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본 28

슬픔

지금의 나는 모르는 누가 다치더라도 슬퍼할 거야. 언젠가의 나는 아는 누가 다쳐야지만 슬퍼할 지도. 또 언젠가 나는 옆에 누가 다칠 때에만 슬퍼할 수도. 정말 언젠간 나 아닌 누가 다치더라도 몰라 할 거야. 점점 무뎌져. 당연하지 않은 게 당연해져. 받아들여져. 난 누군가를 위해 슬퍼할 수 있을까. 누군가는 날 위해 슬퍼해줄 수 있을까. from : https://www.instagram.com/p/CAzSt7wnyHc/?utm_source=ig_web_copy_link

언덕 너머

너랑 나랑은 저기 언덕 너머로 가자. 노을이 저무는 황홀한 언덕 너머로 가자. 나는 더 이상 흰색이 보기 싫어 검은색도 보기 싫어 너랑 둘이서 빛 잘 드는 언덕 너머로 가자. 너는 더 이상 울음소리가 듣기 싫어 웃음소리도 듣기 싫어 나랑 손잡고 노랫소리 들리는 언덕 너머로 가자. 너랑 나랑은 저기 언덕 너머로 가자. 세상은 버리고 저기 언덕 너머로 가자. from : https://www.instagram.com/p/B-LYK_rnTFI/?utm_source=ig_web_copy_link

도마뱀

하늘은 맑고 높다던데 서울 한복판에선 얼마 전 내 친구 도마뱀이 전화했다. 울먹이면서. 수년간 길러온 자신의 꼬리가 마음껏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매일 잘려나간다고. 그게 가여워 나는 새 우리로 가라고 너 거기서 괜히 피 흘리지 말고 다른 우리로 떠나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 친구는 더 이상 철창은 싫다고 어차피 떠나봐야 철창 안이라고 싫다고 울다가 전화를 끊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던 걸까. 무엇을 오해했던 걸까. 하늘은 맑고 높다던데 서울 한복판에선 유리 판때기로 둘러싸인 철제 우리만이 높을 뿐이다. from : https://www.instagram.com/p/B-Qfaq-H3tF/?utm_source=ig_web_copy_link

몰라서

내가 너를 사랑할 때면 나는 왜 이리 슬픈건지 나는 너를 사랑하고 너는 나를 사랑하는 단 하나 바라지만 너의 진심을 몰라 사랑 점점 뜨거워지나 사랑 아닌 집착 같아. 너는 나를 사랑하고 나는 너를 사랑하는 단 하나 바라지만 너의 마음을 몰라 사랑하는 너를 볼 때면 나는 왜 이리 슬픈건지 from : https://www.instagram.com/p/CAUOgtoH6JJ/?utm_source=ig_web_copy_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