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Tokyo_2023_겨울

도쿄 여행, 1일차 도쿄의 늦은 밤

neulvo 2025. 3. 17. 23:28

원래 오늘 글을 쓰려 했지만

저녁 이후로 여차저차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버렸다.

물론 요새 농땡이를 많이 피고 있긴 하다.

그런데 당장은 이런 정도의 게으름도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든다.

뭐랄까 내 몸이 필요하다 느끼기 때문에 게을러졌다는 느낌이랄까.

궤변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바쁘게만 살던 습관을 내려놓을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근데 또 게을렀기 때문에 지금 다시 열심히 하려는 생각이 드는 것일 수도 있달까

아무튼 요즘은 나름의 내적 시스템을 신뢰하는 방향으로 사고하고 있다.

 

이제 변명은 내려놓고 다시 여행 기록에 집중해 보자면,

도쿄 여행은 퇴사 이후에 엔이 싸졌다는 소식을 듣고,

약간은 충동적으로 저지른 여행이었다.

물론 충동적이었던 것에 비해 만족도는 무척 높았다.

요샌 이 충동도 사실 무의식의 발현이라고도 생각을 하기도 하고,

흠 결국 뭐, 스스로를 다른 방식으로, 즉 스스로의 시스템을 믿는 방식으로 믿어보고 있다.

 

여행이 충동적이었던 것만큼 비행기 시간은 여유가 많지는 않았었다.

돈을 쓰러가는 여행이라고 해도 돈은 아낄 수 있으면 아끼는 것이 맞기에,

그 중에서도 저렴한 시간대 노선을 선택해서 갔었다.

 

그래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렇게 늦은 밤에 도쿄에 도착을 했었다.

공항에서 내려서 기차 타고 우에노 공원 역에서 내렸고,

처음 보는 낯선 풍경들에 오랜만에 조금 긴장을 했었다.

해외 여행 뿐만 아니라 여행 자체를 정말 오랜만에 하는 느낌이라 설렜고 또 새로웠다.

당시에는 그렇지 쉽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었다. 지금도 어렵긴 하지만 뭐.

 

처음에 도쿄 시내를 걸을 땐 조금 무서운 느낌도 있었다.

저녁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또 그 길거리에 여자애들이 늘어 서 있어야지고 동공지진을 일으켰었다.

가출 소녀인가 싶었는데 뭔가 피켓을 들고 있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메이드 카페 홍보차 나온 건가도 싶다.

근데 그분들은 또 메이드 카페 거리 쪽에 있지 않았어서 참, 뭐였나 싶다.

물론 메이드들이 밖에 나와있는 모습도 좋게만은 보이지 않았다.

나도 젊지만 젊은 사람들이 고생하는 모습을 나는 그렇게 즐기지 않는다.

 

짐을 숙소에 두고 나와서 먹을 것을 찾았었다.

숙소는 APA호텔, 완전 단칸방에 침대만 있는 그런 곳이었다.

보통 저렴한 호텔을 선호하는 것 같다.

먼저 숙소 주변을 돌아봤었다.

숙소 주변은 뭐랄까 주택가와 상업지구의 사이 즈음에 있었던 것 같다.

저기 라멘집은 큰 빌딩 건물 근처에 있었는데

심야에도 장사를 했었고 또 사람들이 꽤 있었기에 도전하는 느낌으로 들어갔었다.

자판기에서 티켓을 뽑은 다음에 그걸로 음식을 받는 방식이었고,

해외로밍인가 번역 잘 안됐었나? 아니면 처음엔 그것도 생각 못했어서 그냥 눈에 보이는 거 찍었던 것 같다.

찍힌 시간 보니까 거의 9시 반인데도 사람들이 꽤 있었다.

약간 일과(야근) 후에 들러서 밥먹고 가는 느낌 또는 야식 먹는 느낌인 듯했다.

라멘이 직장인들의 음식 포지션인 것 같다.

 

처음 받아본 일본 라멘.

라멘 만들 때 뭔가 잘못된 게 있었다고 다시 만들어서 주셨다.

말이 안 통해서 걱정도 들었었지만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일본 특유의 친절함이 있는 것 같다.

라멘은 미소 차슈 라멘이었던 것 같고 보다시피 계란이 무척 주황빛이다.

맛도 차이가 있었나 싶긴 한데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난다.

라멘 국물이 굉장히 진했고 또 감칠맛도 상당했었다.

내가 일본에 있을 때 맛집을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는데,

그때의 분위기 또는 맛을 다시 느껴보기 위해서라도

그때 갔던 음식점들은 또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밤의 골목길 사진.

역시 사람이 다니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유별난 것 같다.

특유의 분위기, 느낌이 있어서 사진 찍는 것이 즐거웠다.

여러 번 다시 찍지는 않았고 이때의 분위기만 담으려고 했기에 대부분 한 두번만 찍었었다.

 

철도 주변 그리고 철도 아래의 가건물의 모습.

도쿄에는 철도 아래에 이렇게 가건물과 가게들이 많은데,

이것도 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그보다는 먼지가 좀 많은 것 같다? 오래됐을 것 같다?

그런 느낌도 들었었다.

직장인들이 아마도 회식하고서 얘기하고 헤어지는 모습들을 지나가면서 보았는데

그런 일상적인 모습이 그날따라 되게 좋아보였다.

여러 나라에서 일하면서 또 그 나라의 문화를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또 들었다.

항상 가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다.

첫날의 일정은 이렇게 사진찍으며 주변 돌아보고 돌아오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어딜 가든 숙소 주변은 먼저 돌아다니면서 익히는 편이다.

그러면서 좋은 장소를 찾으면 또 베스트이고.

이번 도쿄 여행을 쓰고 나면 밀렸던 여행 기록을 다 정리하는 건데,

꼭 마무리 짓도록 해보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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