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Europe_2015_늦여름

영국은 비가 오고 있을 것 같아(런던, 축구 관람)

neulvo 2022. 6. 28. 21:31

도착 당시에 찍었던 런던의 맑은 날.

비가 내리는 런던의 풍경이

내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아 있어서

런던에선 비만 맞고 다닌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맑은 날이 대부분이었다.

아마 비가 온 날 기분이 울적했어서

그때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데리야키 소스 치킨 샐러드 밥과 같이 생긴 음식을 먹었다.

아마 런던에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던 것 같은데

확 맛있어 보이는 느낌은 아니다.

소스나 닭을 조리한 방식이 일본식인 것도 같다.

희한하게도 이 음식점을 찾으려고 걸어다니던 장면은 또 기억이 난다.

(음식점은 잘 기억 안나는데)

 

첫 날, 바로 라이언 킹 뮤지컬을 보러갔다.

뮤지컬을 즐겨보진 않았는데

라이언 킹 뮤지컬은 충격적이고 매우 흥미진진했다.

처음부터 동물 분장을 한 사람들이

관객석을 지나 무대로 올라가며 분위기를 달구었고

흥겨운 음악들과 배우들의 동작, 연기들이 연이어 극장을 가득 채웠었다.

하이에나 분장을 한 사람들이

연기했던 장면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음산하면서도 흥미로운 느낌이었다.

라이언 킹 뮤지컬은 누나가 예매해준 덕분에 보게 된 것이다.

 

뮤지컬을 다 본 후,

핫도그 비슷한 걸로 끼니를 때우고

 

바로 맨체스터 올드 트레포트 구장으로 떠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의 15/16 시즌 경기를 예매했었다.

5만원 가량의 티켓이었고

높은 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했었다.

 

선수들이 몸을 푸는 장면이다.

되게 신기했던 게

높은 데다가 멀리 있는 좌석이었기 때문에

경기가 잘 안보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되게 선명하게 잘 보였었다.

이때 만든 멤버십은

나중에 재발급 받기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꽤 오랫동안 유지하며 굿즈를 받곤 했었다.

무려 웨인 루니가 주장으로 있었던 시즌의 경기였다.

결과는 0대 0으로 비겼었다.

 

그렇다. 다음날 비가 왔다.

아직 많이 온 느낌은 아니다.

이날은 기분도 쳐졌고 뭔가 그냥 별로였다.

시내를 돌아다녔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이 장면 하나다.

사실 위 사진의 도서관(?) 비슷한 곳 안을

돌아다녔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비가 갑자기 쏟아지고

또 버스를 급하게 타고

버스 안에서 창밖을 내려다봤던 이 장면의 기억이 가장 선명하다.

런던하면 이 장면이 딱 떠올라서

왠지 비가 오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비가 갠 시내의 모습.

버스로 이동하던 중에 날씨가 갰나보다.

 

버킹엄 궁전으로 바로 향한 모습이다.

날씨가 개서 무척 선명한 느낌인데

아쉽게도 이때의 나는 정말 인증용으로만 사진을 찍고 다녔던 것 같다.

나름 열심히 찍은 것 같기도 한데 좀 아쉽다.

 

이거는 비건 식인가??

감자랑 빵이랑 채소들로 이루어져 있는 접시이다.

난해하다.

 

저녁에 찍은 빅벤과 런던 아이이다.

저녁에 이거 보려고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날씨가 선선했던 것 같고

바람이 조금 불었던 것 같다.

대학생처럼 보이는 영국인들 무리가 지나갔었는데

그들의 발음을 듣는 게 신기했고 또 재밌었다.

영국식 영어(?) 발음은 귀엽기도 또 멋지기도 한 것 같다.

다시 빅벤과 런던 아이로 돌아오자면

크고 웅장했다. 또 환했다.

되게 신기해하면서 사진을 찍었었다.

도대체 무슨 구도를 시험했던 걸까 나는 내가 신기하다.

 

누나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려고 예매하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인 것 같다.

 

셜록 홈즈 박물관을 찾아갔다.

되게 좁았던 기억이 나고

곰팡이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음습한 분위기의 공간이었다.

습하거나 축축하진 않았는데 느낌이 그랬던 것 같다.

그때 당시의 느낌이라기보단

지금 그때를 떠올려봤을 때의 느낌이다. 미묘하다.

 

소설 속 장면들을 재현해놓은 모습이 흥미로웠다.

지금 보니 밀랍 인형들의 모습이 매우 재미있다.

영어로 되어있기도 하고 소설을 흥미롭게 읽었어서

박물관 내부 공간들을 천천히 살펴봤던 기억이 있다.

누나는 셜록 홈즈의 진정한 팬이었다.

나도 다 안 읽은 소설들을 누나는 거의 다 읽었었다.

물론 우리 집 책장에 있던 것들에 한해서.

 

해리포터에 나온 킹스크로스 역.

모조 헤드위그가 벽에 애처롭게 기대어 있는 모습이다.

작지만 자세히 보면 보인다.

사진을 찍진 않았고 그냥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던 것 같다.

누나는 해리포터도 매우 재밌게 봤었다.

요즘도 영화를 같이 보곤 한다. 자주는 아니다.

 

퓨전 음식의 향기가 물씬 난다.

이런 재해석이 항상 반가운 건 아닌데

사진만 봐도 왠지 모르게 맛있어 보인다.

 

그렇다. 타워브릿지이다.

생각보다 많이 돌아다녔었네.

그리고 나는 무슨 실험을 하고 있었던 걸까.

이 무렵 찍었던 사진의 구도들이 매우 도전적이다.

 

 

무민 샵을 가고 피카델리 광장 부근을 지나치기도 했다.

짧막 짧막하게 기억들이 남아있다.

제이미 올리버 가게를 지나쳤던가

비슷한 가게에서 차만 마셨던가 했던 것도 같다.

건물 아래쪽에 있는 음식점에서(오른쪽 사진)

저녁을 먹은 기억이 있는데

가격만 비싸고 맛은 그럭저럭이었던 기억도 있다.

억울한 기억은 오래 간다고...

 

 

인터뷰하시는 벵거 전 감독님의 모습과 현 감독인 아르테타의 선수 시절

마지막에는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 가서

아스날과 리버풀의 경기를 보았다.

당시 아스날에는 지루와 산체스 그리고 외질, 카솔라 등이 있었고

리버풀에서는 쿠티뉴가 소년 가장 역할을 하고 있었다.

결과는 또 0대 0으로 비겼었다!

이 정도면 거의 평화의 상징.

빅매치라 앞쪽 자리를 구해서 보았었다.

참고로 구너스는 아니고 손흥민 선수의 팬이자 토트넘 팬이다.

 

아스날 레전드들의 동상.

퀄리티가 매우 높다.

축구 경기를 본 후 집에 돌아가는 길은 항상 복잡했다.

깊은 밤 그리고 런던에서의 시간이 그렇게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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