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수필

이유와 목적

neulvo 2021. 4. 19. 19:32

전에 얼핏 얘기했던 대로

내가 생각하는 내 삶의 목적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어릴 때부터 생각이 참 많았고

고민도 참 많았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궁금했던 건

내가 왜 살아있을까? 내 삶의 이유는 무엇일까? 였다.

세상에 존재한다면 어떠한 방향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엇인지 나는 몰랐고 궁금했다.

 

이것에 대해서도 나만의 답을 내렸던 게

재수 때 즉, 20살 때였던 것 같다.

그때 공부를 많이 해서 머리가 잘 돌았던 걸까?

아직까지도 그때의 가치관을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정답이 아니라 할지라도

설득력 있는 확실한 포인트가 있는 것 같다.

 

아, 하나 짚어두자면 그때 나만의 답을 내렸다고 해서

갑자기 안하던 고민을 했는데 유레카!한 것은 아니다.

거의 중학생 때(?)부터 나의 존재와 삶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20살 때 나만의 답을 내린 거지.

나만의 답이란 뉘앙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건 정답도 보편타당한 답도 아니다.

 

너무 오래 말을 끌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내 삶의 이유가 무엇일까?에 대한 내 답은

'알 수 없다.'이다.

 

뜬금없고 난해한 소리란 건 안다.

그런데 정말로 나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모른다와 알 수 없다 사이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모른다는 것은 알 수 있는 상태로 남는다는 것인데

알 수 없다는 것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즉, 알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다시 밝혀두지만, 나만의 답이다.

 

내가 왜 살아있냐? 내 삶의 이유가 뭐냐?

다시 말하지만 나는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살면서 경험하고 배우고 느낀 것들.

그런데 나는 내가 왜 살아있는지

알 수 있는 어떠한 단서도 본 적이 없고 누구한테 배운 적도 없다.

또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고민했지만

모두가 모른다는 것은 그 답이란 게 없는 것 아닐까?

그러니 알 수 없는 것이다.

 

어렴풋이 나도 어떤 역할이 있겠지 생각은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에 대해 알 수 없다는 게 내 견해다.

 

그래서 알 수 없다라는 게 무슨 소용이냐? 라고 생각해보면

나에게는 소용이 많았다.

내 삶의 이유에 대한 고민들과 그 고민을 했던 시간들은

충분히 가치 있었지만

내가 내 삶의 이유에 대해 알 수 없다라고 답을 내린 이후로는

그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나는 내게 주어진 이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나만의 목적을 설정하였고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살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그 목적은 비밀이다. 메롱.

삶의 주체가 내가 되었고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삶이 내게 주어진 것이지 삶이 나를 이끄는 것이 아니다.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사느냐는 내 의지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깨달음이라면 깨달음인데

이 하나가 내게는 매우 중요했다.

내 삶의 이유는 알 수 없는 것이고 내 삶의 목적은 내가 설정하는 것이라는 것.

 

이유를 모른다해도 일단 살아있다.

그리고 살아있으면 무언가를 할 수 있다.

그것을 인지하고 하고 싶은 혹은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설정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물론 목적을 이루면 좋겠지만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잘못은 아니다. 아무런 문제 없다.

삶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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