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Europe_2015_늦여름

뜻밖의 여행, 네덜란드(암스테르담, 헤이그)

neulvo 2022. 6. 27. 18:57

벌써 7년 전 일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여행 기록을 다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네덜란드가 왜 뜻밖의 여행이냐면

제대 후에 군대 친구들과 여행 계획을 잡던 중,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진척을 보이지 않아

부모님께 그에 대해 얘기했다가

그러면 누나가 공부하고 있는 네덜란드로 가는 건 어떻겠냐

라고 부모님이 물으셨고

나는 또 당연히 좋다고 해서 가게 된 여행이기 때문이다.

 

내 핸드폰의 첫 번째 사진이다.

사실 도착 당시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비가 내렸던 것 같다.

오전 5시 경에 입국을 했다.

 

누나를 만나고 우리가 처음 향한 곳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이었다.

그림을 많이 찍어뒀는데

아래 국립 미술관 사이트를 참고해서 찍었던 사진들의 원본을 몇 개 소개해볼까 한다.

 

 

Search - Rijksmuseum

Relevance Type of work Chronological old > new Chronological new > old Artist A > Z Artist Z > A Objectnumber A > Z Objectnumber Z > A

www.rijksmuseum.nl

                                     사도 바울 풍의 자화상, 렘브란트 반 레인 / Self-portrait as the Apostle Paul, Rembrandt van Rijn, 1661                                         우유 짜는 여인,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 The Milkmaid, Johannes Vermeer, c. 1660
                                                        위협 받은 백조, 얀 아셀린 / The Threatened Swan, Jan Asselijn, c. 1650                                                                 폴더 수로 위의 풍차, '7월 달에'로 알려진, 폴 죠셉 콘스탄틴 가브리엘 / A Windmill on a Polder Waterway, Known as ‘In the Month of July’, Paul Joseph Constantin Gabriël, c. 1889

위와 같이 빛 표현이 탁월한 작품들이 눈에 띄었고 또 마음에 들었다.

특히,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정말로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봐도 돋보이는 느낌이 있다.

나는 그림을 좋아하다보니까 여행을 가면 그곳의 미술관은 꼭 들르곤 했다.

다 써놓고 보니, 페이스북에 아래와 같이 써놨더라.

암스테르담 미술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램브란트 작품이라기보다는 저 백조 그림이다. 알을 지키는 모습이 너무나도 패기롭고 그의 상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는 빛의 효과가 감탄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 외에도 수작들은 너무나도 많아 보는데 지루하지 않았다. 여기 다 못 담는게 아쉽다.

 

반고흐 미술관도 갔었는데,

작품 사진이 없는 걸 보니 따로 찍지 말라고 했던 듯하다.

바게트와 치즈가 올라간 수프를 먹었던 것 같은데 뭔지 잘 모르겠다.

티켓 사진만 올리자니 너무 크게 나와서 같이 올렸다.

역시 페이스 북에 남긴 고흐 미술관 소감이다. 생각보다 엄청 세세하게 표현을 해놨다.

고흐 미술관은 고흐의 자취를 따라가며 그가 그만의 예술을 확립시켜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설계되어 있었다. 그 과정을 밟다 보면 그가 농민, 모네 그리고 고갱, 일본화 등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였는지를 절감할 수 있다. 많은 미술관을 다닌것은 아니지만 여기 만큼 내레이션이 잘 되어있는 곳은 본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하고 포커스가 딱 잡혀 있다. 한시간 넘게 기다리긴 했지만 너무 만족스러웠다.
고흐의 작품 중에는 까마귀 나는 밀밭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림은 밀밭과 그 사이난 길이 주는 어지러운 느낌 그리고 까마귀 떼의 상승감 그리고 그것을 눌러주는 초저녁의 하늘, 셋의 조화를 강렬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림을 보는 순간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노란색 밀밭이다. 노란색의 선들은 하늘의 남색 가까운 파란색과 대비를 보이는데 그의 거친 스케치로 강렬한 느낌을 더욱 심화시키며 이지러진 밀밭을 강하게 연상시킨다. 그리고 극명하게 대비되어 있는 밀밭과 초저녁의 하늘을 이어주는 것은 까마귀들이다. 까마귀들은 묘한 상승감을 주며 시선을 초저녁의 하늘로 던져 버린다. 초저녁의 하늘은 점점 깊어가는 색으로 까마귀들의 상승을 억눌러주며 그림에 안정감과 조화를 준다.
그림을 직접 보니 까마귀들이 하늘과 동화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아름답다.
고흐의 색과 선에 대한 통찰을 옅볼 수 있는 본인의 favorite 작품이다.
 

아래는 반 고흐 뮤지엄의 링크.

 

Vincent van Gogh - Wheatfield with Crows

Wheatfield with Crows is one of Van Gogh's most famous paintings. It is often claimed that this was his very last work. The menacing sky, the crows and the dead-end path are said to refer to the end of his life approaching. But that is just a persistent my

www.vangoghmuseum.nl

 

콘서트도 봤던 느낌인데

왠지 이 콘서트에선 졸았던 것 같다.

네덜란드에서 콘서트를 보다 졸은 기억이 있다.

그런데 페이스북 글을 보니 실제로 졸았다고 한다...

 

다음날, 또 다른 전시를 봤나 보다.

솔직히 당혹스러운 게, 이렇게까지 기억이 희미할 줄 몰랐다.

또 사진을 이렇게까지 못 찍었을 줄이야... 흑흑...

역사와 왕족이라는 이름의 전시다.

검색해보니, 1806년 나폴레옹이 그의 동생인 루이 보나파르트를 네덜란드의 왕으로 임명하여

홀란트 왕국이 수립되었다고 한다.

아마 그 내용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저 석고상이 나폴레옹을 닮았기 때문에!

 

양고기와 케밥(?)으로 밥을 해결한 모양이다.

이것도 사진을 찍는 데에 의의를 두었던 것 같다.

 

네덜란드 풍차 마을에 갔다.

기억나는 건 날씨가 좋았고 또 꽤 오래 걸었다는 것??

또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나 풍차 보다 그곳의 야생 동물들에게 꽂혔던 것 같다.

맞다. 목이 말랐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다음으로 나 혼자 하이네켄 투어를 갔었다.

누나는 수업을 들으러 갔았던 것 같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맥주에 진심이었고

또 맥주를 언젠가 만들겠다는 생각도 있었기 때문에

매우 흥미롭게 투어를 관람하였던 기억이 있다.

 

맥주 제조에 관한 것도 주의 깊게 들었다.

물과 보리, 홉, 이스트 등을 조합해서 맥주를 만든다고 했다.

 

마구간도 있었는데 마구간은 왜 있었는지는 까먹었다.

그 후에 보이는 것처럼

크류가 직접 따라주는 맥주를 마시는 순서도 있었다.

맥주 따르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었는데 되게 흥미로웠고 또 멋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챔피언스 리그에 관한 투어가 있었는데

빅이어를 합성해서 사진을 찍어주었던 게 기억난다.

속으로 많이 즐거워했었다.

마지막 사진은

투어가 끝나고 맥주를 (사)마시면서 쉴 수 있는 공간에서 본 암스테르담의 전경이다.

굳이 더 사마시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실제로 더 안 마셨는지는 잘 모르겠다.

 

근처 광장에서 사먹은 핫도그,

늘상 그랬듯이 여기서도 정처없이 걸어다녔던 것 같다.

유럽의 길거리 핫도그는 항상 옳다.

 

저녁에는 누나가 예매해 놓은 콘서트를 보러 배를 타고 어떤 섬(?)에 들어갔다.

저녁에 배를 타고 또 거기서 콘서트장을 찾아가는 게

마치 모험을 하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

배에서 내리는 순간과 콘서트장을 찾아 헤맸던 장면이 기억난다.

끝나고 불꽃 놀이까지 보여주는 알찬 공연이었다.

아래는 페이스 북에 남긴 감상.

저녁에는 Sail 페스티벌에 갔다. 선상 오케스트란데 가는길을 헤매다 좀 늦어 첫 연주 끝나갈 때 입장했다. 그래도 20분 지연되어서 두번째 연주부턴 무리 없이 들었다. 그 두번째 곡은 곡명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동화적인 느낌이 강했고 장난기 가득하고 밝고 경쾌하나 어딘지 음산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곡 이었다.
그 다음곡은 Arrival of spring 인가 로 들었는데 찾아보니 봄의 제전인 듯 하다.
지휘자님이 이곡은 스트라빈스키 본인이 자기가 쓴 곡이 아니라 어디선가 내려온 것 같다고 할 정도로 변덕스럽고 과감하고 난폭한 곡이라고 이런거 들어본 적 없을 거라 그랬는데 실제로 몽글몽글 빰빠! 따이시! 둥둥둥 빠! 이런 느낌의 강렬한 곡이었다.
연주가 끝나고 불꽃놀이를 했는데 무슨 세계 불꽃놀이 축제 마냥 스케일이 크고 아름다웠다.
누님께 감사했다. 있어 보이려는게 아니라 어머니랑 작은 음악회라도 같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밤이었다.

 

네덜란드 마지막 날엔 헤이그를 갔다.

날씨가 매우 좋아서 기분이 좋았던 곳.

 

듀독이란 카페에서 커피와 브런치(?)를 해결한 모습이다.

지금 저 케이크가 맛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준 평화 박물관에 갔다.

헤이그 특사 세 분의 사진.

그들의 삶과 정신을 옅볼 수 있는 곳이었다.

지금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 있다.

아래는 당시 페이스북에 남긴 소감.

헤이그는 이준, 이상설, 이위종 세 순국선열께서 헤이그특사로 활동하신 곳이다. 당연히 이준열사기념관에 방문을 했는데 세 분의 발자취를 따라가다보니 국사 근사를 공부해놓고도 까먹었다고 자신있게 말하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고 숙연해졌다. 대한 독립을 위해 진력하신 세 분의 그 마음,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근처에 있던 차이나 스트릿(?)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기억이 있다.

 

어떤 공원에 다다랐는데 의도하고 갔던 건지

지나가다가 들른 건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되게 신선하고 시원한 느낌이 있었다.

누나가 심호흡을 깊게 해서 놀랐었다.

 

길을 헤매다가 평화의 궁에 다다랐다.

평화 회의나 국제법 등 평화에 관한 내용을 담아둔 곳이었다.

아래는 약간 부끄러운 페이스북 감상.

평화의 궁은 정말 평화. 아름답다.

 

대망의 마우리츠 미술관.

네덜란드 3대 미술관 중 한 곳이며,

렘브란트와 페르메이르의 그림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이 있는 곳이다.

사진이 너무 크게 나오길래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을 같이 넣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의 작가는 위의 우유 짜는 여인을 그린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이다.

 

 

Visit the Mauritshuis - Visit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

In the Mauritshuis you’ll come face to face with the greatest Dutch painters from the 17th century. In our museum you will find well-known works such as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 by Vermeer, The Anatomy Lesson by Rembrandt and The Goldfinch by Fabrit

www.mauritshuis.nl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 Girl with a Pearl Earring, Johannes Vermeer, 1665 

2층을 올라갔나 아니면 어떤 방에 딱 들어갔나

아무튼 그림이 걸려 있는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눈 앞에 바로 위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이 보였다.

그리고 진짜로 심장이 두근거렸다.

사진으로는 잘 안느껴질 수 있지만 실물이 주는 감동이 있었다.

아래는 페이스북 감상.

그리고 마우리츠 뮤지엄으로 찾아갔다. 그곳은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가 있는 곳! 학창시절 수업은 안듣고 이 그림 따라그리고 넋놓고 보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실제로 본다니 두근두근 근데 실제로 보니 쿵! 진짜 다른 빼어난 작품들, 많이 걸려있었지만 이건 보자마자 명작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ㅠㅠ 감동이었다.

확실히 어렸다. ㅋㅋㅋ

 

 

에덴 정원과 인간의 타락, 얀 브뤼헬 & 페테르 파울 루벤스 / The Garden of Eden with the Fall of Man, Jan Brueghel the Elder & Peter Paul Rubens, 1615                                                                                                                                                                                                                                   데모크리토스, 웃고 있는 철학자 / Democritus, the Laughing Philosopher, Johannes Moreelse, 1630

인상 깊었던 작품 두 개를 더 소개하고 마무리하겠다.

에덴 정원과 인간의 타락 작품은 보기에도 화려하고 또 그 섬세한 표현이 매우 아름다운 작품이다.

누가 보더라도 명작! 이란 느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그 옆의 웃고 있는 철학자는 보시다시피 그 익살스런 표정이 너무 매력적인 그림이다.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블로그에도 또 남기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주목하던 그림은 아니었다.

그 외에도 렘브란트 그림이나 또 다른 아름다운 그림들이 많이 있었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의 굿즈로 마무리해야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부터 헤이그까지

지금 사진을 보며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알차고도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부모님께서 그리고 또 누나가 배려해주고 챙겨줘서 가능했던 것 같다.

이렇게 지난 여행 기록이나

지난 세월의 흔적들을 찾아보면

참 복잡한 느낌이 든다.

지금과는 다른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기도 한데 복잡 미묘하기도 하다.

지금 힘든 시기라서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도 같다.

뭐, 잘 해봐야지.

즐거웠고 또 정말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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