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Europe_2015_늦여름

화창한 날엔 에스프레소로(로마, 폼페이)

neulvo 2022. 7. 2. 17:02

로마로 떠나기 전날 끼니를 때우기 위해 먹은 치킨 버거와

로마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찾아간 숙소 주변 가게의 염소 치즈 파스타.

정말로 치즈 맛, 파스타 맛, 올리브유 맛 밖에 안 났다.

후추 맛도 조금 낫겠네.

적지 않은 가격대의 파스타였는데

맛은 미묘하달까 아쉬움이 남는 메뉴였다.

 

첫날 바로 찾아간 판테온(Pantheon).

판테온은 그리스어  ‘판테이온(Πάνθειον)’에서 유래한 말로,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위키에서 퍼왔다.

신전의 웅장한 모습에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다.

 

신전의 내부 모습.

입구는 사람들이 붐벼서 복잡한데

내부는 공간이 넓어서 여유로웠다.

안은 밖과 비교해서 비교적 서늘했다.

주변에 카페나 젤라또 가게가 많았다.

 

판테온을 마주 보고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면

커피로 유명한 카페가 있다.

사람들 그리고 주문량이 많아 주문을 위한 집중이 요구되는 곳이었다.

에스프레소 자체는 쓴맛이라

그 향과 깊이를 느끼려면 그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한데

여기서는 내가 관광객이라 그런지

설탕 2개를 타주어서 맛있게 잘 마셨던 기억이 있다.

(내 기억이 맞다면)

 

판테온 근처 유명한 가게에서 젤라또를 하나 사 먹고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으로 발길을 옮겼다.

넓고 탁 트인 공간이었다.

 

오벨리스크와 분수 조형물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고

또 많은 길거리 상점이 있는 곳이었다.

그림을 많이 팔았었다.

하지만 내 취향과는 거리가 좀 멀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베네치아 광장(Piazza Venezia)이다.

문득 베네치아 광장까지 걸어가는 길이 기억난다.

거기서 몇 번씩 헤매기도 했고

또 로마는 이후에 다시 방문한 적이 있어서 기억이 나는 듯하다.

광장 바로 앞이 로터리라서 차량 통행량이 많아

조금 소란스러워서 오래 머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베네치아 광장은 1871년 이탈리아의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판테온 가는 길에 봤던 유적 발굴지의 모습.

유적이 풍부한 건 부러운 일인 것 같다.

이미 걸은 거리가 많긴 했지만 지칠 새가 없었다. 사진을 찍어야 했다.

 

그리고 만난 콜로세움(Colosseum).

콜로세움은 고대 로마 시대의 원형 경기장으로

검투사 경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의 주최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그 크기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다.

하늘이 맑아 콜로세움이 더 멋져 보였던 것 같다.

 

콜로세움 내부도 들어갔었다.

날이 차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석양이 곧 질 것만 같은, 사진 찍기에 탁월한 날씨였다.

중간중간 쉬면서 콜로세움 내부를 면밀히 관찰했었다.

두 발은 쉬어도 두 눈은 쉬지 않았었다.

사람들이 지나가도 이 자리만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장엄하게 느껴지면서도 씁쓸하기도 했다.

사실 그때의 느낌은 잘 모르겠다. 지금의 감상을 덧붙인 것이다.

 

안쪽에 발굴품을 전시해두기도 하였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생각나는 조형물이다.

아름다움... 아름다움이란 뭘까.

갑자기 나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든다.

 

콜로세움 바로 옆에는 콘스탄티누스 개선문(Arch of Constantino)이 위치해 있다.

콘스탄티누스 1세의 즉위 10년을 기념하여 원로원이 세운 것이라고 한다.

콘스탄티누스가 312년 로마에 진군했을 때, 막센티우스 군을 격파한 장면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북적북적하다.

 

석양이 지는 로마의 모습.

문득 그때가 그리워진다.

한인 민박에서 묵었었는데

그때 만났던 인연들이 다 기억난다.

이전 유럽 여행에서는 주로 값싼 호스텔을 전전하며

여행을 다녔는데

오랜만에 마음 편하게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추억을 쌓으니 좋았었다.

 

다음 날은 아침 일찍 폼페이(Pompeii) 투어를 떠났다.

같은 민박에서 묵었던 여자애가

폼페이 투어를 간다고 얘기를 했었고

또 다른 한국인 남녀와 같이 간다고 하길래

당당하게 꼽사리 껴서 함께 출발했었다.

민박 아주머니께서 주선해주셨다.

투어 버스에 남은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황량한 폼페이 유적지의 모습.

딱딱하게 굳어버린 사람의 형상.

이미 오래전 사람이고 오래전의 일이지만

이 형상을 보고 있으면 슬프고 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성매매 업소의 위치를 알려주는 바닥돌.

길을 따라가서 성매매 업소의 내부를 구경하였다.

로마에선 성매매가 매우 성행했었다고 한다.

폼페이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체위 및 다양한 취향을 반영해 요금을 달리 받았었다고 하였다.

다른 그림들은 너무 적나라해서 올리기 어려웠다.

아... 안돼!

 

광장의 모습.

광장 가운데에 소리가 울리는 장소가 있다고 한다.

가이드 분께서 성악을 전공하셔서

그 장소 위에서 노래를 한 곡 불러주셨다.

아마 오 솔레미오(O Sole Mio)였던 것 같다.

 

그리고 투어는 계속 이어져서

우리는 포지타노(Positano)라는 이탈리아 휴양지로 향했다.

레몬 사탕이 유명한 곳이자

아름다운 휴양지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곳이다.

배를 타고 꽤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지루하거나 지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포지타노 해변의 모습.

해변에 일광욕을 즐기는 휴양객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모습이다.

이 날도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골목을 따라 올라가면서 사진을 많이 찍었었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모두가 다.

찍으면서 대박이야 대박이야 이랬던 것 같다.

잠깐, 그때 대박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나. 가물가물하다.

아무튼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많이 놀랐고 또 즐거웠었다.

 

레몬 사탕, 레몬 맥주, 레몬 아이스크림(?) 3종 세트다.

레몬으로 유명한 마을인 만큼

레몬과 관련된 상품들이 많았다.

레몬 사탕을 선물용으로 사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따로 사탕을 사진 않았고

같이 투어를 갔던 동행에게

그냥 하나 얻어먹었었던 것 같다.

레몬 맥주를 마시며 다음 배를 기다렸고 그렇게 투어는 마무리되었다.

숙소에 돌아왔을 때엔 이미 해가 다 진 저녁 무렵이었다.

저녁에는 숙소 내에서 쉬면서 또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었다.

 

다음 날 바티칸 시국(Vatican City State)을 찾았다.

교황님께서 강론을 하고 계셨다.

가족과 교회에 대한 강론이었다.

비록 종교인은 아니지만

흔히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뜻깊은 순간이라

두 눈을 떼지 않고 강론에 귀 기울이며 집중했었다.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도 방문했었다.

예약하지 않으면 오래 기다려야 했다.

나는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래 기다렸었다.

그래도 뭐... 달리 할 일도 없었다.

 

바티칸 박물관 피나코테카(Pinacoteca)의 조각상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페르세우스 조각상, 라오콘 군상.

다른 조각상들도 많이 찍었지만

잘 나온 것 그리고 또 인상적인 것을 기준으로 세 작품만 가져와봤다.

석고상의 단단하면서도 매끈한 매력과

섬세한 표현의 매력이 물씬 느껴지는 작품들이다.

그 외에는 종교적인 그림이나 장신구, 공예품 등이 많았다.

 

통로를 따라 내부에 벽화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역시

이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벽화가 아닐까 싶다.

윤리 교과서에서도 미술 교과에서도 봤었던 그 그림.

하지만 그림을 감상할 수 있을 만큼의 여유는 없었다.

사람들이 많아서 계속 이동해야만 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상트'안젤로 성(Castel Sant'Angelo)이다.

원래는 로마 제국의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세운 무덤이었는데

로마 제국이 멸망한 이후에는

로마 교황청의 성곽 겸 요새로 사용되었고 또 현재는 군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주변에 기념품 가게가 매우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저녁에는 전날 폼페이 투어를 같이 갔던 사람들을 만나 함께 돌아다녔다.

콜로세움과 스페인 광장 등지를 돌아다녔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한때를 함께 보냈었다.

 

다음 날 나는 과감한 계획을 세웠었다.

하드코어 맛집 투어.

맛집 어플을 따라서

맛집 투어를 홀로 떠났었다.

점심에 무려 파스타 3개를 클리어했었다.

아래는 페이스북에 올렸던 식사 감상평.

점심 세끼+ 젤라또
1.taverna de pasquino - 아 이탈리아 까르보나라구나
2.gran cafe s.maria maggiore - 조금 클라스 있는 파스타, 라비올리를 먹었지만 다른 파스타, 피자도 신선하고 맛이 괜춘한듯! 떼르미니 주변이라 또 괜춘!
3la carbonara - 풍미가 깊다. 이런식으로 되는구나 싶음. 로마 왔을 때 가능하다면 먹어보는게.
Giolatono 괜춘, 달다
Passi 브랜드인듯, 달다

사진을 보아하니 판테온을 다시 갔던 것 말고는 진짜 먹으러만 다녔던 것 같다.

이 날 저녁에는 한인 민박을 찾아온 사람들과 함께 외출을 했었다.

경상도 쪽에 사는 남매와 또 다른 가족 일행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었다.

이 날 맥주를 마시다가 갑자기 용무가 급해져서

화장실을 찾으러 뛰어다녔었던 아찔한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

 

다음 날은 아마 남매 일행이랑 베네치아 광장을 찾아가고

또 피자를 함께 먹었던 것 같다.

그 후에는 숙소에서 짐정리를 한 후 공항으로 떠났던 듯하다.

공항 버스를 가까스로 붙잡아 탔던 기억이 난다.

공항에 잘 도착했다고 민박 집에 연락도 남기기도 하였다.

민박에서 여러 가지로 챙겨줘서 다행이었다.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했고 또 여행이 재미없었을 뻔했다.

즉흥적인 걸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세부 계획을 미리 짜두는 것은 버거워하는 편이다.

큰 계획 위주로 움직이고 작은 계획들은 현지에 가서 마저 세우고 다니는 편이다.

핑계 같은 느낌이 드네. 그래도 나름 여행 재밌게 잘 다녔던 것 같다.

아! 그런데 아직 이번 여행이 끝난 게 아니다. 다음 여행지는 마드리드다.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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