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수필

방식

neulvo 2021. 4. 25. 13:59

내 잘못은 세상을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려고 하는 것이고

내 잘못은 세상을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추구하는 게 잘못이란 걸 나는 안다.

 

내 생각에 동조해주는 사람이 적기 때문에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란

너무나도 부서지기 쉬운 것이고

너무나도 무너지기 쉬운 것이다.

 

세상이 좋게만 보이고 좋게만 흘러가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지.

그럼에도 나는 내 생각을 관철한다.

 

틀림을 알면서도

상처를 받으면서도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나는 내 방식을 포기하지 않는다.

 

다른 많은 고집 꺾었지만

이 고집 만큼은 꺾이지 않았다.

 

가끔 나는 내가 정말 버겁다.

가끔 나는 그냥 어렵고 힘들다.

가끔인가 자주인가

고민이 될 정도로 헷갈린다.

 

모르겠다.

내가 특이한 사람이라 그런가

괴짜라 그런가

세상이 나를 많이 괴롭혔던 것 같다.

일일이 다 얘기하고 싶진 않지만 그랬던 것 같다.

 

뭐, 나만 어렵고 힘들게 산 건 아니겠지만

좋게 보려고 하고 좋게 하려고 하다보니

어디선가 무언가 문제가 생겼고

내가 좋아했던 그리고

나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나를 싫어했다.

 

나를 대놓고 괴롭힌 적도 많았고

나를 은근히 따돌린 적도 많았다.

나를 이용한 적도 있었다.

 

나는 몰래 많이 울었고

나는 몰래 많이 버텼고

나는 몰래 많이 아파했고

나는 몰래 많이 힘들어했다.

 

사람을 믿기가 힘들어졌고

사람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다.

그래도 믿으려고 노력은 하고 있다.

 

사람 관계라는 게 어렵지.

그리고 사람 관계뿐만 아니라 세상이 다.

쉬운 게 하나 없다.

뜻대로 되는 게 하나 없다.

 

모든 게 어쩌면 내 삶의 방식 때문에가 아니라

그냥 나라는 사람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내 삶의 방식을 고치고 싶은 생각이 없다.

 

나라는 사람은

매번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고치고 고쳤다.

나는 정말 옛날의 나와는 너무 다른 사람이다.

가끔은 미친 것 같기도 하고

가끔은 연기하는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내가 나를 잘 모르겠다.

가끔은 나를 통제하는 내가 너무 힘들다.

 

그래도 내 삶의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그게 문젠데

나는 그냥 세상을 좋게 보려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고

나는 그냥 세상을 좋게 살려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인 것 같다.

 

이상주의적인 희망을 가지고 산다.

 

그래서 알고 있고 어느 정도 각오하고 있다.

아니, 각오라기 보단

그러겠지 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안 좋은 일이 앞으로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걸.

그래. 여태 그렇게 살았으니 앞으로도 그러겠지.

 

그래도 갑자기 드는 생각에

달라지기 위한 고민은 해봐도 될 것 같다.

생각해보니

고집 부리는 게 딱히 좋아보이진 않네.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할 건지 생각해봐야겠다.

 

아니다.

모르겠다 솔직히.

되는 대로 살자 그냥.

 

솔직히 버거운데 그래도

더 이상

가만히 멈춰있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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