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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벼랑 끝에서 내려본 땅바닥은 너무 좁은 곳이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시린 바람이 몸을 뒤로 밀어낸다. 까치발 들고 아래를 내려 본다. 차갑게 쌓인 눈더미가 두 눈을 따갑게 찔렀다. 아찔하다. 주춤하는 걸음에 후두둑 야생화 한송이가 뿔뿔이 아련히 흩어진다. 멀어지는 풍경에 가까워지는 땅바닥 가련한 야생화 꽃잎이 빨갛게 흰 눈 위에 흩뿌려졌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I4T4DHHhy/?utm_source=ig_web_copy_link

영화

있잖아. 너가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습은 정말 영화같이 아름다웠어. 따사로운 햇살이 찬연히 네 얼굴을 비추고 싱그러운 봄바람이 산뜻히 네 머리를 살랑였지. 그래서였을까 나는 결국 너에게 고백을 했고 우린 영화같이 아름다운 시간들을 함께 보냈지. 그래서였을까 나는 점점 이 영화가 끝이 날까 봐 두려워졌어. 어떤 결말이 될지도. 그런데 결말은 급작스럽게 가장 허무하게 가장 슬프게 있잖아. 나는 아직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나 봐. from : https://www.instagram.com/p/B95bPvgHAjT/?utm_source=ig_web_copy_link

산책

벌써 5월이 돼버렸다. 이렇게까지 시간이 빠를 줄이야. 블로그 글도 어느새 100개가 넘었고 인스타에 올리는 시도 200개가 넘었다. 새삼 놀랍다. 놀라는 와중에 은근히 어필을 해보았다. 블로그도 인스타도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방문자 수 조금씩 오르는 거 보는 낙으로 살고 있다. 또 하나 변화를 느낀 거는 수필의 분량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처음에는 주제에 맞는 말만 간결하게 썼는데 이제는 여기로 새고 저기로 새고 TMI 대잔치다. 수다 떨듯이 수필을 쓰고 있다. 아니, 진짜 요즘 수다쟁이 다 됐다니까? 내가 말하는 걸 이렇게 좋아했었나 싶다. 듣는 것도 좋아하니까 여러모로 대화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대화가 정말 재밌다. 그래.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산책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나는 산책을 무척 좋..

시간 개념

최근 가장 달라진 부분이 뭘까 생각을 해보면 아무래도 시간 개념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리고 예상할 수 있듯이 소설의 영향이 지대하다. 소설을 쓰고 나서는 인생을 1년, 2년 길게 보게 된 것 같다. 지금 타임머신을 쓰고 출판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누군가는 쉽게 했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출판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고 소설 시장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다. 출판을 하자고 결정하고 출판사에 연락한 다음에도 교정 작업이라든지 디자인이라든지 신경 쓸 게 이렇게 많은 지도 몰랐다. 애초에 초고는 다 쓰는데 한 3달 걸렸던 것 같은데 그걸 다듬어서 웹소설 공모전에 올리고 그걸 다시 다듬어서 출판 의뢰하고 출판을 위해 교정 작업을 하며 또 다듬었다. 내가 쓴 글을 이렇게나 많이 보..

계획

난 계획적인 사람이면서 매우 충동적인 사람이다. 모순되는 두 특성인데 그렇지. 사람에겐 일면만 있는 건 아니니까. 보통은 계획적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에 일어난 시간 기준으로 하루 일과를 빠르게 짠다. 사실 짠다고 하기도 뭐한게 약속이 있는 거 아니면 하루에 하는 일이 비슷하다. 일어나자마자 침대에서 뒹굴거리면서 시를 쓰거나 올린다. 시에 쓰이는 영감은 보통 지난 일들이나 그때 그때의 감상들. 아침에 새로 쓴다기 보단 미리 써놓은 걸 다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는 어머니께 문안 인사를 드리고 다시 어머니 방 침대에서 뒹굴... 그렇게 고양이 같은 아침 일과를 마치면 메일을 확인하러 간다. 지금 타임머신 2권을 작업 중이라 혹시 메일이 온 게 있을까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는 다시 인스타에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