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수필 46

요즘의 나

생각보다 여행 일지 쓰는 게 금방 끝나서 요즘의 나는 어떤 사람인가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그래밍 관련해서 안보기 시작한지는 한 두 달쯤 된 것 같고 그나마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게 된지는 이 주가 채 안되는 것 같다. 그전까지는 억지로 앉아있었는데 이제는 앉아있는 것 자체는 괜찮달까 그래도 자세가 많이 흐트러지면 안좋은 것 같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일단 몸이 따라줘야 하니까 그전까지는 버거웠던 것 같다. 이전까지 했던 것에서는 좀 더 깊이를 더할 생각이고 시간을 내서 소설을 하나 쓰기 시작해볼까 한다. 구상 중인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 이전까지 했던 것이라고 하면 작곡과 그림 두 가지가 주된 것이고 외국어 공부나 책 읽기 등을 짬짬이..

회고

작년에 마지막으로 글을 쓴 이후로 거의 6개월 만의 글이다. 중간 중간 글을 써야겠다. 또는 생각을 정리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긴 했었지만 취업 준비와 전시 작품 준비를 핑계로 미뤄왔다. 써두고 싶은 말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생각나질 않는다. 아무튼 작년 만큼이나 올 상반기 또한 매우 치열하게 살아왔다. 설날 연휴 기간에 예전에 같이 인공지능 교육을 들었던 친구한테서 연락이 와서 캐글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차였고 삶이 달라지기를 바라고 있었어서 같이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프로젝트 자체는 컴퓨터 자원의 한계로 잘 마무리 짓지도 못했고 좋은 성과도 거두지 못했지만 그 프로젝트를 계기로 Hugging Face를 알게 되었고 또 그 사이트의 Course 내용..

한 해

오랫동안 기억될 2021년이 이렇게 지나가네. 오랜만에 수필을 쓰는데 핑계를 대자면 최근에는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를 번역하는 것도 있었고 독후감을 쓰는 것도 있었고 시를 그림과 함께 업로드하는 것도 있었다. 블로그만 보자면 그렇고 그 외에도 보태닉 그리고 또 화실에서 모작을 또 그리고 프랑스어 배우고 러시아어 공부하고 넷플릭스도 보고 종종 게임도 하고 그랬다. 그래서 쓰고 싶은 말이나 어떤 깨달음이 있어도 수필로 길게 쓰기 보다는 시로 간결하면서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사실 직접적으로 말하는 것의 무게감을 느껴버려서 돌려 돌려 말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모두가 보는 것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보고 또 볼 것이니까 주의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뭐 그럼에도 필요한 ..

열망과 고민

자신이 어디가 아픈지 아는 것은 좋은 일이다. 정말 아플 때는 어디가 아픈지도 불분명하니까. 확실히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고 또 빠르게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통증이 몇몇 부위에만 집중된 느낌이라 좀만 더 주의 깊게 관리하면 완쾌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은 한번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열망과 고민에 대해서 적어볼까 한다. 가끔은 초연한 척하지만 나도 결국엔 인생을 잘 살고 싶고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을 뿐이니까 개인적이면서도 인간적인 고민과 열망이 있다. 일단 현재 나는 돈을 벌고 싶고 독립하고 싶다. 계속 부모님에게 기대서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돈을 벌어서 부모님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특히 엄마한테! 그리고 독립해서 사는 것이 마땅하게 느껴진 달까? 집안일부터 먹는 것까지 직접 챙기고 관리하고..

하루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대단할 거 없는 소박한 삶이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것 같다. 그런데도 또 앞날이라든가 수입이라든가 결혼도 하고 싶은데 연애도 못하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들어 걱정이 되기도 때때로 불만족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이제는 선택을 했으니까. 선택을 당한 거기도 하지만 이렇게 살기로 선택했으니까 큰 불만은 없다.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요즘은 차기작(소설)을 준비하면서 그림이라든가 프랑스어라든가 이것저것 배우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소설은 처음에 빠르게 내용을 채워서 공모전 같은 걸 나가볼까 했다가 막상 글을 쓰려니까 욕심이 생겨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좋은 이야기를 쓰는 데 초점을 두게 되어 당장 공모전은 안 나갈 것 같고 만족할..

의연함

요즘은 스스로에게 닥치는 일들에 대해서 의연해지는 법을 억지로 배우고 있다. 호기롭게 취업을 다시 해보겠다고 했지만 내가 배운 그리고 하고자 하는 직군의 T.O.가 적은 편이라 그런지 쉽지 않았고 나름 마음 아픈 결과들을 통보받게 되었다. 무언가 달라지고 나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간절히 바라기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형편 좋은 게 아니었다. 뭐, 그래도 앞서 얘기한 것처럼 억지로라도 깨달은 바가 분명히 있다. 많이 의연해졌다.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짜증이 나거나 슬프거나 하더라도 더 이상 스스로에게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스스로를 좀 먹지는 않는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물론 많이 떨어지다 보니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도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도 한몫하는 것 같..

계획

뭔가 느낌이 싸해서 지난 글들을 살펴보니 계획이란 제목으로 쓴 글이 이미 있었네. 그래도 오늘은 조금 다른 얘기를 해볼까 하니까 뭐, 괜찮겠지. 최근에 제출했던 자소서들이 우수수 탈락을 해버리는 바람에 계획을 수정하고 시간표를 다시 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에도 취업에 아주 열심이었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취업보다 하루를 충실히 보내는 데 초점을 둘까 한다. 취업이 되면 좋겠지만 취업이 어려운 시기기도 하고 그것 하나만 바라보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니 마음속에 언젠가 해야지 하고 열망으로만 존재했던 것들을 이 참에 해볼까 하고 있다. 타임머신이란 소설도 그런 흐름 속에서 쓰게 된 것이니 이번에도 나름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게 되지 않을까? 뭐, 그렇지 않더라도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낼 순 있겠지. 그래..

의식

나는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하는 편이었다. 성정이 예민한 탓도 있고 마음 한구석이 항상 불안했으니까.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서 의미를 찾고 의미를 해석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곤 했다. 어떨 땐 내 생각이 맞았을 때도 있었겠지. 하지만 대부분은 내가 부풀린 환상이었다. 관계에서 상처 받은 적이 많아 다른 사람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 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했고 멋대로 상상하곤 했다. 사고가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또 관계를 잘 끌고 나가고 싶고 외로우니까 관계에 너무 많은 신경을 쏟았고 안 좋은 사이클이 반복됐었다. 관계에 신경을 기울이고 의지하려 하고 의미 부여하고 상처 받고 회피하고 다시 의지할 데를 찾고 또다시 안 좋은 습관을 반복하고. 관계를 잘 이어가고 싶은 마음과 관계에서 또 상처..

도움

또 오랜만에 글을 쓰는데 이번에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서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었다. 아파도 집에 아무 말 않고 병원에 혼자 갔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힘든 일이 있어도 아무한테도 말 않고 혼자 이겨내곤 했었다. 이겨낸다는 표현이 맞을 지 모르겠다. 돌아보면 그냥 버틴 것일지도 모르겠다. 버티다보면 시간이 해결해주니까. 그렇게 남들에게 도움을 청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으면서 살아왔다. 그러다보니 혼자만 힘들어하며 살았다. 남들이 몰라주는 외로움을 고독감을 혼자만 안고 살아왔다. 나는 내가 힘들었다고 생각하지만 다들 마찬가지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에 취준을 다시 시작하면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한 친구가 주변에..

방황

방황, 길을 알지 못해서 헤맨다. 아마 모두가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길을 알고 싶은데 알지 못한다.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알고 싶은데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모두가 한 발짝씩 나아간다. 눈앞에 보이는 만큼 조금씩 나아간다. 어떠한 목표를 위해서 어떠한 이유를 찾기 위해서. 그럼에도 이 한발짝이 길 위의 한 발짝인지 아니면 길을 벗어난 한 발짝인지 알 수가 없다. 모호하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한 발짝 내딛는데 이게 맞는지 알 수가 없다. 이게 맞는 걸까? 맞는 게 뭘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게 알 수 없어지게 되기도 하고 가까워진다고 생각했던 게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이 느껴져 마음이 불안해진다. 그렇게 방황을 한다. 나의 경우에는 노력했던 것들이 좌절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