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작은 책장

[독후감]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_야마구치 슈 / 다산북스

neulvo 2022. 9. 18. 16:25

책을 다시 읽어 버릇하다 보니 

이제는 제법 책 읽는 것이 

어렵다거나 지루하지 않아 졌다.

물론 책의 서술이 읽기 좋게 되어있던 것일 수도 있지만

무리 없이 2~3 시간 씩 책을 읽는 것을 보면

기분 좋은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번역투의 표현이지만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 책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그렇다. 또 철학 분야이다.

그런데 철학의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현실을 분석해보는?

그런 류의 실용 과학 서적이었다.

철학 분야의 내용뿐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의 내용도 있다.

 

사람, 조직, 사회, 사고의 큰 네 카테고리 안에서

현상이나 문제점을 발견하고

철학 혹은 과학의 아이디어, 격언을 가져와서

그것을 분석하고 고민해보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었다.

 

설명에 반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하겠다.

 

좋았던 점은 다양한 아이디어의 핵심 파트를

간략하게 또 부족하지 않게 접할 수 있었던 점과

이를 현실에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해볼 수 있었던 점이고

 

아쉬웠던 점은 아이디어가 다양하고 또 다 좋은데

그것을 포괄하여 전달되는 핵심 아이디어나

저자의 핵심 관점이 잘 전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책에 담긴 내용 모두를 전달하는 것 또한

좋은 아이디어였다라고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한 방향성 아래에서

그 아이디어들이 뭉치지는 않았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개인적으로 크게 와닿았던 내용은

반취약성(anti-fragile), 휴리스틱(heuristic), 에포케(epoche), 그레이존(gray zone)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선, 반취약성에 대해서부터 얘기하자면

반취약성이란 '외부의 혼란이나 압력에 오히려 성과가 상승하는 성질'을 일컫는데

외부의 혼란이나 압력에 약하다는 취약성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반의어인 강건성과 다르게

혼란이나 압력에 견디는 것이 아닌 그것을 이겨내며 그 안에서 성장하는 성질을 의미하며

이러한 성질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높은 현대 사회에서 요구되고 있다고 저자는 후술하였다.

 

확실히 중요한 것은 난관을 이겨내는 힘, 실패를 극복하는 힘이지

실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최상의 상태가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실패에서도 배울 수 있는데

실패를 두려워하고 실패에 좌절하는 것은 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반취약성이 중시되는 것은 맞다고 보지만

그 성질을 어떻게 키우고 또 어떻게 조직에 융화시키는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

 

다음으로, 휴리스틱은 의사 결정 과정을 단순화하여 만든 지침으로

완벽한 의사 결정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용 가능한 정보를 활용하여 실현 가능한 결정을 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며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 개념을 소개하였는데

그 요지는 최적의 해답을 구하려 하기보다는

만족할 수 있는 해답을 추구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 휴리스틱에 대한 주석이 내용과 어긋나게 해석될 여지가 있어 네이버 사전에서 뜻풀이를 가져왔다.)

특히, 이 부분에서 예시로 든 연구소 뜰에

건물들을 연결하는 길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부분이 나는 마음에 들었는데

그 골자는 통행량을 미리 예측하여 길을 만드는 것이 아닌

잔디를 남긴 채 1년 정도의 시간을 보낸 후 잔디가 많이 벗겨진 곳에 길을 내자는 것이었다.

지식에 의존한 의사결정이 아닌 지혜를 활용한 의사결정으로 느껴져 나는 이 풀이가 정말 좋았다.

 

덧붙여 말하자면 내시 균형에 대한 장에서 나온

처음에는 '협조'를 내고 그다음에는 바로 전 상대가 냈던 것을 똑같이 내고 이를 반복하는

3행짜리 프로그램이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 게임에서 우승했다는 사례도 생각나면서

결국 현상을 관통하는 지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라는

살짝 엇나갔지만 생각이 떠오르기도 하여 재미있었다.

 

그리고 에포케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에포케는 '정지, 중지, 중단'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이며

에드문트 후설은 '환원'의 사고 프로세스에서

객관적 실체를 원인으로 하여 주관적 인식을 결과로 하는 사고를 멈추고

(*여기서 전자는 대상의 존재를 인식하는 것 그리고 후자는 대상을 인식하는 스스로를 알아채는 것을 말한다.)

주관적 인식을 원인으로 하여 주관적 인식을 결과로 하자고 하였는데

(*여기서 전자는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 그리고 후자는 대상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을 알아채는 것을 말한다.)

저자는 객관적 사실을 확신하지 말고

또 자신의 가치관을 주장하지 말고 상대방과 대화를 하자는 의미로 책에서 풀어 설명하였다.

 

여러모로 맞는 말인데 그를 위한 교육이나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느냐가 좀 더 고민되어야 할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레이존은

'무엇에 도움이 될지 잘 모르지만 뭔가 있을 것 같다'는 그레이존에 대한 직감을 얘기하기 위해 사용되었는데

'언젠가 무언가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정글 속에서 발견한 무언가를 자루에 넣어 보관하는 관습을 지닌 원주민의 이야기가 핵심적이지 않았나 싶다.

그러면서 함께 얘기한 브리콜라주와의 연결은 사전의 설명과 달라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는데

그 또한 요지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대비,

불확실한 미래를 위한 불확실한 노력으로 받아들여졌다.

뚜렷한 미래를 상정하고 대비하거나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항상 상정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며

어떠한 대비나 노력 혹은 사건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자 했던 것 같다.

유사하지만 다른 면이 있는 개념이나 사례들이 한 데 뭉쳐 있어 풀어서 얘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ㅠ

 

이렇게 크게 인상적이었던 4가지 부분에 대해

내용을 발췌하고 또 그에 관한 생각을 한번 서술해보았는데

이 부분들을 종합해보면

결국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유연하게 사고하자라고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고민해온 부분일 수도 있고 저자의 뉘앙스가 담겨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

 

실패는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현재 가능한 방법이 존재하며

주장의 톤을 낮출 필요가 있고

뚜렷한 것보다 모호한 것이 나을 수 있다라고 받아들였고 또 생각한다.

 

딱딱하면 부러지기 쉽다인가

내용을 줄이고 또 줄이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내가 인상 깊게 봤던 부분에 대한 정리이지

책 전체 내용에 대한 정리는 아니다.

내가 그쪽에 관심이 기울어져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확실한가? 따져보면 항상 그런가? 싶단 말이지.

그런 게 필요할 때도 있겠지만 당장은 아닌 것 같다.

 

아무튼, 다음에는 하나의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이 담긴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개념이나 아이디어 등의 내용들은 충분히 많이 접한 것 같고

이제는 깊이를 더해서 그 안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또 찾을 때가 된 것 같다.

 

책은 충분히 좋은 책이고 또 앞으로도 소장할 것 같다.

소장각이다.

다음에는 데일 카네기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그럼 다음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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