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시대의 평범한 한국인답게 운세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
틀리든 맞든 운세를 보는 것은 재밌다.
매일 아침 그리고 저녁,
전갈자리 운세를 검색해 보는 것이 내 루틴이다.
그렇다. 나는 11월 생이다.
운세를 보다 보면 가끔은 과하게 몰입하긴 한다만
따지고 보면 운세대로 하루가 흘러가진 않는 것 같다.
그치. 세상에 전갈자리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랑 같은 때에 태어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운세에 나오는 얘기가 정확히 내 얘기일 수는 없다.
그래서 요즘엔 참고 사항 정도로 생각하고 보고 있다.
신경 쓰고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려줘서 좋은 것 같다.
예를 들자면, 마무리를 잘 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라. 나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 휴식을 해야한다. 와 같은
당부 같은 느낌?
평소에도 신경 쓰면 좋은 것들이지만
평소에는 또 까먹고 사니까.
운세에서 얘기해주면 조금 더 신경 쓰고 조심하게 되니
좋은 것 같다.
특히, 휴식은 내게 정말 중요한 거라
운세에서 얘기해주면 리마인드 돼서 좋다.
그럼에도 운세를 볼 때는 조심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과몰입하지 않게.
전에 힘들었던 시절에
아무것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던 시절에
나는 운세를 너무 자주 보고 운세에 너무 의지했다.
운세를 보는 것보다 행동을 하는 게 중요한데도
그걸 알고 있는데도
운세 보는 게 더 쉽고 가까우니까
그리고 조금이라도 희망을 주니까
행동하지 않고 운세 보는데 집착했다.
그런데 운세만 보고 있는데 뭐가 되겠는가.
세상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랬던 것 같고 그런 것 같다.
뭐라도 하고 기대하는 게 차라리 낫다.
그래도 다행히도(?) 지금은
운세의 마력에서 어느정도 벗어났다.
쓰라린 경험 덕에 운세를
참고 사항 정도로만 생각하고
거기에 너무 의지하고 기대지 않으려 하고 있다.
아니, 이게 대부분 틀린 걸 알아도
맞는 부분이 있으니
거기에 너무 몰입한다니까?
순간 욱했다.
그런데 진짜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사람 심리가 원래 그런건지 몰라도
맞는 부분에만 집중해서 다른 것도 맞겠지.
그렇게 기대하게 된다.
운세란 게 그 심리를 이용하는건가?
뭐, 거기까진 잘 모르겠지만
조심해야지.
조심해야한다.
운세가 정말 재미나 참고 사항으로 생각하면
재밌고 괜찮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거기에 너무 몰입하면
진짜 위험한 것 같다.
내 경험 상은 그랬다.
그랬지. 편입 준비하는데 자리가 한 자리
이렇게 나오니까
공부를 더 하기보다 운세를 더 봤지.
뼈 아픈 과거다.
또 편입이 아니어도 힘들었을 땐
운세에 너무 의지했다.
그래. 또 다시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한 거다.
지난 일은 지난 일이고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거다.
그런데 오늘 운세가 뭐였지?
아, 다행이다.
까먹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