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7

[독후감] 매트릭스로 철학하기, 슬라보예 지젝 외 / 한문화

오랜만에 이렇게 책을 또 다 읽었다. 이번 책은 생각할 내용이 많아 꽤 오래걸렸다. 이동하는 중에 틈틈히 읽으려고 노력했고 2~3장이라도 읽다보니까 이렇게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다수의 철학자들의 글을 엮어 만든 것으로 매트릭스라는 영화에 대한 저명한 전문가들의 각기 다른 관점과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그리고 생각해볼 거리가 많아서 책을 읽는 것 자체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좋은 점이다. 물론 내용이 압축적이고 깊이가 있다보니 틈틈히 읽기에 좋은 책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트릭스에서만 찾을 수 있는 관점이나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아울러서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 참고로 나는 이 책을 ..

[늘보 철학] 6. 존중

'사람이 존중받아야 하는 이유는 그가 나와 마찬가지로 감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칸트는 사람이 이성적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나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성을 지녔기 때문에 자연이나 끌림의 명령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하고 선택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가 이성적 존재이자 자율적 존재이기 때문에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자율적으로 선택한다고 믿는다 하여도 그가 내리는 모든 선택이 자율적인 선택일 수는 없다. 그는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그 주변의 환경에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며 생존한다. 어떠한 영향을 얼마만큼 받았는지를 모두 재단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그 선택이 자유롭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인간이 스스로에게 법..

[스크랩]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_에릭 와이너 / 어크로스 출판사

들어가는 말, 출발 철학은 지식 체계가 아니라 하나의 사고방식,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무엇을'이나 '왜'가 아니라 '어떻게'다. "왜 기다려야 하지?" 왜 삶이 골칫거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오늘, 바로 지금,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인생이 이끄는 대로 나도 철학자가 되면 안 되나? 1부 새벽 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처럼 침대에서 나오는 법 우리를 이불 속에서 끌어내주지 못한다면 철학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우리 모두 외부의 힘이 작용하길 기다리며 가만히 멈춰 있는 물체다. 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자격을 빼앗을 것. 다른 사람은 나를 해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것은 나를 해칠 수 없기 때문." 2. 소크라테스처럼 궁금해하는 법 질문은 일방향이 아니다. 질문은 (최소) ..

[독후감]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_에릭 와이너 / 어크로스 출판사

이전에 읽었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를 읽기 위해서 모바일 교보문고에 접속했다가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끌려서 충동구매를 했었다. 그리고 오늘까지 열심히 읽었다. 철학가들의 사상과 여러 격언들을 작가 자신의 여정에 따라 하나씩 소개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아 끝까지 지루하지 않게 잘 읽은 책이었다. 철학을 삶에 잘 녹여서 풀어냈달까? 철학이 원래 삶과 별개의 것이 아니긴 하다만 이렇게 작가의 발자취를 따라 작가와 같이 호흡하고 같이 고민해보니 읽기도 좋았고 읽는 것이 내내 흥미롭게 느껴졌다. 내가 모르던 사상들에 대해 알게 되기도 해서 또 좋았다. 어릴 때부터 철학에 관심은 많았다만 전공으로 배우거나 어떤 과정을 밟지는 않아서 철학사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이렇게 개략적으로라도 알게 되는..

[늘보 철학] 2. 경험

먼저 원칙으로 내세운 '경험'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경험만이 전부다. 경험 외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형이상학 서설에서 칸트가 이미 얘기한 바이기는 하지만 (뉘앙스는 조금 다를지 몰라도) 내가 깨달음을 얻고 이에 대해 절감한 것은 다른 경로에서였다. 이미 수필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삼수하던 21살 때까지 내가 왜 살아있는지에 대해서 또 내게 주어진 운명이나 목적이 있는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었다. 중학생 때부터 아니, 어쩌면 그전부터 고민했던 문제였는데 아무리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보아도 그 해결이 소원하게만 느껴졌었다. 그러던 중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는데 그것은 바로 내게 그것에 대해 알 수 있는 어떠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내 삶의 이유를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

[독후감] 형이상학 서설_임마누엘 칸트 / 아카넷

출판사인 아카넷의 사이트가 따로 있지만 그 안의 링크가 네이버로 타게 되어 있어서 부득이하게 네이버 링크로 올린다. 어릴 적부터 철학에 관심이 많아 칸트의 저서들을 언젠가 꼭 다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대학생 때인가 이 형이상학 서설과 순수이성비판 1을 구매했었는데 형이상학 서설은 졸아가면서 읽었고 순수이성비판 1은 펴 보지도 못한 채 책장 안에 박제해 두었다. 그러다가 이번 기회에 형이상학 서설부터 다시 한번 읽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읽기 시작했다. 형이상학 서설을 다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걸려서 과연 그의 저서들을 언제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뭐, 시작을 했으니 언젠가 끝을 보겠지. 독후감 업데이트 속도가 정말 느릴 것 같은 예감이 든다. 그럼에도 형이상학 서설을 읽으면서 내..

존중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존중이다. 원래는 비밀이었는데 그건 다음에 얘기하자. 아무튼 존중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사람을 존중해야한다는 명제를 나는 항상 옳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그게 맞거나 좋으니까 항상 그래야한다는 건 아니고 내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다. 그리고 이 논리는 내가 재수 때 즉, 20살 때 깨닫고선 항상 유념하고 있는 논리다. 학창 시절부터 철학에 심취해 있었고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걸 좋아했던 나는 내가 태어난 이유, 삶의 목적 그리고 인간의 존재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생각하는 삶의 목적에 대해서도 다음에 써야겠다. 무튼, 그 중 인간의 존재를 고민하면서 나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Cogito, ergo sum)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