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일지/출근 일지

[미라클 모닝 / day 102] 얼빠짐

neulvo 2023. 8. 26. 01:18

요새 얼이 빠진 채로 다니는 것 같다.

이번주 여유롭게 자고 일어나는 편이라

피로감이 크지는 않은데

그런 여유 때문인가

오히려 하나씩 깜빡하는 것이 생기고 있다.

오늘 깜빡한 것은 노트북이었다.

집을 나설 때 가방 빼먹지 말고 챙겨야지 생각했는데

부질 없게도 가방을 놓고 나왔다.

 

심지어 지하철까지 다 타고 신논현 역에 내렸을 때

그때서야 노트북을 가져오지 않은 것을 깨달았다.

왜 늦게까지 눈치를 못 챘냐 하면은

MIT Tech Review 잡지를 열심히 읽고 있어서 그랬다.

노트북을 두고 온 순간 선택지는

다시 집에 돌아가서 가져온다 뿐이었다.

회사랑 얘기해볼 수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좀 더 출근을 길게 하는 것을 택했다.

 

MIT 잡지를 거의 다 읽었기에 왔다갔다하면서

다 읽고자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잡지는 다 읽었다.

내일 따로 정리할 생각이다.

사무실에는 9시에 거의 딱 맞춰서 도착하였다.

거의 3시간을 출근에 쓴 셈이었다.

 

뭐 그래도 잡지를 다 읽었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아침을 데워서 먹고

근무를 시작하였다.

오늘은 오후에 반차를 냈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하기에는 어려웠다.

엣지케이스들 찾아서 코드로 처리하는 작업을 이어서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샘플 데이터도 따로 정리하기도 했다.

원래는 점심 먹고 퇴근할 생각이었는데

출근이 늦어 1시간 정도 더 일하고 퇴근하였다.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

오늘따라 주변 카페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자리를 찾아도 시끄러웠다.

그래서 결국 회사 건물로 돌아왔다...

사무실로 돌아가지는 않았고 회사 건물 지하의 라운지에서

해야할 작업들 하나씩 처리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조금 웃긴 건 그러다가 회사 동료를 만난 것이었다.

몰래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약간 난처한 꼴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만나니 반가워서 재밌고 또 기분은 좋았다.

 

저녁 약속은 군대 동료들과의 약속이었다.

나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청첩장을 나눠줘서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오랜만에 만나니 다들 반가웠고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조금 늦게 헤어졌고

나는 돌아오는 길에 탄천을 천천히 걸어왔다.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지점에서 만족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당장도 꼭 만족못할 것이냐 하면 그런 것 같지 않아서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 또 어떤 방식으로 살 것인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당장 답을 내릴 수는 없는 것 같고

할일들 해나가면서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나는 나를 믿지만 내가 어디까지 가느냐는 내 선택인가 잘 모르겠다.

새벽이라 생각이 또 많아졌네.

이만 자러 가야겠다. 이번 주도 수고 많았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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