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Russia_2018_봄-여름

러시아 생활기 12편, 전차 그리고 영화, 고민

neulvo 2024. 12. 2. 22:51

이건 무슨 날이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원광 학교 같은 반의 친구들이 불러서 나갔었다.

전차니 열병식이니 러시아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기억나는 건 물을 사러 어떤 가게에 들어갔던 건데

사람이 바글바글 거려서 물 사기도 조금 복잡했었던? 기억이 있다.

이 전차 행진을 봤던 것보다는

그냥 같이 간 애들 따라다녔던 게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한 친구가 자기 강아지에게 배트맨 모양의 문양이 있다고 자랑했었고

또 한 친구는 거북이를 키운다고 했었다.

내가 거북이 키운다는 말을 못 믿어해서 약간 찌릿하고 날 쳐다봤었다.

나는 급하게 변명을 했었다.

그때도 나는 내가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고 조급하게 살았는데

돌이켜 보니까 젊었던 것 같고 그렇게 조바심 낼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 때문에 뭘 더 하기 어려워했던 것 같다.

조바심을 냈던 건 빨리 독립을 하고 싶어서였을 수도 있겠고

아버지가 항상 압박을 해서 그랬던 것도 같다.

지금도 아버지는 여전하신데 그 압박에는 이제 좀 익숙해진 것 같다.

그림 그리는 것도 그렇고 그림 그리는 방식도 그렇고

나는 어쩔 수 없는 나인 것 같다.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나를 받아들이기로 최근에서야 결정하였다.

올해 말? 쯤이었던 것 같다. 지금이 11월이니까 한 9월이나 10월쯤 그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지금도 여전히 그걸 느끼고 있다.

다르게 살기도 어렵고 다르게 사는 걸 바라긴 해도 주변에 관한 것이지

내 자체가 바뀌기를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

사실 오늘도 약간의 압박을 받았어서 좀 장황하게 써봤다.

 

아카펠라 공연도 당일 곳곳에 있었다.

지나가면서 구경하고 앉아서 구경하고 그랬다.

위의 광장은 아르바트 거리 쪽이고

아래 광장은 붉은 광장 옆 쪽이다. 내가 기억하기론 그렇다.

아래 공연장 같은 곳은 자주 지나다니진 않았다.

붉은 광장에서도 꽤 들어가야 해서 거기까지 갈 일이 별로 없었다.

 

배그 기록 ㅋㅋㅋ.

원래 내 플레이 스타일은 외곽지역에서부터 안으로 들어가는 편인데

같이 피시방을 다니던 한국인 커플이 전투를 좋아해서

사람들 몰리는 곳에 무조건 뛰어내렸었다.

덕분에 전투도 게임 판수도 많이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치킨도 종종 먹었었다.

커플 중 남자 쪽이 피지컬이 좋았었다.

 

영화도 봤었다. 이거 어벤저스인 것 같다.

인피니티 워였던 것 같다.

영어 오리지널, 러시아어 자막으로 봤었다.

러시아에 있을 때 영화들이 굵직한 게 개봉을 많이 해서

종종 가서 영화를 봤었다. 혼자 본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영화관 스낵바가 팝콘을 집어가서 계산하는 방식이었는데 그것도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영화관에서 음향 사고가 나서 영화관을 나오게 되는 경험도 한 적이 있었다.

아, 그리고 러시아인에게 들은 얘기로는 러시아 더빙의 수준이 높다고 했었다.

그래서 보통 자막보다는 더빙을 많이 본다고.

근데 또 영어를 잘 쓰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까 그게 자연스러운 것도 같다.

어르신들 같은 경우도 더빙이 편할 것이다.

 

아르바트 거리.

이 건물에 다양한 효과가 나타나서 신기해서 찍었었다.

문화 예술 수준이 높은 게 이런 데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다.

저 아르바트 거리에서는 행사나 이벤트도 종종 한다.

겨울에 저곳에 얼음을 깔고 스케이팅인가 컬링 하는 것도 본 적이 있었다.

둘 다였을 수도 있다.

스케이트장은 사실 겨울에 이곳저곳에 있었던 것 같고

컬링이 있다는 게 신기해서 그때 봤던 것 같다.

컬링을 본 건 이때가 아닌 겨울에 재방문했을 때의 기억인 것도 같다.

스케이트는 타본 적이 없었다.

발목이 안 좋아서 그런 스포츠는 조금 꺼리게 되는 것 같다.

최근에 호버보드 타다가 몸이 날아간 적도 있었다.

내 몸이 항상 고생이 많다.

 

오늘은 괜히 센티해지는 감이 있는 날이다.

낮에 조소하고서 기분이 확 좋았었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조금 피로도 오고 식은 것도 같다.

참 무엇이 좋은 건가 어떻게 해야 하나 잘 모르겠다.

이럴 때 괜히 고민이 깊어지는데

결국 나는 나고 내가 하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는 것 같다.

항상 마무리는 짓자는 생각으로 하는데,

그 마무리가 항상 오래 걸리는 것 같다.

 

미루는 것을 나는 옹호하는 편이다.

옛날엔 나도 미루는 게 게으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보다는 그냥 체력이나 여유가 없어서 미루는 것 같다.

억지로 하면 무리하게 되고 그게 오래되면 병나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아픈 건 그냥 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지만

꼭 무리해서 무언가를 이뤄야 하냐 하면 이제는 잘 모르겠다.

그냥 하루 잘 보내고 내가 쌓을 수 있는 걸 잘 쌓는 것.

그리고 그것을 최대한 긴 호흡으로 하는 것 그게 전부인 것 같다.

인생의 전부라는 건 아니고 그냥 지금의 나의 전부인 것 같다.

짧게 성과를 내는 건 나는 잘 못하는 것 같다. 잘 안 맞는다.

무튼 쉽지 않은 인생이지만 또 어떻게든 해나갈 수는 있는 것 같다.

모두 화이팅이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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