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기/미술전 후기

[2024 / 예술의 전당] 미셸 앙리 : 위대한 컬러리스트

neulvo 2024. 12. 23. 23:05

이번에 다녀온 것은 미셸 앙리의 앵콜 전시.

이전에 예매해뒀었는데 까먹고 뒤늦게 가서 티켓 다시 구매한 뒤에 관람하였다.

11월엔 나름 바빴던 거 같으니까 어쩔 수 없었던 걸로.

 

일단 전시에 대해 총평하자면,

미셸 앙리라는 화가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또 그의 색채 감각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크로스헤칭이라는 기법도 알게 되었고,

빨간 색 사이에서 주황색이 돋보이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꽃 그림을 그리는 것과 그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미 꽃 그림을 그리는 것이 나에게 큰 부분이 되었는데

그 작업에 조금 더 애정을 갖게 된 것 같고

미셸 앙리 처럼 꽃을 상상해서 그리는 거나 마티에르를 살려서 그리는 것에 대해서

고찰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한 번 시도해보지 않을까 싶다.

여러가지 수확이 있었던 전시였다.

 

미셸 앙리 전시는 그의 역사를 따라서 전시가 되어있다.

하지만 그가 그림의 제작 연도를 밝히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그림이 그의 시기를 추정해서 전시가 되어 있었다.

 

전시 초반에 볼 수 있는 그림인데 그가 즐겨 쓰는 소재들이 모두 여기에 담겨 있다.

물론 개양귀비 꽃을 선호했던 것 같지만

크리스탈 유리병과 꽃 그리고 과일과 풍경, 이 네 가지 요소가 그의 주된 요소인 것 같다.

 

이렇게 날리듯이 그린 나무 그림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분홍색 하늘이 예뻐서 올려 봤다.

 

이 그림 같은 경우에는 가운데 과일과 꽃의 주제의식이 덜한 것 같다.

오히려 그로부터 이어지는 주변 풍경의 색채가 더 눈에 들어오고,

창살이 시선을 또 많이 잡는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모호하게도 느껴지는 것 같다.

 

일단은 이 꽃의 마티에르, 임파스토를 확인하기 위해 찍었었다.

옆에 임파스토에 대한 설명을 함께 올린다.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그림들도 많았는데

화가가 좋아했던 풍경인 것 같다.

물 위의 도시이기 때문에 독특한 정취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베니스에 처음 갔을 때를 회상해보면,

정말로 신비롭고 놀라웠던 것 같다.

물론 이 그림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지만, 노을이 질 때도 아름다웠던 것 같다.

 

파란색과 빨간색을 과감하게 쓴 그림.

꽃을 활용한 색채감각이 뛰어났던 것 같다.

 

미셸 앙리의 그림을 보다보면,

비슷한 톤의 색채 속에서도 대비를 잘 만든다는 느낌이 있다.

꽃과 배경 사이의 색채가 다르고 질감이 또 다르다.

그래서 조화로운데 미묘하게 달라서 다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보기 편한가 하면 딱 그런 느낌은 아니고,

화사하고 화려한 느낌인 것 같다.

 

이 그림에 만약 크로스헤칭이나 크리스탈병이 없었다면

꽃이 잘 보이지도 않고 감상도 힘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또 꽃을 하나하나 살펴 보라고 그린 그림도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위에서 언급한 기법들 덕분에 꽃을 구분해서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 난해한 구석이 있다.

 

그의 스타일을 잘 나타내는 개양귀비 꽃 그림.

가장 심플해서, 그를 이해하기 가장 좋은 그림인 것 같다.

부가적인 색이나 요소가 덜하다.

 

이건 노년에 그린 그림 같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임파스토 기법도 보이지 않고 꽃이라는 주제만 강하게 남았다고 해서 였던 것 같다.

꽃의 화사한 면만 담겨있지 않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이었다.

오른쪽에 깔린 어두운 빨간색 덕분에 꽃이 시드는 것, 세월의 흐름을 연상해볼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마음에 들었던 그림들.

액자에 걸렸있던 그림들인데 수채화여서인지 조금 더 표현이 섬세하다.

수채화 맞겠지? 음... 맞을 것 같다.

 

왠지 모르게 아프리카 같은 느낌도 드는 그림.

뒤의 나무 실루엣들이 코끼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마지막 그림.

마지막까지 병환을 지니고도 그림을 그리고자 한 그였는데

그것이 위험하다고 그리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그림이란 어떤 의미일까 생각이 또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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