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그 자체 또는 이데아란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는 종종 감각하고 있는 사물 안에
그 사물을 이루는 본질적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그 이유는 사물들 사이에 공통된 성질이 있고
공통된 법칙 하에 사물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물들은 보통 가공된 것이다.
물질의 성질을 이용하기 위해
편의에 따라 가공된 것이다.
때문에 달라 보이는 사물들 사이에 공통점이 관찰되는 것이다.
가공되지 않은 사물들의 경우에도
그들이 공통된 성질을 지닌다고
그들을 같다고 말하거나
그들 사이에 본질적인 원형이 존재한다고
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우선, 그들이 원형을 가지고 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같은 성질을 지닌다 하더라도
같다고 할 수 없으며
설령 원형이 존재한다고 한들
그들이 같은 원형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고
또 그들이 원형에서 어느 정도로
변형된 것인지를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에
같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성질을 지닌 사물들은
같은 부류로 분류할 수는 있지만
같다고 할 수는 없고
그들 사이에 본질적인 원형이 존재한다고도
할 수 없는 것이다.
또 가공된 사물 그리고 가공되지 않은 사물들은
모두 자연의 공통된 법칙 하에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자연 법칙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도 모르고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알고자 하고
그것을 귀납하는 과정에서 섣부른 가정을 하곤 한다.
근원적인 법칙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과
근원적인 사물의 실체, 이데아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을 말이다.
공통점을 찾아 그것을 보편타당하다고 여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언제나 참인 것에 대해 구하는 것은 섣부르다.
근원 법칙과 실체, 이데아 모두 알 수 없는 것, 미지의 것이기 때문이다.
알 수 없는 것을 알고자 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지만
존재가 불분명한 것을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알고자 하는 것은 문제이다.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된다.
근원 법칙, 실체, 이데아 모두 미지의 것이고
그것의 실재는 존재의 문제라기 보단
믿음의 문제에 가까운 듯 보인다.
그리고 나는 근원적인 무언가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법칙과 실체 감각하는 모두가
그 자체가 원형으로서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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