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 316

슬픈 걸

나를 차버린 당신이 나를 기다린 다면 나는 슬퍼하지도 않고 나는 울지도 않을 겁니다. 나를 차버린 당신이 나를 기다릴 지라도 내겐 오진 않을 것임을 나는 오래 전에 알았으니까. 알고 있었습니다. 달리 특별한 일도 아니니까. 모두가 바라지만 모두가 기다릴 뿐인 걸 모두가 슬픈 뿐인 걸 세상이 그런 걸 어쩌겠습니까. 그러니까 나는 울지도 슬퍼하지도 않겠습니다. 우리가 슬픈 건 우리 탓이 아니니까. from : https://www.instagram.com/p/CXkY81sPksc/?utm_source=ig_web_copy_link

달력

달력을 넘기지 않았는데 내 시계는 오래됐네. 너 떠난 뒤 난 그대론데 시간만 잘도 흘러갔네. 이번 달이 무슨 달인지 나는 몰라 관심 없어. 다음 달이 궁금하지 않아 나는 내일도 잘 몰라. 너 떠나고 난 다음 달력 이곳 저곳 비어 있어. 구멍난 날들 채워지지 않아 달력을 넘길 수가 없어. 너 떠나고 난 아직 그대론데 시간만 참 잘도 흘러갔어. from : https://www.instagram.com/p/CXVLWV1PYb7/?utm_source=ig_web_copy_link

우리

우리 안에 누워 있는 나는 지나가는 모두를 구경하고 모두를 안다고 착각하여 혼자 거드름을 피우고 있네. 우리 안에 누워 있는 나는 곁눈질로 모두를 흘겨보고 모두를 다 알지 못해서 편견으로 좁은 우리를 채우네. 우리 안에 누워 있는 너도 나를 똑바로 보지 않아 우리 서로를 알지 못하고 우리 서로를 보듬지 못하네. 우리 모두가 우리 안에 모두가 서로의 편견 안에 우리는 우리를 몰라 세상을 우리 안에 가두고 우리 안에서 홀로 취해 있네. from : https://www.instagram.com/p/CXSTZ_Nv43g/?utm_source=ig_web_copy_link

이상향

내 이상향은 저기 어디 멀리 내 이상향은 여기 아닌 멀리에 있네. 바라는 게 많았던 나는 아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해 여기에 있네. 내 이상향은 저기 어디 멀리. 더 이상 바라지 않아 나는 아무 것도. 더 이상 바라보지 않아 나는 눈이 멀어.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해 더 이상 바라지도 못해. 내 이상향은 저기 어디 멀리 내 이상향은 두 눈 너머 보다 멀리 어디 먼 곳에. from : https://www.instagram.com/p/CXKpW7qPTJo/?utm_source=ig_web_copy_link

타닥 타닥

심심한 걸 못 견디게 됐어. 파란 화면 번쩍 번쩍 따분한 걸 못 참게 됐어. 화면 위로 타닥 타닥 심심할 땐 주머니를 뒤져. 파란 화면 번쩍 번쩍 따분할 땐 손가락을 움직여. 화면 위로 타닥 타닥 고개 숙인 목 뒤에 걸려 있어. 파란 하늘 반짝 반짝 작아진 품 안에 또 타고 있어. 마음 외로이 타닥 타닥 from : https://www.instagram.com/p/CXFe2rLvEeC/?utm_source=ig_web_copy_link

[스크랩]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_로버트 맥키 / 민음인

제 1부 작가와 이야기라는 예술서론원형적인 이야기는 현실의 구체성으로부터 보편적인 인간 경험을 들어 올린 후 그 내부를 개성적이고 독특한 문화적 특성을 담고 있는 표현으로 감싼다. 전형적인 이야기는 그 내용을 협소하고 특수한 문화적 경험으로 제한한 후 낡고 몰개성적인 일반성으로 포장한다.관객들은 단순히 영리한 정도가 아니라 대부분의 영화보다 훨씬 더 영리하다.제 1장 이야기의 문제점들이야기는 현실로부터 도망쳐 나오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싣고 현실을 찾아 나서는 추진체이며 실존의 무정부적인 상태로부터 질서를 찾아내려는 우리들의 가장 진지한 노력이다.훌륭한 이야기란 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 즉 세계가 듣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말한다.이야기는 삶에 관한 은유라는 사실을.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