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Russia_2018_봄-여름

러시아 생활기 19편, 월드컵

neulvo 2024. 12. 17. 19:12

이미 얘기했는가 모르겠다.

하지만 또 얘기했다고 그걸 그대로 믿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

그런데 나는 정말로 월드컵 때문에 전공을 선택했었다.

 

때는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가기 전 전공을 선택해야 할 때였다.

1학년 때 나는 자유전공으로 경영학부나 영어통번역, 아랍어통번역 등의 수업을 들었었다.

이것저것 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학교에 대한 미련이 없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제대 후에도 학교를 다닌다는 생각을 나는 그 당시 진지하게 하지 못했었다.

자퇴하고 꿈을 펼치거나, 편입을 하는 등의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전공 선택의 순간 바로 전에, 나는 모 기업의 대학생 홍보대사 활동 중,

카자흐스탄 친구들의 스페셜 올림픽 호스트타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했었다.

그때 우리 학교가 외국어에 특화된 대학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었다.

제대 후에 정말로 학교를 그만둘지 아닐지는 불확실했지만,

기왕 고른다면 외국어를 고르는 게 나을 것 같았고,

카자흐스탄 친구들이 러시아어를 또 썼기 때문에 러시아어에 관심이 생겼었다.

 

그리고 그때 생각을 해보니,

러시아어를 선택하면 제대 후의 다음 올림픽이 있을 러시아로

어학연수를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러시아어를 전공으로 고르고, 군대를 갔었다.

학과에서 내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제대 후에 적응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러시아에 정말로 갔었고 또 월드컵도 보고 왔었다.

그래서 러시아어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별로 후회가 남지 않는다.

러시아에 가서 처음으로 본 경기는,

바로 개막식이었다.

개막 행사도 보고 싶었고 또 

개막국인 러시아가 출전하는 경기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 같았다.

 

이건 지하철에 전시되어 있는 각 해의 우승 기념사진.

지단과 호나우두, 이탈리아 축구팀과 스페인, 독일 축구팀의 사진이다.

이렇게 추억을 회상해 볼 수 있게 한 건 정말로 좋은 것 같다.

축구를 잘 보게 된 건 나 역시도 2002년 이후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의 우승은 브라질의 차지였고,

브라질의 에이스는 바로 저 호나우두였다.

초승달 모양의 헤어스타일이 또 기억에 남는다.

 

근데 이날 사진은 또 남아 있지 않다.

파일이 깨진 것도 같고

어쩌다가 지워진 것도 같다.

개막 공연 봤던 것도 기억이 나고,

푸틴의 얼굴이 비친 것도 기억이 난다.

그래도 푸틴과 한 공간에 있어 봤다.

물론 나쁜 사람이지만, 하아.

하나 기억나는 건 경기가 원사이드 해서

조금 일찍 나가보려고 했는데, 골이 계속 나왔던 것이었다.

주바라는 장신의 공격수가 대미를 장식했다. (뉴스를 찾아보고 기억이 났다.)

끝난 줄 알았는데, 계속해서 골이 터지자 더 흥분했었고,

현장의 분위기에 흠뻑 젖었었다.

다름 아닌 개최국이, 대승을 하였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는 정말로 뜨거웠다.

또 개막식을 보게 된다면, 아마 이때의 기억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 열릴 월드컵은 북중미 월드컵인데,

가능하다면 가서 또 경기를 직접 보고 싶다.

북중미 월드컵을 갈 계획을 실제로 세웠었는데

그 계획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왜냐하면 컴퓨터 공학 석박사를 미국에서 하면서

그곳의 친구들과 함께 월드컵을 즐긴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의 커리어랄까 진로가 많이 달라져서,

다른 계획을 세워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건 또 지금 세우기는 어려운 계획.

뭐라도 확실한 게 몇 가지 생겨야 계획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진 뭐, 할 수 있는 걸 해야지.

 

오늘은 사설이 긴 것 같다.

근데 또 얘기 안 해 놓으면, 언젠간 까먹을 테니까.

이렇게 적어 놔야지.

사진은 비빔밥.

한인 식당에서 먹은 것인데 맛은 적당했던 것 같다.

이곳은 고기도 구워 먹을 수 있던 곳으로 기억한다.

한국인보다는 외국인 비중이 많았고 젊은 친구들이 또 많았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과 얘기하고 그런 일은 없었다.

그냥 우리 먹을 거 먹고 나왔다.

쏘맥잔에 있는 것은 그냥 차 같다.

이런 잔이 있다는 게 그것도 러시아에 있다는 게 신기했을 것 같다.

 

음... 다음에 큰 게 오기 때문에 오늘은 조금 더 작성해 보도록 하겠다.

 

귀여운 러시아 청설모.

이건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경기가 있던 날,

그 경기장으로 가는 길 중에 찍은 영상이다.

 

영상에 담긴 것은 같이 간 친구의 목소리.

 

지하철에서부터 응원열기가 엄청났다.

여기에는 포르투갈 사람들이 많았는데

경기장 부근에는 모로코 사람도 많이 있었다.

 

거리 공연하는 모습.

정말로 세계인의 축제이다.

이 분위기에 조금 더 녹아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

다음번에 월드컵을 또 간다면, 정말로 생각 없이 즐길 것이다.

 

그리고 모로코 형님들의 멋진 사진.

사진이 멋지게 찍힌 것 같아서 그냥 올려봤다.

사진을 둘러보니까 포르투갈 사람들하고 찍은 사진도 있네.

사진을 같이 찍게 된 배경은 잘 모르겠다.

 

그리고 한국인 중계진들의 모습.

이보다 잘 나온 사진이 없기에, 그냥 같이 있는 사진을 써봤다.

 

아, 아니다. 이렇게 중계진들이 모여서 찍은 사진도 있었다.

우리를 알아보고 한국인도 왔네라고 얘기를 했지만,

정환이 형은 우리에게 아는 척을 해주지 않았고,

영표 형은 우리에게 인사도 해줬던 걸로 기억한다.

중계진을 실제로 보니까 정말로 좋았었다.

 

경기 시작 전, 몸푸는 시간.

이거 구도가 꽤 좋은 것 같아서 올려본다.

열기가 정말 엄청 났다.

중동 사람들도 축구 엄청 좋아한다.

예전에 룸메가 자기 나라의 축구 경기 영상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사람도 정말 많았고, 응원 열기도 정말로 대단했었다.

유럽 못지 않았던 것 같다.

 

경기 시작 전 우리 강두 형.

이때는 그래도 전성기 때였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결승골이자 유일한 골을,

 

터트렸었다.

시작과 동시에 바로 넣은 골이었는데

4분은 지났었네.

헤딩골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서전트 점프가 정말로 월등히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로 대단했다.

그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것에 감격했었다.

 

이거는 경기 중에 찍은 사진.

중간의 7번이 우리 형, 날강두 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이다.

초반에 일찍 골이 터진 것에 비해서 경기는 지루하게 흘러갔었다.

모로코가 초반 골 이후로는 계속 밀어붙이고 포르투갈이 그것을 막는 양상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골을 넣지는 못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었다.

경기를 봤다는 것에, 만족을 해야 했다.

하지만 정말로 만족했으니까, 뭐 괜찮았다.

 

돌아와서는 뭐했냐 하면,

밥도 잘 먹고, (짐작했겠지만 오른쪽 음식은 내가 한 게 아니다.)

 

안나 카레니나라는 뮤지컬도 봤었다.

안나 카레니나에 대해서는 슬픈 전설이 있다.

친구와 함께 공연을 보러 갔는데,

우리 자리를 예매한 사람이 또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날짜를 잘못 예약했던 것이었고,

우리는 멋쩍어 하며, 공연장을 그냥 나왔어야 했다.

물론 예매한 날짜에 다시 뮤지컬을 보러 가긴 했지만,

참으로 당황스러웠던 기억이었다.

 

뮤지컬의 내용은 안나 카레니나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고,

레프 톨스토이의 소설을 기초하여 만들어진 뮤지컬이었다.

안나 카레니나의 여자로서의 갈등이 잘 드러난 뮤지컬이었다.

중간에 밀숲을 배경으로 한 장면이나,

정류장과 기차를 배경으로 한 장면이 기억에 남았다.

이거 보고는 원문 소설까지 샀었는데, 다 읽지는 못하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초반부만 깔짝였다.

 

다음 이야기 전까지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다.

뭘 이렇게 신경쓰냐 할 수도 있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이,

한국과 독일의 경기를 직관한 이야기를 다음에 풀 생각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러시아 어학연수의 꽃이었던,

그 이야기를 다음에 가져오도록 하겠다.

 

그럼 이만 마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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