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어제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에 다녀왔다.
피카소의 작품들은
여러 미술관을 돌아다니면서
조금 조금씩이라도 보았는데
이렇게 전시전으로 만나게 된 건 처음이지 않나 싶다.
뉴욕 MOMA에서 보았던
피카소 작품들이 그래도 인상 깊었는데
그곳에선 피카소의 입체주의의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작품들을 설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여기 피카소 INTO THE MYTH에서는
피카소의 인생을 중점으로
그의 인생이
그의 작품들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또 그와 함께
그의 작품들이
어떻게 변화해갔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PICASSO INTO THE MYTH는
현재 한가람 미술관 제 1 전시실에서
AM 10 : 00 ~ PM 19 : 00 (*월요일 휴관) 까지
전시를 하고 있다.
아래는 예술의 전당 위치.
나는 가이드온을 설치해서
배우 이정진 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피카소 INTO THE MYTH의 관람을 시작했다.
큰 맥락에서 내가 느낀 점을 토대로 얘기해 볼게요:)
가장 먼저 만나는 작품은
파라렐로의 콘서트 카페
(Café concert du Paralelo)이다.
사진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저작권이 염려돼
사진은 따로 가져오지 않았다.
혹시 궁금한 사람이 있을까 구글 검색 결과를 가져와봤다.
여기선 큐비즘의 흔적을 볼 순 없지만
주홍색 색채의 과감한 사용을 통해
음영과 포인트를 잡은 그의 감각을 볼 순 있었다.
1900년 작품이라
시기 상으로 앞서 있고
다른 작품들과는 떨어진 모습이 있어
맨 앞에 배치했던 것 같다.
임팩트면에서도 나름 신선함을 주어
좋은 배치가 아니었나 싶다.
그 후에는 피카소가 한 나무 조각들과
아상블라주 작품들 그리고
(*아상블라주 assemblage : 프랑스어로 집합, 집적.
간단히 말하자면 오브제의 집합)
입체주의 작품들을 보여주며
그의 입체주의 화풍이 아프리카 미술에서
영감을 받았음을 보여주고
그가 연구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유리잔과 파이프가 담긴 그림이었는데
그의 입체주의 화풍과
그의 빛에 대한 이해를 모두
볼 수 있어서 좋은 작품이었다.
아래는 그와 유사한
파이프, 유리잔, 카드라는 그림.
이 그림도 전시관에 전시되어 있다.
위의 링크 사이트는
피카소에 대한 많은 정보들이 있는 사이트이니
관심 있다면 방문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만돌린을 든 남자라는
이 작품이 아무래도
전시전에서 말하고 싶었던
입체주의 연구의 모습을 잘 나타냈던 작품이 아닐까 싶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를 얘기하기도 했는데
그 부분에서 인상 깊었던 작품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피카소의 청색 시대는 피카소가 그의 친구
카를로스 카사게마스의 자살에 영향을 받아
검푸른 색의 어둡고 우울한 그림을 그렸던 시기를 말한다.
그다음에는 피카소가 올가를 만나고
그린 신고전주의 작품들을 조명했다.
이 후로는 피카소의 뮤즈들을 중심으로
전시가 전개되었다.
전시전에서 '평생 동안 나는 사랑만 했다. 사랑 없는 삶은 생각할 수 없다.'라는
피카소의 말을 조명했는데
그의 작품들을 보다 보니
그의 사랑이 일방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감상이 자연스레 들었다.
사랑의 감정이 담긴 작품들도 훌륭하지만
이번 전시전에서는
사랑 그 후에 갈등과 고통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광대 옷을 입은 폴이라는 이 작품이
신고전주의 시기를 잘 대표하는 것 같다.
편지 읽는 두 남자의 그림도 있지만
가족이 피카소에겐 더 큰 부분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건 이 작품
얼굴과 프로필이다.
인물의 두 프로필이 마주 보고 있으면서도
거리감이 느껴지는 게 이 작품의 포인트.
창문으로 들어온 가운데 빛을 기준으로
왼쪽 인물의 프로필과
오른쪽 얼굴과 프로필이 나누어져 있다.
오른쪽의 형상은
긴 머리와 이빨, 그리고 코 등을 보면
여인의 얼굴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입은 왼쪽 인물의 프로필을 향해 있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를 보면
여인이 등을 돌린 모습이 아닐까 싶다.
입이 밉게 표현된 것도 같다.
그러면서도 오른쪽의 프로필은
왼쪽의 인물의 프로필과
마주보고 있는데
그 눈빛이 매섭다. 또는 불편해 보인다.
아직은 마주하고 있지만
마주하는 것이 그렇게
유쾌하지만은 않은
두 인물의 모습을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
그 후에는 전시전에서 그의 새로운 도전,
볼라르 연작(판화)과 도자기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그 모습들이 능숙하거나
완전에 가까운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의 예술적 열망과 도전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그의 판화 작업은
후의 게르니카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피카소의 판화 작업과
그의 유명한 명화 게르니카.
그리고 다시 사랑 얘기로 돌아와서
그의 새로운 뮤즈, 마리 테레즈를
담은 작품들을 선보여 주었다.
대표적인 작품은 역시 마리 테레즈의 초상.
사실 나는 꿈이라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두 작품 모두 마리 테레즈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비교하자면 아래의 꿈에선
몽환적이고 부드러우면서도 우아한
여성의 기품 그리고 그를 사랑스럽게 보는
시선이 정적인 모습으로 투영되어 있다고 한다면
위의 마리테레즈의 초상에선
역시나 기품 있는 여성의 모습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동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나 싶다.
방의 구조나 색상도 꿈과는 달리
어색하면서도 불편한 차가운 느낌이 있고
여성의 표정도 읽을 수 없는 느낌이 강하다.
노란색과 주황색이
어떤 여성의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이나
아직은 식지 않은 애정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알 수 없고 불편한 느낌이 있다.
또 같이 전시된 시계를 찬 여인이라는 작품에서
마리 테레즈의 우울감이 엿보이는데
이때 내가 피카소의 사랑이 일방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감상이 들었다.
이후에는 피카소가 발로리스에 머물며
염소와 개, 가족을 오브제로 삼은
작품들을 나열해 주었다.
이 부분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피카소 인생의 한 부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한국에서의 학살.
게르니카, 시체 구덩이와 함께
전쟁의 아픔을 표현한 파블로 피카소의 대표작 중 하나이다.
그림 왼쪽에는 여인과 소녀, 아이들이
절망스러운 우울한 그리고 체념하는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그림 오른쪽에는 중세 풍의 또는 기계적인 복장을
입고 있는 군인들이 그들의 무기의 끝을
그림 왼편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림 뒤편에는 타다만 것 같은 잔해
그리고 굴곡진 언덕.
삭막하고 고립된 느낌을 더해주었다.
단발머리 소녀의 아슬아슬한 표정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한국에서의 학살 이후에는
피카소의 후기 그림과 조형 작품을 배치하며
전시를 마무리 지었다.
전시는 연도 순으로 무난하게 진행된 것 같으면서도
요소 요소의 포인트들을 잘 짚었고
파블로 피카소의 인생을
느껴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 구성이 정말 탄탄했다는 감상이 들었다.
또 이정진 배우님의
차분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목소리가
전시 감상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정말 만족스러웠던 전시전이니
혹시 관심 있는 사람들은
꼭 가보길 권장합니다. ㅎㅎ
아래는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링크이니
방문하고 싶은 분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럼 감사합니다~!
'느리게 살기 > 미술전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 더현대서울] 프랑스 국립 현대 미술관전 : 라울 뒤피 (1) | 2023.07.16 |
---|---|
[2023 / 서울시립미술관]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1) | 2023.07.09 |
[2023 / 그라운드시소 서촌] Mundo Mendo : Fantastic City Life (1) | 2023.07.01 |
[2022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Savlador dali_Imagination and Reality / 살바도르 달리 전 (0) | 2022.02.04 |
[2021 /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 한국 미술 명작 (0) | 2021.1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