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보 철학] 2. 경험
먼저 원칙으로 내세운 '경험'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경험만이 전부다. 경험 외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형이상학 서설에서 칸트가 이미 얘기한 바이기는 하지만 (뉘앙스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내가 깨달음을 얻고 이에 대해 절감한 것은 다른 경로에서였다. 이미 수필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삼수하던 21살 때까지 내가 왜 살아있는지에 대해서 또 내게 주어진 운명이나 목적이 있는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었다. 중학생 때부터 아니, 어쩌면 그전부터 고민했던 문제였는데 아무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보아도 그 해결이 소원하게만 느껴졌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것은 바로 내게 그것에 대해 알 수 있는 어떠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내 삶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