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여행기/Europe_2013_여름

첫 여행, 프랑크푸르트

neulvo 2021. 4. 4. 20:53

처음 해외여행을 떠났던 게 13년도니까 벌써 8년이나 지났다.

왜 이제와서 여행기를 쓰냐면 더 늦기 전에 기억을 보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왜 사진이 왕가의 산책으로 시작하냐면 당시 찍었던 사진첩의 시작이 이 사진이기 때문이다. (사실 순서가 뒤죽박죽이라 문자 그대로의 처음은 아니다. 이쯤이 가장 처음이 아닐까 싶었다.)

이 이벤트를 보고선 와 공항에선 이런 것도 하는구나! 하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첫 여행이라 공항에 많이 일찍 도착해서 심심했는데 이런 것도 보고 연주회도 보고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대망의 프랑크푸르트 첫 사진은

이 사진이 되시겠다.

맞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사람들이 파업하고 있더라.

무척 당황스러웠다.

어찌저찌 저 인파를 뚫고 지나가(나한테 위해를 가하진 않았다.)

기차 타는 거 너무 어려웠음 ㅋㅋㅋ 너무 낯설어서

기차를 타고

아저씨 잘 나오신듯.

중간에 잠깐 내려도 보고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숙소를 찾아갔다.

숙소가 정말 숙소같이 생기지 않아서 처음에 찾을 때 꽤 헤맸다.

그렇지만 내부 시설은 정말 좋았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침대를 두개 줘서 기분이 좋았다. 기대치 않던 보상 같은 느낌?(물론, 둘다 쓰진 않았지만)

첫날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바로 잤던 것 같다.

둘째 날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했다.

물 색깔이 별로다. 그때는 원래 물색깔이 이런가? 해서 한강은 깨끗한 거였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당시 유럽에 홍수가 나서 그랬나 싶다.

이거 좀 느낌있게 찍은듯.

광장 같은 데도 가고 구석구석 많이 돌아다녔다.

분리수거통 보고서 감탄함. 위의 돼지 모양 액자(?) 보고는 예술성에 감탄함.

무수한 열쇠고리들. 어딜 가나 사람 사는 건 비슷한 것 같다.

사실 프랑크푸르트는 거쳐가는 곳이었다.

기차를 타고 베를린으로 갔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는데 바로

아까 얘기했던 홍수다.

유럽에 전례 없는 홍수가 나서 기차가 지연된 것이다.(전례 없나?)

 

이게 왜 문제였냐면 베를린에서 헬싱키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놨기 때문이었다.

언뜻 들어보면 되게 기괴한 루트인데 어쩔 수 없었다.

여행 계획을 다 짜놓은 뒤에 친한 형이 자신이 헬싱키에 있으니 놀러 오라고 그래서...

아무튼 기차는 계속 멈추고 느리게 가기를 반복했고

결국 2시간 정도 지연되서 비행기를 놓치게 되었다.

그때 승무원들이 많이 도와줬는데 기차를 예정보다 빠르게 가게 할 수는 없었다.

 

당시에 또 내가 타고 있던 기차로 갈아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 이유가 어떤 사람이 기차에 뛰어내렸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정말 어메이징한 날이었다.

심지어 어떤 할머니가 기차 안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남편을 잃어버렸다고 찾아다니기도 했다. 위의 사건이랑은 별개였던 것 같은데 다시 생각해보니 잘 모르겠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별개였기를 바란다.

그래도 아까 말했듯 승무원들이나 옆에 앉았던 사람들이 친절하게 그리고 살갑게 대해줘서 나름 괜찮았다.

나쁜 기억만은 아니었다.

기차는 어차피 도착하기 마련이었다. 베를린의 정경이다.

그때 유난히 해가 눈부셨다. 날씨가 엄청 좋았다.

비행기는 이미 놓쳐버렸지만...

그렇다고 지체하고 있을 순 없었다. 바로 공항으로 가서

빵이 너무 딱딱했다. 턱이 나갈 정도. 외국에서 빵 살땐 강도를 꼭 확인하자.

밥 먹음.

이 아니고 공항 데스크로 가서 비행기 표를 보여주며 물어봤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물론 천재지변이었지만 내가 아마 환불 불가의 가장 싼 티켓을 예매해서 도와줄 수도 없었을 것이다.

, 그때 독일 기차회사에도 메일을 보냈었다.

기차가 지연되서 비행기를 못 탔다고. 하지만 기차회사에서는 물어줄 수 없다고 했다. 아마 여기도 티켓을 가장 싼 걸로 해서 그랬던 것 같다. 기억이 불분명하다.

결국엔 비행기 표를 새로 구하고 뒤늦게나마 헬싱키로 떠났다. (내 돈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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