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시 225

닮은 뒷모습

닮은 뒷모습에 두 눈을 흘겨본 건 미련이었을까 집착이었을까 포장되지 못한 마음 포장되지 못한 눈짓 눈이 따라가는 곳에 네가 비치고 마음이 머무는 곳에 네가 서 있네 네 앞에 멈춰 섰던 날에 멈춰 버린 난 네게 내 마음 들켜 겁이 난 걸까 네게 닿지 못할 거리에서 널 떠올린 난 네게 내 마음 들킬까 두려운가봐 from : https://www.instagram.com/p/Cf5c7jzLh7R/?utm_source=ig_web_copy_link

꽃잎

꽃잎이 진 자리에 피어난 잎사귀는 꽃잎이 진 자리를 기억하나 전경을 밝히던 꽃잎들은 쓰레받기 너머의 그늘로 배경이 되어 멀어졌다. 누가 그들의 진자리를 기억하고 누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려나 잊어버린 공백 위에 돋아난 새싹들은 꽃잎이 머문 자리를 기억하나 잎사귀 너울대는 그늘 아래 쏟아지는 초록 눈 아래에서 누가 또 우리를 추억하려나 from : https://www.instagram.com/p/Cf3H1sTr3c1/?utm_source=ig_web_copy_link

여기 멀리

시간을 달리지 않는데 어떻게 고삐를 채우나 영혼은 떠나지 않는데 어떻게 새장에 가두나 달리면 어디로 달리고 떠나면 어디로 떠나나 시작은 끝을 약속하고 끝은 시작을 시기하네 시작과 끝은 한가지고 둘은 떨어지질 않는데 앞다투어 빨리 가려고 늦장부려 늦게 가려고 다투어 떨어뜨리고 또 몰래 속여 떨어뜨리네 나는 붙잡지도 않으니 나는 가두지도 않으니 알아서 빨리 뛰어가고 알아서 멀리 날아가라 방향이 어디든 떠나가 마음 편히 뛰어놀거라 from : https://www.instagram.com/p/CfYLFaJrWiq/?utm_source=ig_web_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