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읽기/시

백야(白野)

neulvo 2021. 4. 21. 11:11

사박사박 하얀 눈 위로
때묻은 발자국 밟힌다.

흩뿌리는 눈발이 위에
매섭게 아래로 박힌다.

허탈한 발걸음 멈춰서
하얀 평원을 내려본다.

앞으로 아무것도 없다.

뒤로는 꾸질한 발자국
흰 눈이 내리고 내린다.

망연한 발걸음 그 위로
하나둘 하나둘 덮힌다.

모두 하얗게 될 때까지
사각이 덮힌 백야 위에.

여기에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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