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표현'이다.
나는 예전에 평범하게
표현을 잘 못했다.
평범하게라고 굳이 쓴 이유는
다들 표현을 잘 못하는 것 같아서.
표현하는 법이나
대화하는 법을
우리는 잘 모르고 사는 것 같다.
하더라도 서툴다.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가끔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들을 보면
의사소통을 할 줄 모르는 것 같아서
우리가 의사소통을 배우고 자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솔직히 나도 엄청 잘하는 편은 아닌데
많이 나아졌다.
이거 하나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그래도 아직 좋아한다는 말은 힘들다.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은 바로바로 하는 편인데
좋아한다는 말은 뭐랄까 그냥 어렵다.
좋아한다는 말에 너무 진심이라 그런가? 잘 모르겠다.
아무튼 나는 어릴 적부터
말을 안 하고
표현을 안 하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견디는 게 익숙했기 때문에
내 감정이나 심정을 얘기한다는 게
예전엔 정말 어렵게 느껴졌었다.
막내였던 탓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항상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내 심정을 잘 내비치지 않았기 떄문에
아니, 적어도 잘 내비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느끼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이게 어느 순간부터
되게 답답하게 느껴지더라.
할 말을 못하고 감추는 게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거더라.
그래서 입 안에서 멤도는 말들을
일부러 내뱉기 시작했다.
엄마한테 사랑한다고도 얘기해보고
친구한테 고마운 일이 있었을 때엔
고맙다고 진심을 담아 얘기해보기도 했다.
아, 그런데 이거 함부로 하면 안 되는게
말하고 나서 괜히 뻘쭘해지고
서로 멀어질 수도 있다.
눈치 잘 봐 가면서 해야 한다.
애초에 대화란 게 혼자하는 게 아니지 않아?
그렇지. 상호작용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
대화는 나 혼자 하는 게 아니니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천천히
대화를 이어 나가고 즐겨보자.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은
상대방에게도 전해지기 마련이다.
아무튼 그렇게 하기 어려운 말들을
밖으로 내뱉고 나니까
그 다음부턴 그 말들이
조금 덜 어렵게 느껴졌다.
맞아. 그러고 보니 다 늙어서
사랑해라는 말을 겨우
내뱉는 뻔한 클리셰가 너무 싫어서
표현을 하기 시작했던 것도 있는 것 같다.
말을 하면 할 수록 말이 익숙해지고
표현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됐던 것 같다.
그렇다. 나도 과하게 표현했던 적이 있어서
계속 당부하는 거다.
상대방을 배려해서 적당히 하자.
물론 진심이 담기지 않은 말은 하지 말자.
괜히 했다가 역효과 난다.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된 이후로는
여러가지로 좋아졌던 것 같다.
일단 내 마음이 편해졌고
또 괜한 후회가 적어졌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재밌어졌고
다른 사람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친분도 좋은 쪽으로 잘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게 한 트럭인데
다 어려워해서 잘 못하지.
표현을 잘 하면 대화도 더 잘 할 수 있고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도 있다.
서로를 더 잘 존중할 수도 있다.
그래도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는 게
표현을 잘 한다고
관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관계에 감사하자.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은
피곤하니까 얘기 안 하고 싶다.
그래. 이래저래 표현하는 게 어렵지만
표현을 잘하면 좋다는 얘기를 이래저래 하고 싶었다.
내 짧지만 길고 길지만 짧은
인생 경험을 통해 나온
꿀팁이다.
이 얘기가 누군가에겐
솔깃한 얘기였으면 좋겠다.
그럼 이만 마쳐야지.
오늘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