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책의 스크랩이 끝났다.
2~3일 간 틈틈이 문장들을 옮겨 적었는데
고단했지만 또 놓치고 싶지 않은 작업이었다.
어디서나 접할 수 없는
환경과 설정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느끼고 또 담고자 하였다.
새롭게 쓰게 될 이야기에서
유사한 환경을 다룰 생각이라
주의 깊게 읽고 스크랩을 하였다.
물론 이 소설에서만큼 무거운 상황이나
깊은 심리 묘사는 없을 것이다.
받아들이기 쉬우면서 유희적인 요소가 많은
소년물과 같은 작품을 쓰고자 하기 때문에
많이 진지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것들을
얻은 것에는 틀림이 없다.
정말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의 내 책장이 어떤 모습이 될지
자연스럽게 상상이 되었는데
이 책을 포함해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책장을 빼곡이 채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작가를 지망하고 준비하면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변화인 것 같다.
또 특히 고전 작품의 경우에는
상황 묘사나 심리 묘사 등이 깊이 있게
다뤄져 있기 때문에 참고 자료로서의 가치가 더 높은 것 같다.
상상의 뼈대가 되어주기도 하고
또 디테일을 살리는 살점이 되어주기도 하는
만능 자료인 것 같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더 많이 접하고
더 많이 고민해 봐야 하겠지만은
당장 느끼는 느낌은 그렇다.
이 책은 왠지 모르게 이름을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아마 러시아어를 공부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표지의 인상이 강렬해서 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수용소의 하루라는 제목도 한 몫 했을 것 같은 게
작품을 쓰기 전에 이 작품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연상이 됐던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은 이반 데니소비치가
노동 수용소의 하루를 보내는 것인데
그를 통해 비합리적인 사회 구조 아래에서
고통 받는 초라한 개인의 군상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유보다도 한 그릇의 죽에 행복을 느끼고
한 그릇의 죽을 위해 누구보다도 치열해지는
수용소 죄인들의 모습을 보며
인간의 날 것의 모습이 이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고 싶어하는 고상한 존재가 아니라
환경에 적응하고 순응하는 존재,
그 안에서 희노애락에 발버둥치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환경에 반발하는 것은 대개 끝이 좋지 못하다.
수용소 생활에 적응하는 수용소 수감인들을 보면서
억압적 사회에 반응하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고
작가의 삶과 인간성에 대한 통찰을 배울 수가 있었다.
이게 작품에서 가장 좋았던 포인트였고 가장 많이 얻어갈 수 있는 포인트였다.
오늘따라 문장들이 매끄럽지 않은 느낌인데
오늘은 어쩔 수 없다.
요새 이사 준비로 바쁘기도 했고
감기 몸살도 걸려서 좋은 상태도 아니다.
오늘 또 스크랩을 마무리하느라 힘을 많이 쓰기도 했다.
스스로에게 대는 핑계이긴 한데
이 책의 독후감은 이 정도에서 그냥 놓아주자.
개선의 여지는 있지만
개선의 필요는 크지 않다.
이야기를 쓰는 데 시간과 정신력을 집중하는 것이
당장은 더 필요한 것 같다.
무튼 이렇게 얼렁뚱땅 마무리해보도록 하겠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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