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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읽기/작은 책장

[독후감] 제로 투 원, 피터 틸 / 한국경제신문

by neulvo 2026. 1. 4.

이번에 읽은 책은 제로 투 원이라는 책.

인간 관계의 법칙을 읽고 바로 읽은 책이다.

11~12월은 개인적으로 꽤 바빴던 것 같은데

그래도 지하철 타고 이동할 때 조금씩 시간 내서 읽다 보니

이렇게 책 두 권을 읽을 수가 있었다.

올해 중순 즈음에는 책 읽기가 힘들었던 것 같은데

오히려 더 바빴을 때 두 권을 읽었다는 게 신기해서 이렇게 적어 보았다.

 

이 책은 우선 피터 틸이란 인물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구매한 책이었다.

페이팔과 팔란티어의 성공으로 유명한 인물이고

최근 유투브를 통해 그의 인터뷰 영상들을 접하게 되다 보니

그의 생각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어서 책을 구매하게 됐었다.

 

책의 내용은 창업자를 위한 조언 내지 당부 사항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제로 투 원이라는 것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그를 통해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 또 책의 요지이기도 하다.

 

무가치한 경쟁을 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경쟁이 오히려 가치를 깎아먹는다는 것이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부분이었다.

이미 느끼고 있는 바이기는 했지만 이렇게 못 박아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어릴 때부터 경쟁이라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살아왔던 것 같다.

같은 분야의 과목을 공부하고 그 안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가장 가치있게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예체능이나 산업 쪽으로 빠진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선택은 대학 이후의 일이라 생각했고 그 전까지는 같은 경쟁 상황에 놓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보면 대학 이후에도 선택은 한정적이랄까

나의 경우에도 현재 내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선택들은 졸업 이후에나 이뤄졌던 것 같다.

그것도 사실 취업이 어렵다는 어쩔 수 없는 사실에 의해서긴 하지만

이전에는 졸업을 바라보고 있는 입장이었으니까 다른 데에 에너지를 쏟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피터 틸의 이 책을 보고 나서나 워렌 버핏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느끼는 것은

경쟁 상황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과

자신이 싸워야 할 자리를 잘 찾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워렌 버핏이 직접적으로 싸울 자리를 잘 찾아라라고 얘기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모든 싸움(투자)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 있는 싸움(가치 투자)에만 전략적으로 임했었다고 생각해서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영감을 받았던 말이 있었는데 그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시류를 따라다니며 막연한 경쟁 상황에 놓이고

그 안에서 묘한 안정감을 느끼는 것보다

자신이 자신 있는 영역을 빠르게 찾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

(만약 그게 경쟁이 과열된 영역이라면 피하고 차선을 찾는 것도 나은 것 같다.)

 

물론 말만큼 쉬운 일은 아니고

나 또한 아직까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이긴 한데

뭔가 좀 더 일찍 이런 고민을 하고 더 많은 경험을 어려서부터 쌓았다면

좀 더 빠르게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막상 적어 놓고 보니까 그냥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 같아서 또 좀 그렇기는 하네.

 

아무튼 요즘 내 고민은 이쪽의 연장선에 있는 것 같다.

지금 하고 있는 작업들을 그만 둘 생각은 없지만

좀 더 전략적으로 내 영역을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현재 쓰고 있는 웹소설의 장르가 판타지인데

아무래도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잘 쓸 수 있는 장르는 SF에 세계관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르가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고

지금 중구난방으로 퍼져 있는 작업들을 어떻게 하면 잘 엮어서 하나의 테마로 만들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기도 하다.

이전까지는 호기심과 흥미에 따라서 이것저것을 해보았다면

이제는 무엇이 나의 강점인지 다시 생각해보고

확실한 방향을 정하고 싶다는 느낌이다.

근데 또 고민이 많기는 하달까 우선순위는 정할 수 있겠는데

나머지를 놓아버리기는 또 어려운 것 같다.

 

그래도 작업을 지속하다보면 올해 중순 이후에는 방향성이 더 뚜렷해지겠지.

당장 모든 게 확실할 필요는 또 없는 것도 같다.

일단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보는 걸로 하고

고민 노트가 되어버린 이 독후감도 이만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아래에는 기록해두고 싶은 문장들을 옮겨 놓았다.

감사하다.

 

  • 독점 기업이 아닌 회사들은 자신의 시장을 여러 작은 시장의 교집합으로 정의함으로써 더 특별한 시장이라고 과장한다.
    반면에 독점 기업들은 자신의 시장이 여러 대형 시장의 합집합이라고 말함으로써 독점 사실을 숨기려고 한다.
  •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예리한 통찰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불행한 가정들은 모두 제 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이와는 정반대다. 행복한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 우리는 경쟁을 설파하고, 경쟁은 필요한 것이라고 뼛속 깊이 새기며, 경쟁이 요구하는 것들을 실천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 경쟁 속에 갇힌다. 경쟁을 더 많이 할수록 우리가 얻는 것은 오히려 줄어든다.
  • '기업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각화된 위험분산 전략에 적합한 회사인가'라는 금융 질문으로 넘어가는 순간, 벤터 추자는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가 된다. 스스로 복권에 응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미 실패할 것에 대비해 심리적 준비를 하고 있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 새로운 무언가를 발명했지만, 효과적으로 팔 수 있는 방법을 발명하지 못했다면 사업성은 형편없는 것이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없다.
  • 뛰어난 세일즈와 유통은 그 자체로 독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심지어 제품 차별성이 전혀 없더라도 말이다. 제품이 아무리 강력해도(기존의 습관에 딱 들어맞고, 직접 사용해본 사람은 즉시 좋아하게 된다고 해도) 강력한 유통 계획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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