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작은 책장

[독후감] 공정하다는 착각_마이클 샌델 / 와이즈베리

neulvo 2022. 3. 30. 14:47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다.

최근에는 취직 준비도 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작업물을 올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보니

이렇게 글을 쓸 기회가 많이 없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지도 꽤 됐는데

이제서야 다 읽고 스크랩하고 독후감을 쓰는 느낌이다.

참고로, 막상 스크랩을 쓰고 나니

글 내용을 너무 많이 담은 것 같아서

이전의 스크랩들과 함께 비공개 처리했다.

스스로에게 필요한 만큼만

다시 보는 용으로 가지고 있을 생각이다.

 

그럼 이제부터 '공정하다는 착각'에 대해 다뤄볼까.

이 책의 핵심 고민은 '공동선'에 대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이 되어야 할지

또 어떻게 해야 우리가 공동체 의식과 연대 의식을 회복할 수 있을지

저자인 마이클 샌델은 함께 고민해보자고 한다.

그리고 현재의 문제점,

불평등의 심화 및 확산과 존엄성의 훼손이

세계화와 능력주의, 학력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마땅히 받을 것을 받는다'는 당연시 되는 생각이

능력주의와 결합해

승자에게는 오만과 불안을 패자에게는 굴욕과 분노를 불러 일으켰고

공동체 의식을 와해시키고 사람들을 분단시켰다는 것이다.

 

세계화는 이 현상을 가속 및 심화시켰고

학력주의는 능력주의 관념이 사회에 뿌리내리게 해주었다.

 

하지만 실제로 능력주의 이상은 실현되지 못했으며

실현된 능력주의는

또 다른 불평등을 초래했을 뿐이고

그 불평등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것이었다.

 

능력주의 이상이 실현되기에는 기존의 권력 관계나 부의 역학 등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산재해 있었다.

그렇지만 그 이상의 실현이 정말로 필요한 것일까?

 

능력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 이상이 실현되지 않아서

문제들이 발생했다고 하지만

그 이상 자체가 문제일 수도 있는 법이다.

 

능력주의는 기존의 불평등을

능력의 불평등으로 치환해줄 뿐이다.

사람들을 능력에 따라 새롭게 줄 세울 뿐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사람이 소외된다는 것이다.

완전하지 않은 능력주의 임에도

그것의 실현은 사람들에게 상처만을 안겼다.

 

스스로가 자기 운명에 책임져야 한다는 능력주의 슬로건은

개인을 복돋는 듯 가장하며

실제로는 책임의 소재를 자신에게로 돌렸다.

'운이 나빠서'가 아닌

'능력이 없어서', '그럴만 해서' 라는 말은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탓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내던져진 사람을 종국엔 쓸모 없는 인간으로 만들어 버렸다.

 

쓸모 없는 인간이 되는 것,

부적합한 인간임을 아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다.

인정받지 못하고

스스로가 스스로를 부정하는 상황까지 개인을 몰고 간다.

 

쓸모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

경쟁을 거듭하는 것 또한

자기 파괴적이긴 마찬가지다.

 

과도한 스트레스를 개인에게 안기고

끝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상황까지 개인을 몰고 간다.

 

발을 헛디뎌서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순간

쓸모 없는 인간이 되는 법이다.

 

안간힘을 다해 사다리를 오른다기 보다

안간힘을 다해 사다리에서 버틴다가 요새는 더 맞는 것 같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불안 그리고 그 후의 몰락과 부정의

사이클을 우리는 자각하지 못하고 또, 자각하더라도 애써 부정하며 돌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를 극복해야만 하는 현 상황이 문제다.

 

극복하지 못한 사람은 무엇이 되는가.

모든 사람들을 다 패배자로 낙인 찍을 수 있는가.

묻고 싶다.

하지만 이런 물음이 우리에게는 낯설다.

노력하면 되니까.

사람은 응당 받아야할 것을 받을 테니까.

 

말이 돌고 돌며

상황이 돌고 돈다.

 

이렇듯 능력주의는 개인에게 상처와 슬픔 만을 안기고

그 문제의 해결을 다시 자기 안에서 찾으며

또 그 해결이 가능하다 기만하며

개인과 사회를

그것이 만든 사이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이 사슬은 끊겨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 사회는

앞 세대의 유산일 뿐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이 슬픔이 반복되지 않게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며

그를 위해 더 많은 논의를 해야 한다.

 

누군가의 정답은 더 이상 정답이 아니다.

우리는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정답이 답이 될 수는 없다.

함께 사는 법을 우리는 함께 고민해봐야 한다.

 

얘기하다보니까 끝에는 논설문이 되어버린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이 또한 괜찮은 것 같다.

와이즈베리의 링크가 따로 없어서 YES24 링크를 달며 마무리하겠다. 감사하다.

 

공정하다는 착각 (특별 양장본) - YES24

마이클 샌델 10여 년 만의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 출간!샌델, 기울어진 사회구조 이면에 도사린 ‘능력주의의 덫’을 해체하다또 다시 ‘공정’이 화두다. 언론 미디어를 통해, 부유층과 빈

www.yes24.com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