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 38

골목 어귀에서, 포르투갈(리스본)

누나랑 함께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짧은 여행을 떠났었다. 리스본에 가게 된 것은 어머니의 추천이었다. 어머니께서 리스본에 다녀오셔서 초록색과 빨간색이 섞인 닭 모양의 기념품을 주셨던 게 기억난다. 리스본의 숙소는 중세풍의 느낌이 나는 호텔이었다. 리셉션이 아래층에 있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위에 넓은 공간의 방이 있었다. 바닥은 대리석(?) 비슷한 걸로 되어있었던 것 같고 침구 및 가구들의 장식 및 걸이 부분이 검은색이었던 것 같다. 높은 언덕? 산? 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도시라 골목들이 매우 많았고 또 복잡했었다. 지도가 없으면 돌아다니기 어려운 곳이었다. 골목 골목을 따라 그라피티나 페인팅, 사진 등의 독특한 매력을 가진 장식들이 새겨져 있거나 걸려 있어 걸어 다니는 것이 지루하지 않은, 다채로운 매..

강렬함과 부드러움의 나라, 스페인(바르셀로나)

시작부터 음식 사진이 있는 스페인. 누나가 스페인어 학원을 잠깐 다니게 됐는데 그 학원 근처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다. 피망, 망고(?), 절인 생선이 쌓여있는 에피타이저와 버섯과 피망이 터프하게 올라가 있는 피자, 그리고 스페인의 대표 요리 중 하나인 빠에야이다. 스페인에선 정말 잘 먹고 다녔던 것 같다. 빠에야는 간이 짠 곳도 있고 괜찮은 곳도 있었다. 가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냥 주문할 때 소금 적게 조리해달라고 말하는 게 낫다. 첫날의 나머지 시간은 누나 숙소를 찾아가서 누나랑 얘기하는 등 조용히 보냈던 것 같다. 다음 날엔 늦지 않게 일어나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찾아갔다. 그렇다. 여기는 바르셀로나다. 공사 중이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지금은 완공됐으려나 아직 안됐다고 한다. 가우디의..

고향 가는 느낌, 독일(뮌헨, 퓌센)

유럽 여행을 갈 때마다 독일은 거의 빼먹지 않고 들렀던 것 같다. 왜 그랬냐면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곳에서의 기억이 좋았어서 다시 가게 되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독일은 동선 짤 때도 들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니까. 도착한 첫 날 먹은 식사다. 점심 저녁으로 먹은 것 같다. 1층에 펍이 있는 뮌헨 유스호스텔에서 숙박을 했다. 아마 이 날 저녁에는 자기가 한국에 갔다온 적이 있다고 한 독일 형을 펍에서 만나서 얘기하다가 그 형 친구랑 또 같은 펍에서 만난 여성 분들이랑 같이 술을 마셨던 것 같다. 어디서 왔냐 왜 왔냐 또 어떤 일을 하냐 이런 얘기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여성 분들은 독일 사람은 아니었고 돈을 벌러 왔다고 했던 것도 같다. 그때 제대한지 얼마 안 됐을 때라 군인이었다고 얘기했던 기억도 난다..

영국은 비가 오고 있을 것 같아(런던, 축구 관람)

도착 당시에 찍었던 런던의 맑은 날. 비가 내리는 런던의 풍경이 내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아 있어서 런던에선 비만 맞고 다닌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맑은 날이 대부분이었다. 아마 비가 온 날 기분이 울적했어서 그때의 인상이 강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데리야키 소스 치킨 샐러드 밥과 같이 생긴 음식을 먹었다. 아마 런던에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갔던 것 같은데 확 맛있어 보이는 느낌은 아니다. 소스나 닭을 조리한 방식이 일본식인 것도 같다. 희한하게도 이 음식점을 찾으려고 걸어다니던 장면은 또 기억이 난다. (음식점은 잘 기억 안나는데) 첫 날, 바로 라이언 킹 뮤지컬을 보러갔다. 뮤지컬을 즐겨보진 않았는데 라이언 킹 뮤지컬은 충격적이고 매우 흥미진진했다. 처음부터 동물 분장을 한 사람들이 관객석을 지나..

뜻밖의 여행, 네덜란드(암스테르담, 헤이그)

벌써 7년 전 일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에 여행 기록을 다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네덜란드가 왜 뜻밖의 여행이냐면 제대 후에 군대 친구들과 여행 계획을 잡던 중, 여행 계획을 세우는 데 진척을 보이지 않아 부모님께 그에 대해 얘기했다가 그러면 누나가 공부하고 있는 네덜란드로 가는 건 어떻겠냐 라고 부모님이 물으셨고 나는 또 당연히 좋다고 해서 가게 된 여행이기 때문이다. 내 핸드폰의 첫 번째 사진이다. 사실 도착 당시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아마 비가 내렸던 것 같다. 오전 5시 경에 입국을 했다. 누나를 만나고 우리가 처음 향한 곳은 암스테르담 국립 미술관이었다. 그림을 많이 찍어뒀는데 아래 국립 미술관 사이트를 참고해서 찍었던 사진들의 원본을 몇 개 소개해볼까 한다..

뜻밖의 즐거움이 있는 곳, 독일 -2 (뉘른베르크, 뮌헨)

드디어 내 첫 유럽 배낭여행의 마지막 장인 뮌헨에 도착했다. 느린 여행기 시즌 1의 마무리랄까? 생각보다 더 오래 걸렸다. 그래도 정말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다시 봐도 재밌기도 하고 언젠가 또 다시 봐도 재밌겠지. 제법 공 들여 쓰기도 했으니까. 그래. 이제 뮌헨으로 떠나보자. 시작부터 사진의 화질이 살벌하다. 음식점이 어두웠기 때문이다. 호스텔에 짐을 풀어놓고 바로 밥을 먹으러 음식점을 찾았다. 음식의 이름은 슈바인학센. 독일식 족발이다. 겉 부분이 튀겨서 되게 바삭하고 소스 때문에 짭조름하다. 그리고 속은 정말로 잘 익은 족발 보다도 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옆에 감자는 처음 본 적도 맛본 적도 없는 탱글탱글한 질감이었다. 정말 탱탱했다. 왼쪽 위에는 독일식 양배추 절임 사우어크라우트가 ..

뜻밖의 즐거움이 있는 곳, 독일 -1 (도르트문트)

이 사람을 아는가? 그렇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사람이다. 위 사람은 바로 현 리버풀 감독이자 전 도르트문트 감독인 위르겐 클롭 감독이다. 2013년 군 입대 전의 유럽 여행 나는 정말로 가고 싶은 데만 갔다. 첫 유럽 배낭 여행을 비행기 타고 돌아다닌 사람은 진짜 얼마 없지 않을까? 그런데 그게 나다. 2012-2013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전에서 말도 안 되는 경기력으로 레알을 잡고 결승으로 올라갔던 도르트문트. 그 후에 뮌헨에 져서 아쉽게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진 못했지만 나는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경기를 정말 감명 깊게 봤고 유럽 여행을 계획하면서 도르트문트를 방문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방문을 했다. 아마 도르트문트에 도착한 첫날 지그날 이두나 파크 경기장..

정열과 휴양의 섬, 이비자(Ibiza)

프랑스 파리 다음의 여행지는 이비자였다. 몇 가지 먼저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 첫째로, 나는 파리에서 낭만이란 단어를 쓰면서 이전에는 쓰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노르웨이에서 썼더라. 내가 낭만을 많이 좋아하나보다. 다음부턴 단어 선정을 좀 더 신중히 해야겠다. 둘째로는 양해의 말인데 내가 이비자에 있을 때 사진을 별로 안 찍었더라. 괜한 오해를 사는 게 싫었다곤 해도 이렇게까지 안 찍었을 줄은 몰랐다. 기억나는 대로 글이나마 써볼까 하는데 현지 사진을 기대하고 이 글을 클릭했다면 죄송... 마지막으로는 앞서 말한 괜한 오해에 관한 거다. 내가 클럽에 가 본 횟수는 손에 꼽을 수 있는데 그 중 이비자에서만 두 번이고 첫 클럽 방문이 이비자 클럽이었다. 이비자가 클럽으로 유명하다길래 호기심이 돌아서 유..

파리, 미학 안에 담긴 낭만 -3 (노트르담, 몽마르뜨)

몽마르뜨가 불에 타버린 것은 정말 너무나도 안타깝다. 고등학교 친구가 몽마르뜨 부근에서 만나자고 해서 만나러 갔던 기억이 난다. 사진이 당시 사진인지 그 후에 다시 찾아갔을 때 찍은 사진인지는 불분명하다. 이것도 친구랑 같이 먹은건지 혼자 먹은건지 잘 모르겠다. 프랑스 미식하러 가봐야하나. 빨리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 버스킹 하는 가수의 모습이다. 노래 정말 잘했고 정말 듣기 좋았던 것 같다. 이런 게 참 좋은 것 같다. 버스킹은 혼자 봤던 것 같다. 사실 친구를 만나긴 했는데 별 다른 얘기는 안했던 것 같다. 내가 삼수를 해서 텀이 있기도 했고 같이 다니긴 했지만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안부 묻고 조금 돌아다닌 게 전부였다. 에펠탑은 올라가지 못했다. 계획이 없었던 난 미리 예약도 못했지..

파리, 미학 안에 담긴 낭만 -2 (루브르)

루브르는 그림 본 거 밖에 기억이 안나서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네. 그래도 수다쟁이니 뭐든 얘기하겠지. 인상적이었던 작품들에 대해 얘기해보자. 아니, 지금 보니까 인상적인 것들에 대해서. 전경이다. 철로 된 오벨리스크 위에 다채로운 색상의 띠가 세 개 올려져 있다. MICHELANGELO PISTOLETTO의 작품이라는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다. 미학 어렵다. 조니...? 사이버 펑크의 조니가 왜 여기있지? 엔딩 잘못 골랐더니 내게 욕 한 사발했던 조니... 약 스폰가? 죄송하다. 중세풍의 방인가? 찍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보니 아쉬운 기분이 든다. 지금 봤을 때 확 느낌이 오는 작품들 위주로 여기에 올려놔야겠다. 언젠가 다시 보고서 영감을 얻을 수 있게. 이 그림은 이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