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보 567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쉽게 단념하는 안 좋은 버릇이 있다. 스스로의 안 좋은 점에 대해 얘기하다 보니 안 좋은 쪽에 초점이 맞춰질까 봐 제목을 달라질 수 있다.라고 써봤다. 이런 안 좋은 버릇을 가지고 있는 게 나뿐만은 아니겠지. 사실 최근에 의식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좋아지려고 노력하다 보니 이 버릇도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다시금 어차피 안 되겠지. 달라지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서 위화감을 느꼈다. 확실히 습관이란 건 무서운 것 같다. 그렇지. 오랜 세월 자리 잡았던 사고방식을 쉽게 떨쳐버릴 수는 없는 거겠지. 그래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도 이제는 이 사고방식을 의식하고 위화감을 느낄 정도니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 될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한번 ..

우물

정말로 이 우물은 나에겐 깊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소용이 없다. 아무런 형태조차 보이지 않아. 아무리 고함쳐도 소용이 없다. 아무런 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저 아래에 정말로 누군가를 위한 물 한 바가지 있을까. 떨어진 돌멩이는 그 깊음을 알텐데 그것도 모르는 나는 왜 하염없이 바라보고 소리치고 있는 걸까. from : https://www.instagram.com/p/B-52U60H8h1/?utm_source=ig_web_copy_link

고뿔

난 네가 오기 전부터 고뿔을 앓고 있었다. 너 때문이 아니다. 쥐뿔도 없는 내가 끙끙 앓고 있는 건 너 때문이 아니다. 약도 없이 돈도 없이 헐떡이는 것도 다 너 때문이 아니다. 그러니 참견하지 마라. 그러니 상관하지 마라. 시답잖은 방 안에서 시답잖게 죽어가도 너는 그냥 떠나가라. 괜히 돌아보지 마라. 너 때문이 아니다. 난 네가 오기 전부터 고뿔을 앓고 있었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idfQqnzZ2/?utm_source=ig_web_copy_link

언덕 너머

너랑 나랑은 저기 언덕 너머로 가자. 노을이 저무는 황홀한 언덕 너머로 가자. 나는 더 이상 흰색이 보기 싫어 검은색도 보기 싫어 너랑 둘이서 빛 잘 드는 언덕 너머로 가자. 너는 더 이상 울음소리가 듣기 싫어 웃음소리도 듣기 싫어 나랑 손잡고 노랫소리 들리는 언덕 너머로 가자. 너랑 나랑은 저기 언덕 너머로 가자. 세상은 버리고 저기 언덕 너머로 가자. from : https://www.instagram.com/p/B-LYK_rnTFI/?utm_source=ig_web_copy_link

여행

요즘 타임머신 2권의 출판 날짜가 다가옴에 따라서 설레면서도 오묘하고 싱숭생숭하다가 초조하기도 하고 마음이 왔다 갔다 불안정해서 일부러 여유를 가지려고 휴식을 많이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 건강을 더 신경 쓰다 보니 몸도 많이 좋아졌다. 오랫동안 원인도 잘 모르겠는 걸 앓기만 했는데 요샌 정말 나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이번 기회에 병원 가서 검사도 확실히 받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서 어떻게든 나아질 생각이다. 그 전에도 병원 여러 번 갔는데 참 잘 낫질 않았다. 아무튼, 몸도 좋아지고 책도 곧 나오고 좋을 일들이 많은데 설레기도 하면서 걱정되기도 해서 마음이 참 차분해지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 다른 주제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생각을 하다가 마침, 느린 여행기 시즌 1 이랄까 내 첫 배낭여행 분량이 끝이..

도마뱀

하늘은 맑고 높다던데 서울 한복판에선 얼마 전 내 친구 도마뱀이 전화했다. 울먹이면서. 수년간 길러온 자신의 꼬리가 마음껏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매일 잘려나간다고. 그게 가여워 나는 새 우리로 가라고 너 거기서 괜히 피 흘리지 말고 다른 우리로 떠나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더 이상 철창은 싫다고 어차피 떠나봐야 철창 안이라고 싫다고 울다가 전화를 끊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걸까. 무엇을 오해했던 걸까. 하늘은 맑고 높다던데 서울 한복판에선 유리 판때기로 둘러싸인 철제 우리만이 높을 뿐이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Qfaq-H3tF/?utm_source=ig_web_copy_link

[사용 후기] 뉴본 유리 빨대

오늘은 유리 빨대 사용 후기. 저번에 개봉기를 썼는데 그게 벌써 한 달 전 이야기다. 세월이 빠르다. 그리고 개봉기를 썼을 때 직접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면 후기를 올리겠다고 했었는데 생각해보니 말투가 좀 거만한 느낌도 있네. 사실 내가 좀 고지식한 편이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추천한다 생각하면 어느 정도 직접 써보고 추천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래. 많진 않지만 이렇게 직접 써봤다. 코로나 시국이라 많이 안 나간 탓도 있고 작업을 해도 집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커피를 많이 안 마신 탓도 있다. 한 달 가까이 썼는데 한 일곱번 정도 사용했네. 어쩌면 나 건강한 걸지도? 가끔 까먹고 놓고 간 적도 있긴 한데 최대한 갖고 다니려고 노력했다. 사용 후기를 간략히 쓰자면 생각보다 사용하기 좋았다. 꽤 튼튼했고 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