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시

낙화

neulvo 2021. 5. 2. 15:41

벼랑 끝에서 내려본
땅바닥은
너무 좁은 곳이었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시린 바람이
몸을 뒤로 밀어낸다.

까치발 들고 아래를
내려 본다.
차갑게 쌓인 눈더미가
두 눈을 따갑게 찔렀다.

아찔하다.

주춤하는 걸음에
후두둑
야생화 한송이가
뿔뿔이 아련히 흩어진다.

멀어지는 풍경에
가까워지는
땅바닥

가련한 야생화 꽃잎이
빨갛게
흰 눈 위에 흩뿌려졌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I4T4DHHhy/?utm_source=ig_web_copy_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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