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수필

산책

neulvo 2021. 5. 1. 19:07

벌써 5월이 돼버렸다.

이렇게까지 시간이 빠를 줄이야.

블로그 글도 어느새 100개가 넘었고

인스타에 올리는 시도 200개가 넘었다.

새삼 놀랍다.

 

놀라는 와중에 은근히 어필을 해보았다.

블로그도 인스타도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방문자 수 조금씩 오르는 거 보는 낙으로 살고 있다.

 

또 하나 변화를 느낀 거는

수필의 분량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주제에 맞는 말만

간결하게 썼는데

이제는 여기로 새고

저기로 새고

TMI 대잔치다.

수다 떨듯이 수필을 쓰고 있다.

 

아니, 진짜 요즘 수다쟁이 다 됐다니까?

내가 말하는 걸 이렇게 좋아했었나 싶다.

듣는 것도 좋아하니까

여러모로 대화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대화가 정말 재밌다.

 

그래.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산책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나는 산책을 무척 좋아한다.

걷는 걸 무척 좋아한다.

일주일에 한 네 번 정도는

산책을 하거나

무턱대고 많이 걷는 편이다.

 

처음 산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몸이 안 좋아져서 였다.

러시아에서 돌아온 이후 살이 많이 쪘었고

관리를 제대로 안 하고

수동적으로 살다보니 몸이 이상하게 안 좋아졌다.

 

역류성 식도염이라고는 하는데

약을 먹어도 잘 낫질 않았고

정확한 처치가 이뤄지는 가도 잘 모르겠었다.

 

최근에는 정말 갑자기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좋아졌는데

많이 안 좋았을 때는

계속 몸이 아프고 안 좋으니까

큰 병이면 어쩌지하고 불안해하기도 했다.

 

아, 산책 덕에 아픈 게 좋아진 것은 있겠지만

산책 덕에 아픈 게 나은 것은 아니다.

 

아무튼 그래서 몸을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집 주변에 있는 탄천을 걷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많이 못 걸었지.

총 한 시간 걸었나?

몸이 무거워서 걷는 게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술을 마신 어느날

막차를 탔다가

정자역에서 내린 적이 있었다.

마지막 정거장이 정자역이여서

어쩔 수 없이 내렸어야 했다.

 

우리 집은 죽전역 쪽에 있어서

버스를 타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거리였다.

 

그런데

택시 하나가 잡히질 않았다.

 

나는 그래서

그냥 걸었다.

배낭 여행을 몇 번 다녀서

걷는 것에는 큰 부담이 없었다.

 

표지판을 보면서 처음에는 미금역을 향해

그 다음에는 오리역을 향해

그리고는 우리 집을 향해 걸었다.

거의 두 시간 가까이 걸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또 몇 번

정자역은 아니었지만

미금역에서 집에 가는 것을

반복했다.

술을 마셨던 적도 있었는데

그냥 걷다보니 걸을 만 한 것 같아서

그렇게 몇 번 집에 걸어갔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미금에서 집까지

걸어가는 것은 일상이 되어버렸다.

 

해 볼 만 한데? 했다가

할 만하면 하고 있다.

 

또 걷는 게 익숙해지다보니

굳이 집에 걸어가는 것이 아니어도

탄천에 가서 산책하고 바람 쐬는 걸 즐기게 되었다.

 

산책이 좋은 게

그냥 걷다 보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정리된달까

머리가 맑아진다.

거기에 몸도 개운해지고.

그리고 그냥 기분이 좋다.

 

산책을 하면 기분이 좋아.

 

오늘도 탄천을 따라 산책하고 돌아왔는데

탄천은 뭐랄까 정말 잘 조성되어 있다.

가끔 이사 가고 싶은 충동이 들어도

탄천이 좋아서 갈등이 된다.

탄천을 데리고 갈 수는 없나?

 

앞으로 어딜 가더라도 산책할 수 있는

개울이나 강이 있는 곳으로 가야지.

 

그런데 정말 괜히 머리 아프고

괜히 마음 울적하고 그러면

주변에 공원이나 개울 같은 곳으로

산책을 가봐라.

정말 좋다.

 

오늘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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