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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이번엔 저번에 이어서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그런데 종교적인 믿음이 아니라 사람과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 과연 누군가를 정말로 믿을 수 있을까? 나뿐만 아니라 인간관계가 어려웠거나 현재도 어려운 사람들은 모두 다 가지고 있는 고민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좋지만 사람이 무섭지. 가까이하고 싶어하지만 가까이했다가 상처 입을까 두렵다. 그렇다. 나는 정말 두렵다. 나는 사람을 좋아해서 사람을 가까이 두고 싶어하지만 동시에 이전에 상처를 주었던 사람들처럼 누군가가 또 내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 인간관계를 많이 줄였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했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어느샌가 스스로를 가두는 꼴이 되어버렸고 어느샌가 홀로 남겨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되었다. 나..

뜻밖의 즐거움이 있는 곳, 독일 -1 (도르트문트)

이 사람을 아는가? 그렇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다. 위 사람은 바로 현 리버풀 감독이자 전 도르트문트 감독인 위르겐 클롭 감독이다. 2013년 군 입대 전의 유럽 여행 나는 정말로 가고 싶은 데만 갔다. 첫 유럽 배낭 여행을 비행기 타고 돌아다닌 사람은 진짜 얼마 없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나다. 2012-2013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전에서 말도 안 되는 경기력으로 레알을 잡고 결승으로 올라갔던 도르트문트. 그 후에 뮌헨에 져서 아쉽게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나는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경기를 정말 감명 깊게 봤고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도르트문트를 방문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방문을 했다. 아마 도르트문트에 도착한 첫날 지그날 이두나 파크 경기장..

신앙

오늘 어머니를 따라 성당에 다녀왔다. 원래 종교가 있던 건 아니었다. 참고로 지금도 없다. 최근 어머니께서 성당을 다니고 싶다고 하셨고 지난주부터 다니기 시작하셔서 나도 호기심이 돌아서 어머니와 함께 성당에 다녀왔던 것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 조금 부럽다. 믿음이 있는 것 자체도 그렇고 기댈 곳이 있다는 것도 나는 좋은 것 같다. 물론 내가 잘 몰라서 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느낀 바만 적당히 얘기하려고. 나는 뭐랄까 어딘가에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교리나 말씀도 그렇고 믿음이 있는 사람들도 나랑은 다른 것 같아서 위화감이 느껴져 어느 포인트에서 받아들이질 못한다. 얘기를 듣다 보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어쩌면 받아들이기 이전에 내가 가진 생각들을 ..

고백

시작을 하기도 전에 끝을 생각함은 분명 시작을 더디게 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그대여 시작을 주저한 것은 그대 탓이 아닙니다. 그대 향한 내 사랑이 작은 탓도 아닙니다. 그저 나란 사람이 그 끝을 책임질 만큼 강하지 못한 탓입니다. 그러니 그대여 오해하지 말아요. 슬퍼하지 말아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9n5KJlnxb2/?utm_source=ig_web_copy_link

겨울잠

매서운 계절에 추위를 타 포근한 땅 한 칸 찾는다. 새하얀 햇볕 쬔 눈밭 아래 촉촉한 흙 덕지덕지 붙은 나무 밑동 호적한 그 아래 땅 짐승 세 놓은 그 자리에 눈치 없이 비집고 들어가 엉덩이 붙여 자리 잡는다. 낡은 몸뚱이 한껏 웅크린다. 한 줌 마음 옆에 가지런히 땅에 귀 대고 잠을 청한다. 이 겨울 동안 아무 일 없길. from : https://www.instagram.com/p/CLDnUF8ndxs/?utm_source=ig_web_copy_link

노력

나는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 그렇다고 부족한 자신이 싫진 않다. 예전에는 싫어했는데 지금은 싫어하기 보단 나아지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그렇지. 부족하단 건 나아질 여지가 있다는 거다.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냐 나아질 수 있냐는 또 다른 문제인데 일단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노력해서 나아진다고 하더라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기는 또 어렵지. 그게 또 문제다. 이래저래 문제가 많은 느낌인데 어쩔 수 없다. 일단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건 나 자신이니까. 사실 노력한다고 얘기하고는 있는데 스스로가 느끼기에는 노력한다 보다는 애쓴다의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사전적 의미는 큰 차이 없는데 느껴지는 뉘앙스가 좀 다른 것 같다. 노력한다라는 말은 방향성이 분명한 느낌인데 ..

생각

최근에 시나 수필을 매일 쓰다보니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쓰는 게 은근 정신력이 많이 소모되는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조금 쉴까 했는데 오늘은 또 이상하게 활력이 돋고 신이 나가지고 알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냥 반복되는 루틴에 지쳤던 걸까 그런데 날씨가 좋으니까 뭔가 이해는 잘 안되는데 내 안의 뭔가가 풀려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지금은 나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내 어릴 적 일화를 하나 소개해볼까 한다. 아주 어릴 적은 아니고 내가 중 고등학생일 때의 이야기다. 혹시 밥상머리에서 밥은 안 먹고 멀뚱멀뚱 그릇만 쳐다본 적이 있는가? 그러다가 엄마한테 한소리 듣고? 다들 한 번 쯤은 있었을 거다. 반찬 투정이었을 수도 있고 아직 잠에서 못 깨서 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내..

객(客)

검은 차창보다 깊게 내려앉은 어둠 속에 아파트의 불빛 들은 아무 관심 주지않고 가만 가라앉아 있다. 낯익은 길 돌아들어 먼저 눈에 들어오는 6열 12번째 검은 칸. 호젓한 아파트 입구 쓸쓸한 빛 드리우고 버튼을 꾹꾹 누르고 고독한 엘리 베이터 위로 어둑한 그집앞 적막한 빛 깜빡이고 버튼을 꾹꾹 누르고 적적한 그집 현관에 외로운 불빛 비추고 창문 밖보다 캄캄한 어둠 속 사라져간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_1RHxZnv2Y/?utm_source=ig_web_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