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수필

생각

neulvo 2021. 5. 5. 16:11

최근에 시나 수필을

매일 쓰다보니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게

은근 정신력이 많이

소모되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쉴까 했는데

오늘은 또 이상하게

활력이 돋고 신이 나가지고

알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냥 반복되는 루틴에

지쳤던 걸까

그런데 날씨가 좋으니까

뭔가 이해는 잘 안되는데

내 안의 뭔가가 풀려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지금은 나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내 어릴 적

일화를 하나 소개해볼까 한다.

 

아주 어릴 적은 아니고

내가 중 고등학생일 때의 이야기다.

 

혹시 밥상머리에서

밥은 안 먹고

멀뚱멀뚱 그릇만 쳐다본 적이 있는가?

 

그러다가 엄마한테 한소리 듣고?

 

다들 한 번 쯤은 있었을 거다.

반찬 투정이었을 수도 있고

아직 잠에서 못 깨서 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조금 달랐다.

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좀 심했다.

 

지금의 나도 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중 고등학생 때의 나는

정말 갖은 생각이 많았다.

 

그리고

식탁에 앉아서

그 생각들을 풀어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그래도 보통은

왜 아침마다 이렇게 전쟁일까? 였겠지?

 

부모님도 출근하시고

누나랑 나도 학교를 가니까

아침마다 정신없이 바빴던 걸로 기억한다.

 

나도 그렇지. 시간이 촉박했는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했는지

식탁에 앉아 밥은 안 먹고

멀뚱히 앉아만 있었다.

 

바쁜게 싫었나? 모르겠다.

 

엄마가 짜증을 많이 내셨는데

보는 입장에선 정말 답답했을 것 같다.

죄송하다.

 

나중에는 어쩔 수 없이 이해해주시고

그러려니 하셨는데

요즘에도 가끔 그 얘기를 하신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이해가 안 간다.

 

진짜 왜 그랬을까?

 

나름 귀여웠던 기억인데

다시 생각해보니까 노답이네.

 

예나 지금이나 생각이 너무 많다.

지금도 노답일까?

하, 모르겠다. 으으....

 

그렇다. 생각이 많은 게 나란 사람의

특성인데

이게 요즘 시대와는 안 어울리는 것도 같다.

 

요즘은 행동하는 시대가 아닐까?

너무 많은 생각은

사람이 어떤 행동을 못 하게 만든다.

 

알맞은 때를 기다렸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내 생각보다 너무 소극적으로 살았어.

 

그래서 그게 요즘 많이 아쉽다.

 

아직 그래도 젊다는 게 다행인데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래. 앞으로는 생각을 좀 줄이고

행동을 해야지.

 

말 만큼 잘했으면 좋겠지만

말 만큼 쉬웠으면 좋겠지만

어려울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달라지기 위한 노력은 해야지.

 

이미 많이 쌓은 후회를 더 많이 쌓진 말자.

 

그래.

행동을 하자.

잘할 수 있겠지.

 

오늘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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