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 316

[독후감] 노인과 바다_어니스트 헤밍웨이 / 더스토리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나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까지 읽어보았다. 함께 샀던 책들이 아직 더 있는데 책이 작고 휴대성이 좋아 오며 가며 읽기 좋은 것 같다. 사실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고 칸트의 철학에 대해서 라든지 아니면 내 생각에 대해서라든지 쓰고 싶은데 집중해서 읽어야 하다 보니 부담스러워서 좀처럼 잘 되지 않고 있다. 그래도 조만간 다시 착수하지 않을까 싶다. 노인과 바다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노인의 바다에서의 사투와 노인과 소년의 유대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다. 노인의 사투를 보고 있자면 대단하다기보다는 처절하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그의 포기하지 않는 그리고 패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은 감명 깊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상황을 이겨내고자 발악하는 느낌이 더 강하다. 고상하거나 숭고하게 느껴지지 않는..

하루

하루를 만족스럽게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대단할 거 없는 소박한 삶이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것 같다. 그런데도 또 앞날이라든가 수입이라든가 결혼도 하고 싶은데 연애도 못하고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들어 걱정이 되기도 때때로 불만족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이제는 선택을 했으니까. 선택을 당한 거기도 하지만 이렇게 살기로 선택했으니까 큰 불만은 없다. 받아들일 부분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요즘은 차기작(소설)을 준비하면서 그림이라든가 프랑스어라든가 이것저것 배우면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소설은 처음에 빠르게 내용을 채워서 공모전 같은 걸 나가볼까 했다가 막상 글을 쓰려니까 욕심이 생겨서 스스로 만족할 만한 좋은 이야기를 쓰는 데 초점을 두게 되어 당장 공모전은 안 나갈 것 같고 만족할..

[독후감] 변신, 카프카 단편선_프란츠 카프카 / 더스토리

오랜만에 휴식의 목적으로 또 유희의 목적으로 책을 하나 읽었다. 한때 더스토리의 초판본 시리즈를 여러 개 산 적이 있어서 그중에서 하나 읽어볼까 하다가 카프카의 변신이 눈에 들어왔다. 책은 단편선인 만큼 변신 외에도 판결, 시골의사, 갑작스러운 산책, 옷, 원형극장의 관람석에서, 오래된 기록, 법 앞에서, 학술원에의 보고와 같은 작품들도 담고 있다. 옮긴이인 한영란 님의 작품 해설을 읽는 것이 이해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카프카의 작품들을 읽고 크게 느껴지는 감정들은 우울감, 허무함이다. 이야기들의 결말이 비극적으로 끝나지만 당연하게 느껴질 정도로 담담하게 표현되어있다. 과장되지도 않고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들이 끝맺는다. 아버지와 대립한 아들이 자살한 것이나 벌레가 된 그레고르가 죽는 ..

찬 방

버리지 못하는 나는 여기 함께 쌓여있네 비우지 못하는 나는 여기 함께 남아있네 아집으로 쌓은 것을 미련으로 남긴 것을 털어낼 수가 없어서 매정할 수가 없어서 먼지들과 함께 나는 미운정들과 함께 또 한데 뒤엉켜 멍하니 때묻은 벽지 보면서 더는 채울 수없음을 더는 원할 수없음을 체감하며 가득찬 방 차디찬 바닥 만지며 여기 함께 쌓여있네 여기 함께 남아있네. from : https://www.instagram.com/p/CU69aRnPNae/?utm_source=ig_web_copy_link

의연함

요즘은 스스로에게 닥치는 일들에 대해서 의연해지는 법을 억지로 배우고 있다. 호기롭게 취업을 다시 해보겠다고 했지만 내가 배운 그리고 하고자 하는 직군의 T.O.가 적은 편이라 그런지 쉽지 않았고 나름 마음 아픈 결과들을 통보받게 되었다. 무언가 달라지고 나아질 것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간절히 바라기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형편 좋은 게 아니었다. 뭐, 그래도 앞서 얘기한 것처럼 억지로라도 깨달은 바가 분명히 있다. 많이 의연해졌다.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짜증이 나거나 슬프거나 하더라도 더 이상 스스로에게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 스스로를 좀 먹지는 않는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게 되었다. 물론 많이 떨어지다 보니 익숙해진 것도 있지만 건강이 많이 회복된 것도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도 한몫하는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