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 316

안 좋은 기억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나는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을 더 많이 떠올리며 사는 편이다.내가 잘못했던 일들과 내가 겪은 안 좋은 일들.가끔씩은 기억들이 불현듯 떠올라 아찔하다. 그래서 좋은 걸 기대하기 보단안 좋은 걸 피하자는 쪽으로 사고하게 되는 것 같다.조금 부정적인 사고 방식이지만 싫진 않다.나한테 잘 맞는달까.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것.그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다.종종 울컥울컥 욕심이 일어나지만 노력하고 있다. 안 좋은 기억들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로 안 좋게만 받아들이진 않는다.돌이키고 싶지 않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이지만내 행동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좀 더 잘할 수 있었을텐데좀 더 아프지 않을 수 있었을텐데 하면서 말이다.물론 이..

아직은

아직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찾지 않는 야산 중턱에 돌이 그득그득 깔린 곳에 햇살 비추면 먼지 이는 곳에 아직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아무도 찾지 않을 낡은 오두막에 거미 올망졸망 모여든 곳에 달빛 비추면 밤이 잠드는 곳에 아직은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그대 떠나고 내 울음이 굳은 초 한 마디가 쩌억쩌억 갈라진 상 위에서 그 심지를 빳빳이 세우고 있을지도 아직은 모르는 일이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Vv1iIHFx6/?utm_source=ig_web_copy_link

전업 작가?

아직까지도 작가란 게 낯설고 긴가민가하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입이다. 이제 시작이라 수입이 거의 없기도 하고 일정치 않기도 하다. 앞으로 잘할 수 있을까? 당장은 막막하다. 원래는 통계랑 프로그래밍을 하던 사람이 타임머신이란 책을 한 권 내고 부터는 작가로 살기 시작했다. 이제 와서 다시 데이터 분석가나 프로그래머로 살라고 하면 아마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일단, 지금도 그렇지만 내가 구직할 때부터 코로나 여파로 취업이 어려워졌고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이 하이스펙의 일이라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이 생활에 익숙해져서란 이유도 있지만 아무래도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가 아직까지도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타임머신이란 책에게는 개인적으로 고마운 마음이 크다. ..

야경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엔 보름달이 찬란히 걸려 있고 살며시 부는 차가운 시베리아의 바람에 가로수 길 모두 조용히 숨 죽이네. 찬란한 야경 속에 노란 빛 빌딩들은 왜 그렇게 높이 솟아 있고 빨간 빛 자동차들은 어딜 그렇게 바삐 가는지 모르겠네. 분주하게 지나가는 사람들 틈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 "야!" 볼 빨간 목소리에 달빛이 환하게 돌아보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9sqJf7Hdo2/?utm_source=ig_web_copy_link

지평선

말은 네 눈앞에서 끊어졌고 글은 내 눈앞에서 불타버렸다. 온갖 소리를 질러봤지만 그뿐이었다. 소리는 닿지 않았다. 소리는 울려 퍼지지 않았다. 산도 벽도 없다. 산을 쌓아 올려보려 했지만 나는 우공이 아닌지라 여기엔 나 혼자인지라 벽을 높게 세워보려 했지만 단지 한 겹의 벽뿐이라 미풍에도 못 견디는지라 말조차 닿지 않는데 글은 무슨 소용이랴. 다 불태워 버리고 여기 지평선에 나 혼자 뿐이다. 눈앞이 시원하게 탁 트인 세상. 지평선만이 있는 이차원의 세상. from : https://www.instagram.com/p/B_quQJ2n1O-/?utm_source=ig_web_copy_link

아빠의 잔

어린 시절 가장 싫어했던 것은 아빠가 술을 마시는 것이었다. 내 새해 소원과 부활절 소원 성탄절 소원 보름달에 빈 소원 돌무더기에 빌었던 소원 모두가 말을 듣질 않았다. 좌절한 나는 아빠한테 아빠, 아빠가 술을 마신다면 나도 술을 마셔버릴 거야! 어느 날 아빠랑 외출한 날 아빠는 여느 때와 같이 친구와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나는 화가 나서 아빠의 잔을 빼앗았다. 깨어보니 웃고 있는 아빠에 나도 모르게 씨익 웃어버렸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__gYYLnV0i/?utm_source=ig_web_copy_link

타임머신 1. 후기

드디어 타임머신 1. 을 완독했다.출판한지 거의 두달이 되어가는데 이제서야 다 읽은 것은 반복 작업의 여파랄까.출판하기 위해서 너무 많이 읽었다 보니까 다시 보기가 쉽지 않았다.일단은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대략 1. 흡입력이 있다.- 의도한 부분인데 문장들을 행동이나 대사 단위로 나눠 띄워쓰기를 해서 그런지 읽기가 한층 수월하고 몰입이 잘 되는 것 같았다. 2. 서사가 진부하진 않았다.- 하나하나 단계를 밟는 느낌으로 서술하다보니 자칫 진부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호흡 조절도 잘 되고 작은 이야기들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물론 작가 피셜이라 신빙성은 잘 모르겠다.) 3. 아쉬운 구석이 그래도 꽤 있었다.- 사실 소설을 처음 쓰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나만의 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