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미술 전시전을 보고 싶어서
찾아보다가 살바도르 달리의 전시전을 다녀왔다.
동대문 역사 문화공원에 있고
2022년 3월 20일까지 전시한다고 한다.
아래는 링크
이번 전시전을 통해서 살바도르 달리를
알게 되고 또 그의 삶과 예술을 이해하게 되어서 좋았다.
하지만 그를 이해한 것과 별개로
그의 예술에 대해서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가 매우 숙련되었고
또 선구자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의 예술이
내게 와닿진 않았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상징들을
작품들 속에서 반복해서 사용했기 때문인지
그의 작품이 진부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고
메세지가 비어 있는 나열들에 불과하단 느낌을 받기도 했다.
뭐랄까 메일에 내용이 없는데
첨부 파일은 많은 그런 느낌?
그런데 그 첨부 파일들의
대부분이 이전에 이미 받았던 거고
또 새로운 것이 있기는 해도
그 파일들 사이의 연결이 모호해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 그런 느낌(?)이었다.
보낸 사람 마저도
본인의 의도를 정확히는 모르지 않을까
의구심이 드는 류의 것이었다.
메시지는 단순한데
표현이 복합적이어서
그런 느낌을 받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래는 인상적이었던 작품 소개.
알게르 항구, 카다케스라는 작품인데
음영의 색채감과
점묘법의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두 인물이라는 작품이다.
달리가 피카소에게 영향을 받아서
그린 입체주의 그림이다.
달리는 정말 습득력이 빠르고
그림에 관해선 엄청 숙련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슈거 스핑크스.
달리의 뮤즈인 갈라가 등장하는 그림.
달리의 구름, 그리고 바람결의 표현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무제(맑은 날의 지속).
달리가 자주 사용했던 상징인
목발, 신발 등이 갈라와 함께 등장하는 작품.
색채감이 좋으면서도
어딘가 대담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광란의 트리스탄" 프로젝트.
달리의 인체 이해와 표현력을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얇은 천에 감싸인 실루엣을
표현하는 것을 종종 즐겼던 것 같다.
네로 코 주위의 탈물질화.
고전작품들을 보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해체주의의 참신함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
네로 코가 떨어져 있는 게 재밌고 인상적이었다.
임신한 여성이 된 나폴레옹의 코, 독특한 폐허에서 멜랑콜리한 분위기 속 그의 그림자를 따라 걷다.
역시 해체주의의 작품.
상징이 많고 그 안에 다양한 표현들이 담겨 있다.
그렇지.
어쩌면 달리는 지금의 내가 이해하기엔 어려운 인물이었던 것도 같다.
전사 혹은 "로스 엠보자도스." 미켈란젤로의 로렌조 메디치의 무덤에 있는 조각상 재해석.
그의 시선 처리와 코 아래에 놓인 목발,
또 귀에 걸린 흘러내리는 시계 등
관찰할 만한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이 담긴 작품이다.
애초에 투구를 쓰고 있는 조각상의 표현 자체가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작품들을 돌아보니
달리는 역시 나에겐
선구자적인 느낌이 더 강한 것 같다.
뛰어난 예술가이기도 하지만
그의 시도나 실험, 행보들이 내겐 의미가 더 깊은 것 같다.
사실 전시전을 보고 나올 때에는
조금 힘들어서
많은 생각이 들진 않았는데
돌이켜 보니 여러모로 영감을 많이 받은 좋은 전시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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