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수필 46

존중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존중이다. 원래는 비밀이었는데 그건 다음에 얘기하자. 아무튼 존중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사람을 존중해야한다는 명제를 나는 항상 옳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그게 맞거나 좋으니까 항상 그래야한다는 건 아니고 내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다. 그리고 이 논리는 내가 재수 때 즉, 20살 때 깨닫고선 항상 유념하고 있는 논리다. 학창 시절부터 철학에 심취해 있었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걸 좋아했던 나는 내가 태어난 이유, 삶의 목적 그리고 인간의 존재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생각하는 삶의 목적에 대해서도 다음에 써야겠다. 무튼, 그 중 인간의 존재를 고민하면서 나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Cogito, ergo sum)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이유

요즘 글을 쓰면서 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스스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기 위해서 인 것 같다. 나는 여지껏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살아왔다. 내가 만든 것이나 이룬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꽁꽁 감추려 애썼다. 운이 안 따라줬던 것도 맞지만 쉬운 일이 하나 없었다. 의욕적으로 했던 일들이 잘 안 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평소 성공보다 실패하기를 기대한다. 바란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하는 기대.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떨어지고 스스로에 대해 회의감을 많이 가졌고 나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도 잘 모르게 되는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자주 우울하진 않았는데 종종 우울했던 것 같다. 그런데 또 겉으로는 괜찮은 척 좋은 사..

은퇴와 시작

앞서 썼던 전업 작가 얘기나 여유 얘기 모두 현재 내 가장 큰 고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현재 나는 수익이 없는 신인 전업 작가로 살고 있다. 수입이 있긴 하지만 손익 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수익이 없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 이게 맞을까? 이렇게 사는 게 맞을까? 하루가 생각보다 바쁘고 알차게 돌아가긴 한다. 그럼에도 이 생활이 언젠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고민이다. 성과를 낼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걱정이다. 좋다고 하고 있지만 이게 맞는 지는 모른다. 정답은 없다고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할 수 없다면 그건 어떤 식으로도 답이 될 수 없지 않을까? 그럼에도 이전의 삶이나 커리어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 커리어도 많이 쌓은 것은 아니지만 그 커리어를 시작하기 위해..

여유

올해 들어 의도치 않게 여유 시간이 많이 생기면서 이전에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씩 하고 있다. 시는 원래 썼다고 해도 블로그 하는 것도 그렇고 최근에는 미술학원을 등록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막연하게 답답했던 느낌(?)도 조금씩 풀리고 있다.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 조금만 더 신경 쓰면 금방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내게 가장 중요한 건 여유가 아닐까 싶다. 시간적 여유 그리고 마음의 여유. 이전엔 어느정도 시간적 여유는 있었는데 그걸 활용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최근에 시간적 여유가 비약적으로 많아져서 마음의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뭐, 이유야 어쨌든 여유가 생기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고 감사함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러고..

안 좋은 기억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나는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떠올리며 사는 편이다.내가 잘못했던 일들과 내가 겪은 안 좋은 일들.가끔씩은 기억들이 불현듯 떠올라 아찔하다. 그래서 좋은 걸 기대하기 보단안 좋은 걸 피하자는 쪽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 같다.조금 부정적인 사고 방식이지만 싫진 않다.나한테 잘 맞는달까.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것.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종종 울컥울컥 욕심이 일어나지만 노력하고 있다. 안 좋은 기억들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로 안 좋게만 받아들이진 않는다.돌이키고 싶지 않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이지만내 행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좀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좀 더 아프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하면서 말이다.물론 이..

전업 작가?

아직까지도 작가란 게 낯설고 긴가민가하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입이다. 이제 시작이라 수입이 거의 없기도 하고 일정치 않기도 하다. 앞으로 잘할 수 있을까? 당장은 막막하다. 원래는 통계랑 프로그래밍을 하던 사람이 타임머신이란 책을 한 권 내고 부터는 작가로 살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다시 데이터 분석가나 프로그래머로 살라고 하면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구직할 때부터 코로나 여파로 취업이 어려워졌고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이 하이스펙의 일이라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이 생활에 익숙해져서란 이유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아직까지도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타임머신이란 책에게는 개인적으로 고마운 마음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