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바라던 게 많던 나는 창문을 모두 열었다. 바라는 게 많은 나는 창문을 닫질 못한다. 찬 바람 들어와 속에 병이 나 앓을 지라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나는 여기 너무 춥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CMG_zhFH7IZ/?utm_source=ig_web_copy_link 느리게 읽기/시 2021.04.02
수족관 TV는 하릴없이 번쩍 번쩍이고 컴퓨터는 허공에 파란 점을 찍는다. 거실에는 미미한 햇빛이 들어오고 밋밋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소파 위 미적지근하게 누워 방석에 몸을 비비적거린다. 왼손에 쥔 스마트폰이 깜빡이고 리모컨이 소파 위에서 툭 떨어진다. 수족관을 희미하게 바라본다. 물고기는 모두 어디로 숨었는지 죄 보이질 않는다. 유리벽에 일그러진 형태가 비친다. 뻐끔 끔뻑거리다 스르르 잠기어 간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YYloSHXC0/?utm_source=ig_web_copy_link 느리게 읽기/시 2021.04.01
이별(離別) 그대가 떠나간 오늘에 나는 우리 집 마지막 닭의 모가지를 쳤습니다. 오늘 밤 우리 집 마당엔 저마다 사납게 숨 쉬는 손님들이 불려 왔습니다. 손바닥도 안 뵈는 어둠 속 나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저기 저 하늘에 그믐달 뿐 나는 그저 이 밤 동안에 저 달만은 떠나가지 않도록 목 놓아 울어버릴 것입니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9vRfzOnKPo/?utm_source=ig_web_copy_link 느리게 읽기/시 2021.04.01
야생화 꽃을 보고 싶은데 나는 온실 안에 갇혀 꽃 볼 일이 전혀 없네. 온실 안에 가짜 많지만 꽃 같은 꽃 없어 모양만 닮은 것들뿐이네. 꽃을 보고 싶은데 나는 온실 안에 갇혀 생명 없는 것들과 함께. 꽃을 보고 싶은데 나는 온실 안에 갇혀 화면 안에 사람들과 함께. from : https://www.instagram.com/p/CCCyl8fHEv8/?utm_source=ig_web_copy_link 느리게 읽기/시 2021.03.31
봄 향기 봄의 꽃 향기와 함께 사랑의 향기가 스며든다. 아직은 너의 미소 너의 몸짓 너의 말투 너의 모든 것이 선명하다. 그러나 봄이 지는 것처럼 너의 향기도 언젠가는 무뎌지고 희미해지겠지. 언젠간 향기 마저 잊혀 멀어질 그대. 다시 한번 슬픔이 봄 향기 사이로 밀려든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dkwCfHsba/?utm_source=ig_web_copy_link 느리게 읽기/시 2021.03.30
동행 나는 너의 발걸음이 되어줄게 너는 나의 손을 꼭 붙들어줘. 우리 비록 처음 만났을 때처럼 예쁘고 멋지진 않더라도 우리 비록 등이 굽어 걷는 것도 힘들어질 때가 올지라도 우리는 영원히 젊을 수 없지만 우리는 영원히 아름다울 거야. 너는 나의 발걸음이 되어줘 나는 너의 손을 꼭 붙들어줄게. from: https://www.instagram.com/p/B-TRzWFnb6S/?utm_source=ig_web_copy_link 느리게 읽기/시 2021.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