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시

꽃잎

neulvo 2022. 7. 12. 22:31

꽃잎이 진 자리에 피어난

잎사귀는

꽃잎이 진 자리를 기억하나

 

전경을 밝히던 꽃잎들은

쓰레받기 너머의

그늘로 배경이 되어 멀어졌다.

 

누가 그들의 진자리를 기억하고

누가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려나

 

잊어버린 공백 위에 돋아난

새싹들은

꽃잎이 머문 자리를 기억하나

 

잎사귀 너울대는 그늘 아래

쏟아지는 초록 눈 아래에서

누가 또 우리를 추억하려나

 

from : https://www.instagram.com/p/Cf3H1sTr3c1/?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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