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시

찬 방

neulvo 2021. 10. 18. 08:25

버리지 못하는 나는

여기 함께 쌓여있네

비우지 못하는 나는

여기 함께 남아있네

아집으로 쌓은 것을

미련으로 남긴 것을

털어낼 수가 없어서

매정할 수가 없어서

먼지들과 함께 나는

미운정들과 함께 또

한데 뒤엉켜 멍하니

때묻은 벽지 보면서

더는 채울 수없음을

더는 원할 수없음을

체감하며 가득찬 방

차디찬 바닥 만지며

여기 함께 쌓여있네

여기 함께 남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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