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살기/미술전 후기

[2024 / 인사센트럴뮤지엄] 아메리칸 팝아트 거장전

neulvo 2024. 5. 5. 00:27

휴일을 맞아 전시 일정을 살펴보다가

팝아트 전시가 있어 신청하였다.

그리고 실크스크린 체험도 있길래

패키지로 같이 신청하였다.

실크스크린에 대해서는 작품 설명으로만 접했었기 때문에

알아보고 직접 해보자는 취지에서 신청하였다.

 

전시장을 입장하고 처음 만난 아티스트는

리히텐슈타인이다.

잡지나 만화 소재를 활용한 것이 특색이고

그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 밴데이점 기법 또한 눈에 띈다.

작가 설명 및 작품 해설을 VIBE를 통해 들었는데

작가와 작품을 이해하는데 꽤 도움이 되었다.

문제는 작품 설명 읽으랴 해설 들으랴 조금 바빴던 것?

머릿속이 조금 소란스러웠다.

작품은 직관적이고 메시지 또한 명료하다.

메세지를 전달하는데 장점이 있는 형식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풍자와 같은 약간의 비틀기

또한 메세지를 각인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요소인 것 같다.

 

추상적인 표현 또한 시도한 흔적이 있는데

'붓질'에 대한 해설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붓질이 원래 감각적이고 계산적이지 않은 것인데

그것을 정형화시키고 복제적인 것으로 만들며

의미를 반전시켰다는 내용이었다.

정확한 워딩은 다르지만 위와 같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리히텐슈타인이 원래 추상적인 그림을 그리다가

한계를 느끼고 팝아트로 변화하였고

말년에 다시 추상 미술로 선회했다는 것도 재밌는 포인트이다.

이외에 또 여러 미술 사조들을 적극 차용했다는 것이

흥미로운 점이고 그를 통해

끝없이 연구를 거듭했던 그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어 좋았다.

미술에 대해 진심이었던 그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

 

왼쪽 그림은 전시 포스터와 티켓에서도 볼 수 있는

I Love Liberty라는 그의 작품이다.

보다시피 단순명료하다. 메시지가 분명하다.

오른쪽 그림은 땡땡의 한 장면을 변형한 그림으로

마티스의 춤이 그 배경에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크랙이라는 의성어와 장면을 가로지르는 나이프,

그리고 그에 무심한 땡땡과 강아지,

춤 그림과 같은 배경의 카페트 등의 이미지들이 배치되어있다.

전쟁에 반대한다는 내용인 것 같지만

그 소식에 대해 무심한 우리를 대변하는 것도 같다.

 

사실 그림 볼 때엔 별 생각 없었는데 집에 와서 뜯어보니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전시장은 북적이다보니 집중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여러 작품을 보는 것 또한 체력적으로 쉽지 않기도 하고.

어쩌면 전시장에서 해설과 함께 전반적으로 훑어본 후에

집에 와서 좀 더 침잠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의 감상법일지도 모르겠다.

각설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겠다.

 

다음은 팝아트의 대표자인 앤디워홀이다.

더현대에서 한 앤디워홀 전을 간 적도 있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또 작품들을 보게 되어 반가웠다.

개인적으로 팝아트에 대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예술,

시대를 잘 반영한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상업화에서 오는 문화적 갈증을 채워주고

상업화를 더 화려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

 

유명한 머릴린 먼로 그림 또한 접할 수 있었다.

여기서 사용된 것이 실크스크린이다.

 

꽃 연작 또한 인상적이었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내가 꽃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표현의 정도나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앞으로도 여러가지로 궁리해볼 생각이다.

 

돼지 그림을 다시 보니까 왼쪽에 앤디 워홀의 실루엣이 보이네.

뒤에 있던 사진이 비춘 건가?

아니면 원래 그런 작품이었나?

뒤에 있던 사진이 비춘 것이라면 전시 설계를 그렇게 한 건가?

진짜 절묘하게 나왔네. 멋지다.

오른쪽 미키마우스 작품은 진짜 소장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앤디워홀과 미키마우스라니... 값을 못 매길 작품이다.

아니 정말로 작품의 금전적 가치에 대해서만 생각하자면.

미키마우스를 이기는 것이 목표라는 인터뷰를 했었다는데

그건 어느 누구라도 할 수 없게 된 일인 것 같다.

 

그 다음으로 이어진 것은 로버트 라우셴버그의 작품들이다.

운동가로서의 성격이 짙은 작품들이었다.

예술을 전파하는 데에 있어서도

환경 운동을 하는 데에 있어서도 열정적이었던 것 같다.

여러 이미지 또는 텍스쳐 등을 조합하는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이 많은데

이 또한 시대의 대표적인 기법이 아닌가 싶다.

 

단테의 신곡 작업에서

이미지들을 풍자적으로 해석하고 사용한 것이

또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러프하게 그린 탓인지

이미지들을 찾아보기는 조금 어려웠었다.

 

다음 작가는 라우셴버그의 연인이었던 제스퍼 존스였다.

연인사이였던 것을 비밀로 했다던데

팝아트가 좀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위 작품들의 성조기와 과녁, 알파벳이 그의 대표적인 오브제였다고 한다.

일상적인 소재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고

추상주의 화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었다고 하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라는 소개 또한 들었던 것 같다.

 

다음으로는 위의 LOVE라는 그림으로 유명한

로버트 인디애나이다.

신문사에서 일한 경험과 공군에서 타이핑한 경험을 토대로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했다고 하였고

상업 시설에서 사용하던 스탠실 기법을 가져왔다고 하였다.

이 때의 팝아티스트들은

자신의 배경이 되는 상업적인 소재들을 잘 활용했던 것 같다.

위의 LOVE 작품은 저작권 신청을 따로 하지 않아

가장 널리 알려지고 쓰인 작품이지만

그에 비해 수입은 얻을 수 없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근데 또 그랬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이니까 일장일단이 있는 것 같다.

무료로 일러스트를 배포했던 이라스토야가

그런 포인트를 잘 이용했던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다음으로는 제임스 로젠퀴스트이다.

로젠퀴스트는 유명 간판회사에서 수석 화가로 일한 이력이 있는 작가로

광고에서 볼 수 있는 상업 미술의 색채가

그의 작품들에서 드러난다는 것이 그 특징이다.

후기에 판화를 제작하며 더 큰 명성을 얻었다고 하였다.

 

그의 판화 작품들이 인상적인데

우주적인 느낌과 사이버펑크적인 느낌

그리고 동양적인 느낌이 느껴서였다.

잘 참고하면 작품을 만드는 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직접적으로 사용하거나 화풍을 베낀다는 것은 아니고

이 작품들을 보다보면

이미지들의 연상을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복도를 따라 짐 다인의 작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그의 에너지가 맹렬했다는 동료의 평가나

난독증이 있어 짧은 시를 주로 읽었고 그 덕에 시인이 됐다는 이야기들이 기억난다.

일상적인 도구들과 기호들을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하였다.

빨간 부츠 작품이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피노키오... 조금 무섭다.

기괴한가?

확실히 어릴 때부터 영향을 많이 받아서인지

동화적이랄까 만화적 소재들이 친근하고 또 인상적이다.

소재를 궁리하고 표현을 과감하게 하는 것이 팝아트의 궁리일까

특징점을 잘 만드는 것이 꽤나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작가는 톰 웨셀만이었다.

톰 웨셀만의 작품은 19금이라서

천막을 열고 들어가야 볼 수가 있다.

사실 이정도로? 라는 느낌이 있긴 했지만

이미 29금을 넘어버린 나의 시선은 신뢰할 수가 없다.

그가 콜라주나 판화 등의

다양한 표현 기법을 사용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위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한 표현도 좋았다.

단순한 선으로 표현하는 것은 나름 자신있는 분야라

그쪽으로도 작품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섹터는 원 센트 라이프라는 프로젝트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당대 총 28명의 미술가들이 참여한 프로젝트이고

작품들은 원 센트 라이프라는 출판물로 간행되었다고 한다.

 

뒤이어 이어진 국내 작가들의 전시작 또한 좋은 작품들이 많았다.

고민의 흔적들이 보이는 작품이었고

무엇보다 작가들이 스스로에 대해 소개해놓은 글을 읽는 것이 재밌었다.

소장 안내도 있었는데 아직 그만한 돈은 없다 ㅠ 공간도...

 

https://www.instagram.com/reel/C6iTV47Sete/?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마지막으로 실버스크린 체험했던 릴스를 올리며 마무리하겠다.

아쉽게도 실버스크린을 찍지는 못했었네.

도우미 직원 분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재밌게 만들고 나왔다.

만족스러웠던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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