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Europe_2013_여름

벨기에 브뤼셀, 찍고 가다.

neulvo 2021. 4. 17. 21:39

브뤼셀에서의 첫 사진은 한 성당 사진이었다.

이 성당의 이름은 Basiliek van Koekelberg 인데

안에서 사람들이 미사 듣는 걸 구경하기까지 했다.

종교는 없는데 여행갈 때는 가끔 미사 듣기도 하고 구경하기도 한다.

 

이 성당이 내겐 좀 특별하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아래 사진과 같이

한국 전쟁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들어갈 수는 없었는데 가슴이 뭉클해지는 순간이었다.

 

숙소에서 숙소 밖을 찍은 사진. 벽화가 인상적이다.

브뤼셀에는 저녁 늦게 도착했는데

거의 막차 느낌으로 지하철을 타고 숙소에 들어갔다.

지하철 무임 승차하는 술취한 백인이

지하철 개찰구에서 내 뒤를 따라 들어오면서 고맙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더 재밌게 얘기할 수 있었을까?

모르겠다. 인상적이긴 했지만 유쾌하진 않았다.

 

브뤼셀에서는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행 계획을 짤 때 브뤼셀을 방문했던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오래 있을만한 곳은 아니라고 해서 일정을 길게 잡지 않았다.

 

아무튼 부지런히 움직여서 시내로 들어갔다.

그리고

초콜릿 가게들이 줄지어 서있는 장소에 방문했고

여러가지 초콜릿을 맛보았다.

맛은 다 기억 안나는데 개중에 알코올이 들어간 초콜릿이 인상 깊었고 맛있었다.

이때 알코올이 들어간 초콜릿을 처음 먹어서 그 기억이 더 강렬했던 것 같다.

그 후에는

맥주 가게를 방문했는데

벨기에인들의 맥주 자부심이 꽤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와플, 초콜릿만 생각했는데

맥주도 그만큼이나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얘기하자면,

감자 튀김을 좋아하고 많이 먹었다.

와플보다 더 많이 먹는 느낌이었다.

와플은 관광객들이 찾아 먹는 느낌이 강했다.

이렇게 통통한 감자 튀김은 처음 먹어봐서 생소했다. 물론 맛있었다.

프라이츠(Frites)라고 불렸다.

 

와플은 이렇게 생겼는데

물론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와플로 유명한 가게들이 더 잘하는 것 같았다.

조금 아쉬웠다.

옆에는 와플 가게의 진열대 사진.

 

브뤼셀에 대한 한 가지 재밌는 기억은

당시 브뤼셀 기차역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를 우연히 만났던 기억이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친구와 페이스북으로 소통했는데

내가 브뤼셀을 나가는 날이

그 친구가 브뤼셀에 들어오는 날이고

시간대가 만나서 뭔가를 하기엔 애매해서

못 만나겠다. 싶었는데 기차역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짧은 대화를 나누었고

내가 그 친구에게 시내로 가는 방향을 알려주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반대 방향을 알려줘서 헤맸다고 했다. ㅎㅎ;;

요즘도 만나면 가끔 그 얘기를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 친구한테는 항상 어딘가 미안한 기분이 든다.

 

이만 오줌 싸는 아이와 오줌 싸는 개의 사진으로 마무리하겠다.

글을 쓰고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무리한 탓일까.

그것도 있겠지만 글을 쓰며 그때를 회상해보니

브뤼셀을 스쳐가듯 보기만 했지 깊이 있게 느껴보진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충실한 일정을 보내야겠다.

 

아쉬움이 남은 곳. 브뤼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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