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Russia_2018_봄-여름

러시아 생활기 2편, 엠게엘우(МГЛУ)

neulvo 2024. 8. 10. 22:59

오늘은 둘째 날 학교 들어갔을 때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МГЛУ는 Московски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лингвистический университет의 약자로

국립 모스크바 언어(외국어) 대학교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학교 입학 수속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다음 날 아침 바로 학교를 찾아갔다.

 

지나가면서 찍은 학교 건물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크고 높은 건물은 아니었고

부지 내의 건물들이 연결된 엔틱한 분위기의 건물이었다.

내부도 목재가 적절히 사용되어서 고풍스러운 느낌이 있었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학장님이라고 해야 하나

교환 학생이나 유학생을 담당하시는 분을 만났고

간단한 이야기 후에

내 수준이 탄로나서 초급반에 입학을 하였다.

다른 교환 학생들에 비해선 낮은 반이어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덕분에 조금 널널하게 다녔었다.

 

아, 클래스가 두 세개 있었던 것 같은데

주로 수업을 받는 반이 초급 회화 과정이었던 것 같다.

외국인들 대상의 반이었고

나이든 할아버지 부터 일하러 온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다른 교환 학생들이랑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기도 했었다.

같은 대학교에서 온 한국인 커플과 그 덕에 친해졌었다.

같은 반의 일본인 친구와도 차차 친해졌었는데

나중엔 넷이 같이 놀러 다니기도 했었다.

다른 사람이 더 있었나 싶기도 한데 거기까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나중에 관련한 사진을 본다면 기억 날 지도 모르겠다.

 

학장님이나 선생님들 모두 친절하고 좋은 분들이셨다.

교환학생이라 그런지 애로 사항 같은 것도 잘 이해해주셨고

정말 아팠을 때 학교 못 나갔던 것도 다 이해해주셨었다.

 

학교 첫날에 학생증 발급 받으려고 사무실 같은 데 가서

비자 건네주고 은행 가서 입금하고 영수증 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말이 안 통하니까 되게 복잡하게 느껴졌었고 어려웠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은행 직원들이

젊은 편인지 되게 많이 도와주려고 했었고 또 친절하게 대해줘서

이슈를 잘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인스타에 쓴 일지에도 러시아 사람들 다 너무 친절하다고

러시아어만 잘하자고 써놨었다.

예상과 다른 러시아 사람들의 친절 덕분에

어떻게든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첫 날에 수업도 참석했었다고 하는데

거기까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고

그래도 선생님의 인상 정도는 기억이 난다.

푸근한 러시아 아주머니? 할머니? 셨다.

뭐... 정확히 기억하고 있지는 않네.

 

학교에서의 일처리가 어느 정도 끝난 뒤에는

기숙사에 돌아와서

같은 기숙사에 묵고 있는 한국인을 만나

기숙사 사용이라든지

주변 거리와 편의시설 등에 대해

안내를 받았었다.

 

한국인은 기숙사 내의 다른 학생에게

소개를 받았던 것 같고

그 학생은 학교 선생님이 또 소개해줬던 것 같다.

위에 써 놓은 학장 님이었지 않을까 싶다.

정확하지는 않다.

 

그 한국인은 나이가 꽤 있는 형님이셨는데

와, 이런 친절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동네와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함께 돌아다니면서 다 알려주셨었다.

 

같이 샤우루마를 먹었던 기억도 있다.

벨라루스를 가겠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가셨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국 돌아오셨을 때 연락을 잠깐 한 적도 있었다.

당시 생활이 바쁘고 힘들어서 만나지는 않았었다.

 

생각해보니까 같이 마트갔던 기억도 있는데

몬스터를 엄청 좋아했던 형님이셨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드셨는데

흠... 사람의 신체는 정말 신비로운 것 같다.

 

어, 그런데 한국인 형님 만난 건 3일차의 일이었다.

아니다. 소개를 2일차에 받고

3일차에 같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위에 적어 놓은 형님과의 이야기도 다 3일차의 일이다.

 

아래의 음식이 같이 먹은 샤우루마이다.

아랍 음식인데 안에 구운 고기랑 각종 채소 넣어서 싼 음식이다.

맛은 가격에 비해 괜찮았다. 가성비 음식이다.

그런데 자주 먹기엔 또 물리는 면이 있다.

 

생각해보니 위의 샤우루마는 저녁 즈음에 먹은 것이고 

점심 때에는 같이 아르바트 거리를 돌아다녔었다.

 

얘기하면서 돌아다니다 보니까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었다.

도서관이라든지 빅토르 최 벽화라든지

기본적인 생활 정보나 관광 정보도

이때 찾아가보고 들어보고 했었다.

빅토르 최 벽화는 또 따로 찍은 게 없네.

호스텔 같은 곳도 들렀었는데 형님이 인사차 들른 곳이었다.

옛날에 잠깐 묵었던 적이 있으셨던 것 같다.

 

그리고 점심은 무무라는 식당에서 해결을 했었다.

급식과 같은 느낌으로 각종 음식들을 뷔페식으로 제공하는 식당이었다.

급식과 같은 느낌이라 했지만 그렇다고 가격이 저렴한 곳은 아니었다.

무난무난한 프랜차이즈 식당이었다.

처음에는 몇 번 러시아 음식 먹으려고 갔다가 나중엔 거의 안 다녔었다.

 

이제 음식에 대해 얘기해보자면

왼쪽 아래에 보이는 것은 보르쉬와 스메따나이다.

비트로 만든 수프와 신맛이 강한 요거트 같은 것이다.

보통 보르쉬에 스메따나를 넣어 먹는데 그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입맛에 막는 음식이었다.

이 이후에도 종종 먹었다. 물론 다른 장소에서.

오른쪽의 고기는 샤슬릭인데 양념 고기 꼬치 구이라고 보면 된다.

식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다는 후기를 인스타에 남겼었다.

왼쪽 위에 전병 같은 것과

중간의 보라색 에피타이저 같은 음식은

살짝 비렸다고 적어놨었다.

보라색 에피타이저는 정어리 절임 같은 맛이 났다고 또 써놨었다.

역시 먹는 게 주 관심사다.

인스타 일지 내용을 아래에 가져와 봤다.

 보르쉬랑 샤슬릭 그리고 나머지 두개는 기억안남. 내 러시아어 실력 만큼이나 얕은 지식이었다. 맛은 보르쉬는 고기수프인데 비트가 들어가서 그런지 끝맛이 깔끔했는데 절인무를 갖고 고기국을 끓인 느낌?!? 스메타나를 넣어 먹으니 좀더 담백한 느낌이 들고 더 맛있었다. 보라색 에피타이저는 같이 온 한국분이 크릴새운가? 하셨는데 정어리 절임 같은 맛이었고 전병같은 것도 안에 어류가 들어갔는지 몰라도 둘다 살짝 비렸다 하지만 나한테는 감내할 수 있을 정도였다. 샤슬릭은 식어서 그런지 육질이 부드럽거나 그리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먹을만한 정도 였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는 뭐했나 궁금한데

역시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오전 오후로 많이 돌아다녔기에

피곤해서 방 안에서 쉬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옛날 기억 떠올리니까 재밌네.

균형을 또 맞춰봐야겠지만

오늘처럼 일과 끝날 떄 즈음에

한  시간 정도 쓰는 건 괜찮은 것 같다.

이 기억이 또 영감이 될 수도 있으니까 착실하게 써 봐야지.

제발 귀찮다고 미루지 말자...

 

최근에 다녀온 도쿄 여행까지 꼭 다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끝으로 그때 그때 떠오르는 걸 적다보니

글에 두서가 없는 것 같은데

양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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