좋지만

사람이 무섭지.

 

가까이하고 싶어하지만

가까이했다가

상처 입을까 두렵다.

 

그렇다. 나는 정말 두렵다.

나는 사람을 좋아해서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이전에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처럼

누군가가 또 내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인간관계를 많이 줄였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했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느샌가

스스로를 가두는 꼴이 되어버렸고

어느샌가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되었다.

 

나의 모습은

내가 원하던 내 모습과는

항상 달랐기에

홀로 남겨진 느낌과 더불어

그 괴리감이

나를 옥죄고 힘들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한 2~3년 힘들어했네.

몸도 같이 안 좋아져서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

 

누군가는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었네

라고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당사자인 나에게는

꽤나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래도 나를 지탱해주던 사람들이 있어서

잘 버티고

잘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돌이켜 보면 내가 스스로

괜히 더

힘들어했던 것도 같다.

 

세상이 내게 그렇게까지

모질 진 않았는데

내가 세상이 모질다고

스스로를 모질게 대했었다.

 

변화를 갈구하면서

스스로 변하지 못하는

자신을 책망했다.

그리고

변화를 무서워하고

누군가

나를 힘들게 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실제로 몸이 나으려고 하고

상황이 좋아지려고 하면

묘하게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가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두려워만 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세상으로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에 대해선

아직도 회의감이 조금 남아 있지만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싶다.

 

새로운 사람이 꼭

이성일 필요는 없다.

그 얘기를 하려 한 건 아니니까.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은 가까우면서도 멀게 느껴진다.

 

아무튼, 세상으로의 발돋움을 시작했다.

 

최근에 사실 여태 쌓아온

믿음이 무너지는

힘든 일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 일이

나를 더 각성시켜준 것 같다.

 

아무리 아프고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감당할 수 있고

감당해야만 한다.

 

힘든 일이 있다고

스스로를 다시 가둔다면

그건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일이다.

 

이 깨달음을 얻기까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아니까.

 

더 이상 물러서지 않을 것이고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맞다. 여기서 다짐하는 거다.

 

여기에 이렇게 박제해두면

나중에 찔려서라도

도망치지 못하겠지.

철저히 계산된 행동이다.

 

그래도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아픈 걸 두려워해서

도망치고

혼자 아파한다면

그건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짓이다.

 

사람을 믿기가 어려워도

또 누군가 상처를 줄까

두려워도

스스로를 포기하진 말자.

 

아파하면서도 나아가자.

그리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진심이 통하는 날이

올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런 날이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사이 나는 더 발전해 있을 것이다.

그것도 나쁘진 않지.

 

그래. 믿음에 대해 얘기하려다가

본래 취지보다 더 거창해진 느낌이 있지만

이것도 좋은 것 같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 같이 힘 내보자.

 

우린 잘할 수 있다.

 

아, 그리고 마무리 멘트가

조금 건방진가

고민이 되긴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말투가 일관성 있어야지.

 

아무튼,

오늘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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