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Europe_2015_늦여름 7

직관의 기쁨, 스페인(마드리드)

어느새 마지막이다. 최근엔 여행 일지를 쓰는 것만 하고 살았다. 방향성이라든가 의욕이라든가 상실된 느낌이었다. 날씨도 덥고 쪘던 탓에 하루 하루를 무기력하게 보냈었다. 다시 힘내봐야지. 의욕을 다지면서! 시작해보겠다. 로마에서의 일정을 보낸 후 스페인 마드리드로 와서 누나를 다시 만났다. 나는 부르스케타를 먹은 모습이고 또 누나는 피자와 파이 그 중간에 있는 음식을 먹은 듯한 모습이다. 미트 파이였을지도! 오후 시간에 찍힌 사진은 이 사진이 유일한 점을 감안해보면 만나서 밥을 먹고 숙소에 짐을 푼 것 외에는 다른 일을 하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나는 바로 예매해둔 축구 경기를 보러 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에스타디오 비센테 칼데론으로 향했다. 현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구장은 완다 메트로폴리..

화창한 날엔 에스프레소로(로마, 폼페이)

로마로 떠나기 전날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은 치킨 버거와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찾아간 숙소 주변 가게의 염소 치즈 파스타. 정말로 치즈 맛, 파스타 맛, 올리브유 맛 밖에 안 났다. 후추 맛도 조금 낫겠네. 적지 않은 가격대의 파스타였는데 맛은 미묘하달까 아쉬움이 남는 메뉴였다. 첫날 바로 찾아간 판테온(Pantheon). 판테온은 그리스어 ‘판테이온(Πάνθειον)’에서 유래한 말로,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위키에서 퍼왔다. 신전의 웅장한 모습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다. 신전의 내부 모습. 입구는 사람들이 붐벼서 복잡한데 내부는 공간이 넓어서 여유로웠다. 안은 밖과 비교해서 비교적 서늘했다. 주변에 카페나 젤라또 가게가 많았다. 판테온을 마주 보고 오른쪽..

골목 어귀에서, 포르투갈(리스본)

누나랑 함께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었다. 리스본에 가게 된 것은 어머니의 추천이었다. 어머니께서 리스본에 다녀오셔서 초록색과 빨간색이 섞인 닭 모양의 기념품을 주셨던 게 기억난다. 리스본의 숙소는 중세풍의 느낌이 나는 호텔이었다. 리셉션이 아래층에 있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위에 넓은 공간의 방이 있었다. 바닥은 대리석(?) 비슷한 걸로 되어있었던 것 같고 침구 및 가구들의 장식 및 걸이 부분이 검은색이었던 것 같다. 높은 언덕? 산? 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시라 골목들이 매우 많았고 또 복잡했었다. 지도가 없으면 돌아다니기 어려운 곳이었다. 골목 골목을 따라 그라피티나 페인팅, 사진 등의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장식들이 새겨져 있거나 걸려 있어 걸어 다니는 것이 지루하지 않은, 다채로운 매..

강렬함과 부드러움의 나라, 스페인(바르셀로나)

시작부터 음식 사진이 있는 스페인. 누나가 스페인어 학원을 잠깐 다니게 됐는데 그 학원 근처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피망, 망고(?), 절인 생선이 쌓여있는 에피타이저와 버섯과 피망이 터프하게 올라가 있는 피자, 그리고 스페인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빠에야이다. 스페인에선 정말 잘 먹고 다녔던 것 같다. 빠에야는 간이 짠 곳도 있고 괜찮은 곳도 있었다. 가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냥 주문할 때 소금 적게 조리해달라고 말하는 게 낫다. 첫날의 나머지 시간은 누나 숙소를 찾아가서 누나랑 얘기하는 등 조용히 보냈던 것 같다. 다음 날엔 늦지 않게 일어나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찾아갔다. 그렇다. 여기는 바르셀로나다. 공사 중이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지금은 완공됐으려나 아직 안됐다고 한다. 가우디의..

고향 가는 느낌, 독일(뮌헨, 퓌센)

유럽 여행을 갈 때마다 독일은 거의 빼먹지 않고 들렀던 것 같다. 왜 그랬냐면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곳에서의 기억이 좋았어서 다시 가게 되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독일은 동선 짤 때도 들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니까. 도착한 첫 날 먹은 식사다. 점심 저녁으로 먹은 것 같다. 1층에 펍이 있는 뮌헨 유스호스텔에서 숙박을 했다. 아마 이 날 저녁에는 자기가 한국에 갔다온 적이 있다고 한 독일 형을 펍에서 만나서 얘기하다가 그 형 친구랑 또 같은 펍에서 만난 여성 분들이랑 같이 술을 마셨던 것 같다. 어디서 왔냐 왜 왔냐 또 어떤 일을 하냐 이런 얘기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여성 분들은 독일 사람은 아니었고 돈을 벌러 왔다고 했던 것도 같다. 그때 제대한지 얼마 안 됐을 때라 군인이었다고 얘기했던 기억도 난다..

영국은 비가 오고 있을 것 같아(런던, 축구 관람)

도착 당시에 찍었던 런던의 맑은 날. 비가 내리는 런던의 풍경이 내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아 있어서 런던에선 비만 맞고 다닌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맑은 날이 대부분이었다. 아마 비가 온 날 기분이 울적했어서 그때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데리야키 소스 치킨 샐러드 밥과 같이 생긴 음식을 먹었다. 아마 런던에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던 것 같은데 확 맛있어 보이는 느낌은 아니다. 소스나 닭을 조리한 방식이 일본식인 것도 같다. 희한하게도 이 음식점을 찾으려고 걸어다니던 장면은 또 기억이 난다. (음식점은 잘 기억 안나는데) 첫 날, 바로 라이언 킹 뮤지컬을 보러갔다. 뮤지컬을 즐겨보진 않았는데 라이언 킹 뮤지컬은 충격적이고 매우 흥미진진했다. 처음부터 동물 분장을 한 사람들이 관객석을 지나..

뜻밖의 여행, 네덜란드(암스테르담, 헤이그)

벌써 7년 전 일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여행 기록을 다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네덜란드가 왜 뜻밖의 여행이냐면 제대 후에 군대 친구들과 여행 계획을 잡던 중,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진척을 보이지 않아 부모님께 그에 대해 얘기했다가 그러면 누나가 공부하고 있는 네덜란드로 가는 건 어떻겠냐 라고 부모님이 물으셨고 나는 또 당연히 좋다고 해서 가게 된 여행이기 때문이다. 내 핸드폰의 첫 번째 사진이다. 사실 도착 당시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비가 내렸던 것 같다. 오전 5시 경에 입국을 했다. 누나를 만나고 우리가 처음 향한 곳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이었다. 그림을 많이 찍어뒀는데 아래 국립 미술관 사이트를 참고해서 찍었던 사진들의 원본을 몇 개 소개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