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작은 책장

[독후감] 정의란 무엇인가_마이클 샌델 / 김영사

neulvo 2022. 1. 10. 14:01

최근에 책을 읽는 것보다 글을 쓰는 거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료조사 용 책 외에는 읽지 않으려 했는데

교보 문고에 한 번 다녀왔더니

또 재밌어 보이는 책들이 많아서 이렇게 또 읽게 됐다.

 

사실 마이클 샌델의 다른 저서인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싶었는데

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읽었다.

 

내가 20살에 재수할 때 이 책이 베스트셀러여서

당시의 나도 읽어보려고 애썼는데

졸음 때문에 2강인가 3강의 벽을 넘지 못하고 책장에 오랫동안 꽂아놨었다.

그런데 이번에 막상 읽으려니까 또 잘 읽어져서

나름 발전을 한 건가 혼자서 약간 뿌듯한 순간이 있었다.

 

책의 내용은 주로 물음에서 시작해서

쟁점이 되는 현실의 이야기를 가져와

논의를 발전시키고

그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소개한 뒤

다시 물음을 던지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주로 공리주의, 자유지상주의, 공동체주의의

세 가지 관점으로

사태를 보고 화두를 던지는데

내용도 그렇고 내용의 전개도 그렇고 훌륭했다.

 

기록해두고 또 보고 싶은 내용이나 문장들이 많아서

스크랩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래도 철학을 좋아하니까

또 그냥 잊어버리기에는 아깝기도 해서 열심히 했다.

 

책을 읽으면서 아직 다 못 읽은 칸트의 저서들을 다시 읽고 싶어지기도 했고

(칸트의 저서들은 평생의 숙제 같은 느낌이다. 언젠가는 꼭 끝내야 한다.)

쇼펜하우어, 롤스 등 다른 철학자들의 저서들도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건강이 회복되면서 체력도 많이 좋아져서

조금 더 욕심을 부려도 괜찮을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 느끼는 철학이란 그런 것 같다.

시대의 필요에 의해 나오기도 하지만

철학이 세상으로 나옴으로써

시대의 정신과 시대의 흐름을 바꾸기도 하는 것 같다.

 

최근까지 우리는 공리주의와 자유지상주의 사이에서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공동체 의식이 약해지고 개인이 소외되기 일수였다.

 

경제 발전을 위해 잊혔던 공동체 의식과

연대 의식이 다시 등장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마이클 샌델이

주창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나는 우리가 소외되는 것은 자격에 대한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고

누군가는 더 못한 삶을 살 이유가 있다고

우리는 노력이나 성격 또는 그 외 다른 요소들에 기대어 그를 설명하려고 애쓴다.

하지만 현실을 다 이해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이해하려고 애쓴 것들이 다 맞는 것도 아니다.

 

누구도 어떠한 자격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고

보기에는 타당해 보이는 이유들도 꼭 다 들어맞는 것도 아니다.

벌어지는 모든 것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A이기 때문에 B다.'라고 단정짓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어떠한 현상이나 결과를 가지고

누군가를 평가하거나 누군가를 차별하는 것은

사실 얼토당토않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관습적으로 그렇게 해왔고

그것을 맞다고 믿고 있고 그것을 포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피해받고 누군가가 소외된다 하더라도 말이다.

주도적인 사회 관념 아래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고

변화를 일으키기란 더 어렵다.

사회 구조가 고착되고 빈부격차가 심화돼 변화를 어렵게 만들었다.

개인이 왜소해졌고

기관이나 기업이 비대해졌다.

 

개인에게 변화를 바라는 것은 이미 어려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기대야 할까?

사람이 평가되고 사람이 대체되며 사람이 소외받는 현실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나는 철학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한 철학이 주창되어

사람들이 그에 공감하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지금의 이 흐름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순진한 생각이고 이상적인 얘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

외면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문제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내가 중요하듯 다른 사람이 중요하고 우리가 중요한 것이며

우리가 사람인 것은 우리가 같이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람이 소외받지 않는 세상을 위해서

그에 다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바뀌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

BBC,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전미 언론이 격찬한 그 강의! 전 세계의 석학들은 왜 정의에 주목하는가? 지금, 정의란 무엇인가를 선명하게 되돌아볼 시기이다! “매년 천여 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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