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보 567

수족관

TV는 하릴없이 번쩍 번쩍이고 컴퓨터는 허공에 파란 점을 찍는다. 거실에는 미미한 햇빛이 들어오고 밋밋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소파 위 미적지근하게 누워 방석에 몸을 비비적거린다. 왼손에 쥔 스마트폰이 깜빡이고 리모컨이 소파 위에서 툭 떨어진다. 수족관을 희미하게 바라본다. 물고기는 모두 어디로 숨었는지 죄 보이질 않는다. 유리벽에 일그러진 형태가 비친다. 뻐끔 끔뻑거리다 스르르 잠기어 간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YYloSHXC0/?utm_source=ig_web_copy_link

이별(離別)

그대가 떠나간 오늘에 나는 우리 집 마지막 닭의 모가지를 쳤습니다. 오늘 밤 우리 집 마당엔 저마다 사납게 숨 쉬는 손님들이 불려 왔습니다. 손바닥도 안 뵈는 어둠 속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저기 저 하늘에 그믐달 뿐 나는 그저 이 밤 동안에 저 달만은 떠나가지 않도록 목 놓아 울어버릴 것입니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9vRfzOnKPo/?utm_source=ig_web_copy_link

동행

나는 너의 발걸음이 되어줄게 너는 나의 손을 꼭 붙들어줘. 우리 비록 처음 만났을 때처럼 예쁘고 멋지진 않더라도 우리 비록 등이 굽어 걷는 것도 힘들어질 때가 올지라도 우리는 영원히 젊을 수 없지만 우리는 영원히 아름다울 거야. 너는 나의 발걸음이 되어줘 나는 너의 손을 꼭 붙들어줄게. from: https://www.instagram.com/p/B-TRzWFnb6S/?utm_source=ig_web_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