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고리키 공원으로 가는 길
그리고 공원 벤치에 앉아서 본 모습이다.
이때부터 이미 산책을 좋아했던 걸까 잘 모르겠다.
고리키 공원은 넓은 데다가 중간 중간 볼 것도 꽤 있는 편이라 자주 갔었다.
이 튤립 사진을 건진 곳이 바로 고리키 공원이다.
2018년 5월 7일에 찍은 사진이다.
이때 고리키 공원을 돌면서, 근심 걱정을 다 잊어버린 모양이다.
인스타에도 걱정 없어서 너무 좋다고 써놨네.
그만큼 날씨도 좋았고, 또 마음도 평온했던 것 같다.
이미 얘기했지만, 숙제가 없는 삶이었다.
이때는 아마 한인 체육회 아니 축구(?) 때였던 것 같다.
원광 학교에서 초대해줘서 체육 대회 구경을 갔었다.
한국 음식들을 하는 업체 또는 아주머니들이 있었던 것 같고,
경기도 참여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그럴 수 없었다.
엠게우 학생들도 왔었던 것 같은데 교류할 기회는 따로 없었다.
행사 끝날 때까지 배드민턴 치고 놀았다.
엠게우 학생들도 만났었나 싶은데 오래 얘기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두 기억을 혼동하는 건지
하나의 기억인데 어떤 포인트에서 분간해서 기억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후에는 모스크바 소재지의 북한 식당을 찾아갔다.
경험을 시켜주시려고 데려가주셨던 것 같다.
지하로 내려가는 길에 이런저런 소품들도 있었고
안에는 공연장도 구비되어 있었다.
높으신 분들의 취향, 음 그럴 수 있다.
먹었던 요리는 순대찜이랑 냉면 그리고 새우튀김, 새우만두, 백김치였다.
백김치도 메뉴였나? 잘 모르겠다.
가장 맛있게 먹었던 것은 순대찜이었다.
인스타에 써놓은 감상을 그대로 옮겨 적겠다.
순대찜은 피가 조금 두꺼웠으며 구운 것 같은 식감이었고 풍미는 아바이 순대와 비슷하였다. 근데 음미해서 먹으면 정말 맛있는 꽂히는 그런 맛이었다. 냉면은 조금 삼삼하게 느껴졌는데 그래서 되려 좋았던 것도 같다. 면 또한 꼬들꼬들한 게 아니라 부드러운 면이어서 편하게 먹기 좋았고 담백했다. 새우튀김은 소스가 땅콩 베이스였는데 잘 어울려서 좋았던 것 같다. 새우 만두는 정말 만두의 맛 ㅇㅇ 쇼마이 비슷했다. 백김치는 나박김치랑 비슷한 맛이었는데 끝맛이 배추의 특유의 텁텁함? 같은 게 있었다. 텁텁함이라 표현했지만 기분 나쁜 류의 것은 아니었다.
맛 감상 끝에 갑자기 스스로를 조금은 이해한 것 같다는 이상한 말을 덧붙였는데,
글 쓰는 스타일도 그렇고 나는 별 수 없는 나인가보다.
아, 하나 더 기억나는 건 원광 학교에서 일하는 여자애가
냉면을 남겨서 내가 다 먹게 되었는데,
그때 내가 냉면을 잘 먹었는지 여자애가 먹방을 왜 보는지 알 것 같다는 칭찬을 해줬었다.
근데 나는 사실 혼자 먹고 다들 기다리는 게 좀 그래서 재빨리 먹었던 것이었다.
무튼 그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다.
먹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아, 근데 냉면은 진짜 거의 무맛이었다.
한국인 커플과 한 번 더 방문했다.
한국인 커플도 순대찜은 극찬했었다.
나머지 음식은 잘 기억 안나는 걸로 봐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것 같다.
북한 식당, 러시아라서 할 수 있었던 희귀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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