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반 고흐 전시를 하여서 보고 왔다.
올해 마지막으로 보는 전시가 될 듯하다.
설마 일주일 사이에 또 보러 가진 않겠지.
저번 주는 약속이니 전시니 적당히 할 것만 하고 겉돈 느낌이 있다.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가도
아직 이룬 것이 많지 않아 조금 더 힘을 내야 할 것 같다.
무리는 안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경계가 항상 모호한 것 같다.
아무튼 반 고흐 전시.
전시는 다 보는데 생각보다도 소요시간이 꽤 된다.
관객이 정말로 많기 때문이다.
그림을 자세히 보고자 한다면 정말로 많은 시간이 들 것이다.
설명 들으면서 정체되는 구간들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물론 작품 설명을 들으며 전시를 보는 것은 너무나도 좋은 애티튜드라고 생각한다.
전시는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그 목숨이 다할 때까지의 역사를 설명하는 시간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 해설의 경우에는
고흐가 테오에게 자신의 상황을 전한 일이나,
돈이 부족해서 모델을 구하지 못했던 것,
자신의 그림에 대해서 안 좋은 평가를 들었던 일 등이 기억에 남는다.
전시에 대한 감상 같은 경우에는,
고흐가 인체 드로잉을 잘했다는 것.
그게 가장 인상적이었다.
판화로 제작된 감자 먹는 사람들 그림인데
이것도 생각보다 어둡게 나와서 긁어냈다고 했었나
스토리가 있었는데
그보다는 이것과 다른 작품들에서 보여준
고흐의 인체 드로잉이 나는 꽤 마음에 들었었다.
씨뿌리는 사람 드로잉을 그리며 그에 집중했던 이야기도 마음을 사로 잡는 이야기였다.
밀레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지만,
그 씨뿌리는 행위에 집중하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그렸기에
후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명화를 그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파리 시절 그림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았던 그의 자화상.
인상주의를 받아들이면서도 독자적인 실험을 했던 기간이었다.
점묘 기법으로 표현된 식당 그림도 마음에 들었는데
그래도 역시 하나 고르라면 자화상이라서 이 엽서를 구매했다.
같은 파리시절 그림인데 꽃의 입을 겹겹이 표현한 게 눈에 들어와서
좋게 보았고 또 엽서도 구매한 작품이다.
바로 전에 미셸 앙리 전을 보고 와서 꽃 그림에 더 눈이 들어왔던 것도 있다.
꽃 표현에는 항상 관심이 갈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아를 시기의 작품, 씨뿌리는 사람.
반 고흐가 갑자기 아를로 가게 된 데에는,
아를의 여성이 아름다워서 그랬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흥미로웠다.
씨뿌리는 사람 이 그림 자체에 대한 감상은,
주황색과 파랑색을 교차로 사용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정도이다.
패턴이 단순하고 색채가 강하다보니 감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림이 훌륭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그림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시기일 뿐이다.
그리고 착한 사마리아인 그림.
말했듯이 반 고흐의 인체 표현을 나는 새롭게 좋아하게 되었다.
정확하기 보다는 역동적이고 생동감이 느껴지는 표현이다.
이런 게 힘있는 그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 그림은 그가 그림에 대한 연구를 하며 모작한 그림이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표현들을 그림에 잘 담아낸 것 같다.
테오를 착한 사마리아인에 빗댄 얘기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전시 내부에서 사진을 찍을 수 없다보니,
엽서의 그림들 위주로 정리를 해보았다.
반 고흐의 드로잉을 본 것,
그리고 그의 역사에 대해 다시 잘 알 수 있게 된 것이
이 전시에서의 수확이었다.
최근 부족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부족함에 꼭 집중을 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항상 중간을 맞춰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려운 것 같다.
아무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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