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박사박 하얀 눈 위로
때묻은 발자국 밟힌다.
흩뿌리는 눈발이 위에
매섭게 아래로 박힌다.
허탈한 발걸음 멈춰서
하얀 평원을 내려본다.
앞으로 아무것도 없다.
뒤로는 꾸질한 발자국
흰 눈이 내리고 내린다.
망연한 발걸음 그 위로
하나둘 하나둘 덮힌다.
모두 하얗게 될 때까지
사각이 덮힌 백야 위에.
여기에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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