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작은 책장

[독후감] 1984 - 조지 오웰 / 민음사

neulvo 2021. 8. 18. 19:53

카페에 가서 책 읽는 것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읽은 책.

 

디스토피아나 사상에 관련한 내용을

좋아하다보니까

관심을 가졌었고 또 재밌게 읽었다.

 

채식주의자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섹스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데

그 뉘앙스는 조금 달라도

행위가 의미하는 바는 어느 정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채식주의자에서의 섹스는

욕망의 발현이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것이었고

현실을 벗어나는 행위였다.

(영혜와 형부와의 섹스를 얘기함.)

 

그리고 1984에서의 섹스는

마찬가지로 욕망의 발현이지만

이 욕망이란 게 억제된 사회에서의

발현으로 범법 행위이자

체제에 저항하는 행위로 읽혀진다.

 

결국 두 작품의 섹스 모두

현실적이지 않은 행위였으며

현실로부터 탈피하는 행위였다.

 

가끔은 궁금하다.

 

섹스가 인간의 원초적인 행위이고

인간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많은 작품들에서 다루는 것일까

아니면 그것이 주는

자극 때문에 섹스를 얘기하는 걸까

 

종종 후자의 경우가 보이기는 하는데

아마 보통은 전자의 이유로

섹스를 얘기하는 것 같다.

 

우리의 삶이란 게

욕망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고

그 욕망을 가장 잘 대변하는 인간적인 행위가

섹스이기 때문에

많이들 다루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섹스 마저도 통제되고

섹스가 끔찍한 것으로 교육되는 사회.

그런 암울한 사회를 1984는 그리고 있다.

 

희지도 않은 떼묻은 빛깔의 멀건 죽.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감상이다.

식당에서의 장면이 많았기도

또 인상깊었기도 해서 이런 감상이 들었던 것 같다.

 

식당에서의 대화에서조차

사람들은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텔레스크린이란 기계가

모두 감시하고 있으며

또 바로 앞, 옆, 뒤 모든 방위에서의 사람들이

서로를 감시하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감시와 통제는 불가피한 것일까?

현재도 가능성은 높다.

그래서 우리는 경계하고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사람을 위한 기술이

사람을 옥죌 수도 있다.

 

실제로 기술이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모습을 우리는 찾아볼 수도 있다.

 

그리고 보통 감시와 통제는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체제 유지라는 목적을 위해서

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솔직히 기술을 그러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만 욕하고 싶지만

기술이 그들의 목적 실현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은 기술의 발전을

제한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불가능한 일인 것 같다.

 

그런데 기술이 사람들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

사용되는 것도 암울하지만

더 암울한 것은

사람이 사람을 감시하는 일인 것 같다.

 

믿음이 존재하지 못하는 사회.

그런 사회에서

인간이 제정신으로 버틸 수나 있을까?

 

어쩌면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렇지만

사람이 사람을 감시하는 사회 또한

우리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도 체제 유지라는 목적을 위해

사람들은 사용 가능한 모든 것을 써먹고 있다.

 

역사를 왜곡하는 것 마저도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얘기가 아니다.

 

나는 우리가 점점 좋은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믿고 있다.

 

그런데 가끔은 잘 모르겠다.

 

많은 역사에서

많은 책들에서

많은 사람들이

경고했던 일들이

현실에서 자행되고 있는 걸 보면

 

우리가 배우지 못하고 있는 건지

우리가 배우는 게 느린 건지

아니면 우리가 잘못 배우고 있는 건 아닌지

 

가끔은 헷갈린다.

 

 

1984 | 민음사

21세기, 고도의 정보사회에 던지는 조지 오웰의 경고 거대한 지배 체제하에 놓인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고 어떻게 파멸해 가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디스토피아 소설 ▶”권력은 부패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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